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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원로들에게 혼쭐난 국방부 간부들

'복무기간 단축' 사전설명회서 "안보논리로 접근하라"며 호통

Written by. 김 철   입력 : 2007-02-06 오전 11: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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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조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소장)과 우국석 인사기획관(부이사관)이 5일 서울 잠실 향군회관을 찾아와 재향군인회와 성우회 간부들에게 병역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사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의 공식발표(오후 3시)가 있기 2~3시간 전이다.

 이들은 '군원로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내용을 알기 전에 실무국장들이 직접 찾아가 설명을 드리는 게 예의'라는 김장수 국방장관의 지시를 받고 왔다고 밝혔다. 전임 윤광웅 장관과 군원로들 간의 불화를 의식한 김 장관이 군 선배들을 예우하기 위해 특별히 배려한 조치로 보이지만 이들은 이날 되레 선배들로부터 혼쭐만 나고 돌아갔다.

 언론 보도를 통해 정부의 병역제도 개선안의 대강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군원로들은 군복무기간 단축이 '정치놀음'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않고 있다. 향군 박세직 회장은 지난 달 17일 <코나스>와 모 일간지 칼럼을 통해 '지금은 군 복무기간을 단축할 때가 아니다'며 시기상조론을 폈었고, 성우회도 지난 달 26일 신년교례회에서 전 회원의 뜻을 담은 성명을 통해 '군 복무기간 단축문제를 논의하는 것보다는 군의 사기 진작방안을 우선적으로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향군회관 5층에 있는 성우회에서 설명을 마치고 11층 향군 소회의실로 올라온 이들은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참모들에게 『병역제도 개선방안 : 군 복무 및 사회복무제도』를 설명했다.

▲ 5일 국방부 정승조 정책기획관 등 관계관이 잠실 향군회관을 방문,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군복무단축 방안에 대해 향군회장단과 참모들에게 설명하고 있다ⓒkonas.net

 군 복무기간 단축과 유급지원병제 도입, 사회복무제도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병역제도 개선안에 대해, ▲왜 개선해야 하는가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가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등을 미리 준비한 유인물로 우국석 인사기획관이 설명했다. 대국민 홍보용으로 만든 소책자도 함께 배부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질책과 비난이 쏟아졌다. 국방부 측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노창현(盧昌賢, 예비역 육군준장) 재향군인회 조직국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육군본부 인사처장과 인력과장을 역임한 '인사통'이다. 자신의 군 인력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부의 군복무기간 단축방안이 잘못되었다는 논리를 폈다.

 노 국장은 병력운용의 기본은 맨먼저 안보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데도 국방부는 병력순환과 가용자원만 가지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주변의 안보 위협이 더 가중된 상황을 국방부가 고려하지 않았고, 병사들은 최소한 2년 정도는 숙련되어야 전투력이 상급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또 유급지원병을 두게되면 이들과 하사와의 위계질서 문제나 급여 차이로 인해 군내 갈등이 조성될 수 있어 오히려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손병익(孫炳翊, 예비역 육군소장) 향군 사무총장은, 정부가 미리 결론을 내놓고 뜯어 맞춘 것 같다며 국가존망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를 이렇게 급조할 수 있냐며 국방부 관계관들을 질책했다. 손 총장은 먼저 "향군이나 성우회가 국방부와 다른 의견을 내면 국방부 안(案)이 수정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우국석 인사기획관이 "지금으로서는 곤란하다"고 답변하자, 손 총장은 "그렇다면 국방부 결정에 그냥 따라오라는 말이냐"며 "평생 군생활을 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은 듣지도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이미 다 결정해서 대국민 발표를 2~3시간 앞두고 우리 앞에 설명하러 온 것은 면피용 생색내기 아니냐"고 역정을 냈다.

 그러면서 손 총장은 "김 장관이 오전에 당·정(黨政) 협의를 한다고 했는데 정치인들이 군 복무기간에 대해 뭘 알겠느냐. 정치논리로 안보문제를 재단하려 들 게 뻔하지 않느냐"며 "당정협의나 정책결정 전에 향군이나 성우회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고 이쉬움을 표했다.

