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7~80년대 공안사건 중 224건 재심사유 있다"
"대선정국에 영향 주려는 것" 비판도
대법원이 과거사 정리 차원에서 70~80년대 공안사건 중 224건을 재심사유가 있는 사건으로 선정했다고 1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2005년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시로 1년에 걸쳐 과거 공안사건 3,400여 건을 판결문과 사건 당사자의 주장을 근거로 조사해 그 중 224건이 불법구금과 고문 등으로 인해 재판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보고 이를 재심사건 대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재심청구가 예상되는 사건으로 분류한 이 사건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오류를 인정함으로써 당사자들의 재심청구가 없더라도 명예회복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이번에 대법원이 분류한 224건은 간첩사건 141건, 긴급조치위반 26건, 반국가단체구성 13건, 민주화 운동 12건, 기타 32건 등이다. 이중 간첩사건 141건은 조총련 관련 52건, 남파간첩 33건, 납북어부 18건, 재일교포 16건, 기타 22건이다.
이 사건들은 당시 사회적 파장이 컸던 시국·공안 사건들이라 대법원의 생각대로 포괄적 오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면 사법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당시 재판을 담당한 판·검사들이 지금도 상당수 고위직에 남아있다는 점, 수사를 담당했던 정보기관, 군 기무부대, 경찰의 책임론 공방, 해당 기관들에 대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생각하면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과거사 위원회의 '긴급조치 재판판사 실명공개'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법원의 이런 결정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사건목록을 공개하게 되면 1년도 채 남지 않은 대선정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과 재심청구라는 것이 당사자가 직접 해야 하는 것임에도 당사자의 청구와 관계없이 명예회복을 한다는 건 초법적 발상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한 인사는 "아직 대법원이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발상은 좀 의아스럽다"며 우려를 나타냈다.(konas)
전경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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