"향군 향한 정치탄압 즉각 중단하라"
보훈처 '향군안보활동지침' 파문 확산
국가보훈처(처장 박유철)가 재향군인회(회장 박세직)에 내려보낸 '호국·안보활동 지침'이 25일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보훈처와 향군은 사태 수습과 대책 숙의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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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훈처= 인터넷 언론을 통해 기사가 확산되자 보훈처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를 확인한 보훈처 관계자는 이날 아침 재향군인회 안보국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왜 언론 플레이를 하느냐"고 짜증을 부리면서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보훈처는 이날 오전 정의환 제대군인국장 등 관계자들이 긴급히 국방부 기자실에 들러 '데일리안 보도 해명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리고 향군에 보낸 공문서 중에 '지침'이라는 용어는 실무자가 잘못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훈처는 해명자료에서 '데일리안'이 제목으로 잡은 사전 검열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면서 "최근 향군 간부의 정치적 발언으로 정치활동이라는 오해가 있었다"며 "현재 향군은 단체의 민주화, 투명성 확보를 위한 혁신과제 추진과 산하업체의 경영개선 등 현안 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이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시점으로 정치적 활동이라는 오해가 없도록 사전 협의를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향군 관계자들은 보훈처가 '사전 협의를 권유한 것'이라는 해명에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보훈처가 향군에 통고한 공문서 상에 '성명서 게재, 보도자료 배포 등 발표내용을 사전에 제출 협의'토록 명기한 것을 어떻게 '권유'라고 해석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설사 보훈처와 향군이 사전에 '협의'하더라도 사업, 예산 등 향군의 '목줄'을 쥐고 있는 감독관청의 주장이나 요구를 향군이 안 받아들이고 버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 재향군인회= 향군은 '속앓이'를 하면서도 원칙대로 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을 알게된 직원들은 "향군 55년 사상 이런 지침을 정부로부터 공문서로 받은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하면서도 자중하는 모습이다. 보훈처의 '지침'에 개의치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정치적 중립을 견지하면서 대국민 안보계도활동 등 정관(定款)에 명시된 사업(임무)을 변함없이 수행해 간다는 것이다. 향군 지도부는 이날 긴급 참모회를 소집해 이같이 결정하고 직원들이 어떤 압력에도 동요치 않도록 당부했다.
향군 정관에는 ▲회원 상호간 친목도모 ▲회원 복지증진·친목도모 ▲향토방위 협조·지원 ▲호국정신 함양고취 ☞ 안보계도활동 ▲국가발전·공익증진 ▲자유민주주의 수호 ▲사회봉사활동 등이 사업(임무)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향군은 호국·안보활동과 정치활동의 구분이 모호해 정부가 필요에 따라 안보활동을 정치활동이라고 해석해 향군을 압박하고 있는 점을 의식해 이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유권해석을 모 법무법인에 의뢰했다.
■ 시민단체= 시민단체의 반응은 향군 보다 강경하다.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은 이날 『권위주의 정권보다 더한 참여정부는 각성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번 사안은 군사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보도지침'을 떠올리게 한다"며 "참여정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태도로 국민을 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논평은 "향군은 정부를 위한 단체가 아니라 국민과 수많은 예비역 군인들을 위한 단체"라며 "입만 열면 남 탓하는 참여정부는 자신들의 시계가 7~80년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다시한번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우회(회장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도 정부를 비판하는 강한 논평을 낼 예정이다. 성우회는 26일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신년교례회를 갖는 자리에서 전 회원 명의로 이같은 논평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유시민연대(공동의장 류기남), 라이트코리아(공동대표 강승규, 봉태홍), 자유개척청년단(대표 최대집), 나라사랑어머니연합(대표 권명호) 등도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명 발표와 함께 박유철 보훈처장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네티즌 반응= 기사를 다룬 각 인터넷 매체에는 정부를 비난하고 향군을 두둔하는 댓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독재정부' '지금이 3공화국이냐' '김정일을 찬양하는 좌빨단체는 놔두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향군에 대해서 하는 짓거리하고는···' '보훈처 요구를 수용하면 향군의 존립이유는 사라진다. 향군은 해산을 각오하고 투쟁하라'는 내용 외에도 욕설과 원색적인 표현들이 넘쳐나고 있다. (konas)
[관련기사]보훈처, 향군 言路 틀어막는 '안보활동 지침' 시달 파문정미란 기자 sori@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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