 손 총장은 국방부가 보고서에 현행 복무기간을 '비교적 긴 24개월'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잘못을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 관계관들을 향해 "왜 24개월을 길다고 보느냐"며 "나의 경험으로 보나, 현직 전방 지휘관들의 의견도 24개월이 짧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며 "우리의 적인 북한군과 비교해 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병역제도 개선안에 대해 물리적으로 수정이 불가능하다면 몇몇 부대를 선택해서 시험적으로 적용해 안보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주문도 했다.

 김홍래(金鴻來, 전 공군참모총장) 공군부회장도 손 총장과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복무기간 단축 문제는 전군이 일괄적으로 전면 시행하는 것 보다는 가능한 군 부터 시행하는 게 안보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공군처럼 기술군에 우선 적용해 보라"고 주문했다.

 또 정국본(鄭國本, 예비역 해병소장) 국제협력실장은 군 복무기간 단축 문제에 대해 "국방부는 정치논리가 아닌 국방논리로 접급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김장수 국방장관도 육군총장 시절에는 유급지원병 제도에 대해 반대입장에 있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외 일부 참석자들로부터는 복무기간 단축과 연계된 병력감축 카드를 북한과의 군축협상에서 썼으면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또 비용대 효과로 볼 때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유급지원병 운영, 전·의경 대체 비용 등 막대한 에산이 소요될 것을 우려해 현행 24개월 유지가 효과적이라는 전문가 다운 논리를 펼쳤다.

 향군 간부들의 이같은 지적은 앞선 성우회 설명회에서도 똑같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선배들의 이해를 구하겠다며 스스로 '호랑이 굴'을 스스로 찾아온 국방부 관계관들은 결국 쓴소리만 듣고만 꼴이 되었다. 그러나 정승조 정책기획관은 이같은 선배들의 강도높은 지적에도 표정이 흔들리지 않고 정중히 예의를 차렸다. 정 기획관은 "평소 장관님께서 향군과 성우회를 국방안보의 싱크탱크로 생각하고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김 장관의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앞으로는 모든 국방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향군과 성우회에 먼저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원로들이 과연 국방부 측의 이같은 약속을 얼마나 믿을 지는 의문이다. 참여정부 들어 국방부가 낸 국방정책에는 군원로들의 고언이나 의견이 하나도 반영된 게 없기 때문이다. 손 총장의 지적 대로 미리 결론을 내놓고 '이렇게 할테니 이해해 달라'는 식이였다. 그래서 군원로들은 그동안 '정부가 우리의 충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속상해 했고, 어느경우에는 성명서도 발표하고 거리집회도 열었었다. 이번의 경우도 국방부가 군 선배들의 생각을 뻔히 알면서도 대국민 발표 2~3시간 전에 찾아와 일방적으로 자기들 주장만 되풀이하다가 혼쭐이 난 것인데, 이런 생색내기는 결국 국방부가 군 선배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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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의 경우 지난해 1월 입대자부터 복무기간이 1∼2일씩 줄어들게 된다. 현역 복무중인 사병 상당수는 물론, 올해 징병검사 대상인 만19세 유권자 30여만명도 단축 혜택을 기대할 것이다. ‘국방개혁 2020’의 일환이기도 하다는 군 복무기간 단축 등은 한명숙 총리의 발표 당시 ‘대선용 =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선용 카드라는 의혹을 더 그럴싸하게 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

    2007-02-06 오후 3:23:15
    찬성1반대0
  • 전문가    수정

    현 육군사병 복무기간에는 훈련기간 5주와 특기교육 평균 3~5주, 자대 적응기간 등이 포함돼 있다. 복무기간을 18개월로 할 때 이런 교육기간을 빼면 실제 근무기간은 15개월 밖에 안 된다. 게다가 첨단전력화에 따라 교육기간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력 발휘를 제대로 할 만해지면 제대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이 점에 유념, 각종 교육제도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title><style>.a

    2007-02-06 오후 3: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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