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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수출 피해자는 결국 한국

Written by. 전경웅   입력 : 2007-02-01 오전 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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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란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대신 한다는 소식들로 인해 북한의 미사일 커넥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정치권에서는 이란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란은 대체 어떤 나라길래 전세계적 합의에 정면 도전하는 것일까.

 이란은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나라다. 이란의 외형은 평범해 보인다. 인구 6800만 명 중 46%가 문맹이며 국민의 89%가 시아파 무슬림이다. 경제규모의 경우 공식환율에 따른 국내총생산은 2005년 말 1781억 달러이며 수출액은 554억 달러다. 그 중 석유가 수출비중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정도만 보면 일반적인 이슬람권 개발도상국 수준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를 하나로 본다는 점에서 우리의 상식은 무너진다.

▲이란의 중거리 탄도탄 '샤하브 3(Shahab-3)'의 발사장면. 북한이 수출한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출처: 글로벌 시큐리티)

 1941년 세워진 팔레비 국왕의 친미정권이 무너진 후 지금까지 이란 내부에는 온건개혁파와 수구이슬람파가 공존하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우리에게 잘 알려진 호메이니와 같은 수구 이슬람파들은 신정일치국가를 주장한다. 이들은 국가지도자는 신을 대리하기 때문에 투표로 선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89년 호메이니의 사망 후 정치권과 종교지도자들의 합의에 의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됐다. 현재는 아흐마디네자드가 대통령을 맡고 있으며 국가 최고 지도자는 아야톨라(종교지도자)인 알리 호세이니 아메네이다.

 이란인들은 종교 지도자들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이란 이슬람 지도자들은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신정일치국가를 세우고 싶어한다. 따라서 서구적 신념을 강조하는 미국과는 거의 상극관계다. 때문에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소련과 북한 등 공산권 국가들은 반미적 성향이 강한 이란을 지원했고 미국은 여기에 맞춰 상대방인 이라크를 지원하게 됐던 것이다.

 북한과 이란 간의 긴밀한 군사협조관계는 이 때부터다. 북한은 각종 소화기는 물론 장사정포와 방사포, 스커드 미사일 등의 무기를 이란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수천 명의 장병을 파병해 수백 명 이상이 전사하기도 했다. 이들 전사자의 무덤은 테헤란 북쪽 이란-이라크 전쟁 희생자 묘역에 묻혀있다. 그 이후에도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조는 계속됐다.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은 1987년부터 이란에 수출됐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대이란 미사일 수출은 계속됐다. 이런 양국의 협조 관계를 보면 지금의 미사일 커넥션은 당연한 일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전세계 중소국가에 무기는 물론 군사훈련을 제공했다. 지역 또한 중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동남아시아, 유럽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테러에 대한 교육 이수자가 1990년 1월까지 1만 5000명에 이른다는 사실만 봐도 북한의 군사교육이 악명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외신들은 이런 교육, 무기수출도 벌어들이는 돈이 북한이 벌어들이는 돈의 30%에 이른다고 전한다.  

 이런 북한의 무기수출이 전면적으로 막히게 된 것은 바로 북핵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 1980년대 후반 북한이 핵개발로 세계의 주목을 끌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북한의 무기수출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수출과 테러 교육이 구 소련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활발하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는 전세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이 북한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후 1994년 제네바 합의가 이뤄지면서 북핵 문제는 해결되는 듯 했지만 결국 지금 보는 것처럼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미사일 기술과 함께 원시적인 핵무기 기술을 갖고 있다. 또한 국가간의 교역이라는 핑계로 미사일과 핵기술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이런 행동이 서방국가들에게는 물론 아시아 국가, 중동 지역에까지도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미국의 우려는 많은 근거를 갖고 있다. 일례로 98년 4월 발사된 파키스탄의 가우리 미사일에 사용된 부품과 기술은 96년 창광신용회사를 통해 수출된 것이다. 98년 7월 발사된 이란의 샤하브-3 미사일 또한 북한이 수출한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수출은 북핵해결을 위한 회담을 하는 중에도 계속됐다. 2002년에는 예맨 행 북한 화물선이 미사일 부품을 실었다는 것이 스페인 해군에게 적발됐고 같은 해 일본 조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인과학기술협회(일명 과협) 간부가 정밀가공기계를 이란에 판매한 것이 그 예다.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의지 또한 여전하다. 지난 1월 29일에는 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에 도움을 준 일본 조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인과학기술협회(일명 과협)의 간부가 일본의 군사기밀을 북한으로 빼돌린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과 수출에 열을 쏟는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바로 돈과 대미 협박이다. 현재 북한이 미사일을 수출하기 위해 활발하게 접촉하는 국가는 이란과 베네주엘라. 이 두 나라의 공통점은 산유국이라는 점이다. 이란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대가로 원유를 공급해주고 있다.

 베네주엘라 또한 우리가 가진 상식과는 좀 다른 나라다. 베네주엘라는 세계 5위의 산유국으로 OPEC 회원국이다. 그러나 이처럼 세계적 산유국임에도 국민의 70% 이상이 절대빈곤층이다. 좌파인 우고 차베스 정권은 이런 빈곤층의 답답함을 움직여 집권한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부다. 그는 집권 후 베네주엘라의 석유공사인 PDVSA를 국유화했다. PDVSA의 규모는 거의 삼성전자 수준으로 2005년 말 총 매출액 999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현재 이 기업의 순익 대부분을 저소득층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중령 출신으로 쿠데타를 일으켰던 사람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미국에 대한 극언과 비꼼으로 우리 언론에서도 자주 보도된 사람이다. 그의 반미 성향은 역대 남미 정부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듣는다. 차베스 대통령이 늘 우방이라고 주장하는 나라가 바로 이란과 북한, 쿠바다. 차베스 대통령은 집권 후 방북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대신 북한으로부터 AK소총 15만 정 등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 작년 12월 3일에는 외교 소식통이 '차베스 대통령이 새로운 국가안보 독트린에 따라 북한 탄도 미사일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이 MD를 위해 만든 '노틸러스' 전역고에너지레이저(THEL). 수십 ㎞ 밖의 미사일을 몇 초 안에 격추시킨다. 지금은 이를 더 소형화시킨 M-THEL을 시험 중이다. (사진 출처: 글로벌 시큐리티)

 베네주엘라와 이란이라는, 반미감정이 지독한 두 나라에 미사일을 팔고 당장 필요한 원유와 돈을 받을 수 있는데다 이들이 중동과 남미 지역에서 미국을 대신 위협할 수 있다는 매력이 북한으로하여금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북폭을 감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자신들의 몸값을 더욱 올리려는 속셈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속셈은 최근 협상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보이는 미국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美국방부 미사일 방어국의 패트릭 오라일리 부국장은 1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1년 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된 21개의 MD 시스템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라일리 부국장은 이란에 수출된 미사일을 막기 위해 현재 유럽 국가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블레어 前태평양 사령관 또한 같은 날 "북한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미국은 MD를 통해 이를 격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前사령관은 인터뷰를 통해 "북한 지도자가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건 그가 미국에게 쓰러지는 카운트를 하기 시작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북한은 2015년을 목표로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탄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이 때 쯤되면 북한의 시도는 완전히 허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 본토를 방어하는 MD 시스템이 2011년 경 마무리될 예정이며 공중발사레이저도 실전배치돼 주일기지에 주둔하게 된다. 여기에다 4척의 이지스 구축함 등을 동원하는 일본까지 가세하게 되면 북한의 미사일은 발사한 지점에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군이 도입할 예정인 패트리어트 PAC 3의 발사장면. 기존의 PAC 2 미사일 보다 네 배 더 많은 미사일을 활용할 수 있으며 더 빠르다. 사진은 1994년 화이트샌드 기지에서 실험할 당시의 모습. (사진출처: 글로벌 시큐리티)

 위와 같이 북한이 미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남은 목표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과 장사정포, 방사포에 대한 대응책을 거의 미국에 의존해오고 있었다. 한국은 그동안 미군이 개발 중이던 통합선제타격계획(JSTD)으로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막는다는 구상을 해왔다. 참고로 2008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했던 이 계획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북한 장사정포와 방사포,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정부의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으로 이런 기대는 사라졌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한국형 미사일방어(KMD)'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는 미국이나 일본의 MD와는 달리 사정거리 30㎞의 패트리어트 PAC 3 미사일과 앞으로 개발할 한국형 요격미사일(K-SAM)을 이용해 중·저고도 방어만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한미 연합사를 통한 방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초라하다. 이를 전력화하는데도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치권은 북한의 미사일 수출을 남의 일처럼 쳐다만 보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그 불똥이 우리 머리 위를 위협하게 될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다. (konas)

 전경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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