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피고인 "DJ도 이적행위냐?"
이진강 "내가 이적행위면 '미국 책임론' 말한 DJ도 이적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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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회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진강 씨가, 현행 국보법 체제대로라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적행위로 기소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 씨는 5일 진행된 공판에서, 자신이 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내용의 글을 수사당국이 문제삼고 있다며, 그렇다면 "미국의 책임론"을 말한 김 전 대통령도 이적행위를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는 김 전 대통령이 작년 10월 한 포럼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책을 비판하며 '한반도 핵위기는 햇볕정책 때문이 아닌 미국의 책임'이라는 시각을 보였던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이날 자신에 대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에게 주로 적용된 혐의는 주범 장민호의 지령을 받아 시민단체 동향을 북측에 전달하는 한편,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 등 시민단체 간부들에게 사상교육을 시키며 포섭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군사부문과 관련된 국가기밀을 북측에 전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씨는 자신이 쓴 글들은 "언론 등에 나온 것을 인용했을 뿐"이라며 그 출처를 밝혔는데, 이중에는 자유진영 인사인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의 칼럼(북핵정국을 분석한 내용)도 있다고 변호인 측은 전했다.
그는 이날 공판에서 공안당국, 특히 국정원에 대해 변호인의 입을 빌어 "비열한…"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했다. 국정원의 협박에 못이겨 혐의를 시인했다는 식이었다. 수사결과에 대해서도 "편집증적 증세" "소설창작 수준" "범죄생산 시스템" "70년대 막걸리 반공법"이라며 일축했다.
자신의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문'에 대해서는 토론을 위해 쓴 것일뿐인데 당국이 "이거 하나 가지고 물고 늘어졌다"고 했으며,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했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에 간 것은 창업 준비를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모택동·체게바라 자서전은 허용하면서, 왜 같은 사회주의 지도자인 김일성 회고록을 소지하는 것은 문제가 되느냐고도 했다. 또 조선일보와 한나라당, 수사검사들은 김일성 회고록을 "합법적으로 읽는다"며, 이처럼 "반북(反北)적" 목적을 가지고 읽는 것만 허용하기 때문에 "남대문에 가보지도 않고 남대문을 잘 안다고 하는 '기형적' 상황이 벌어진다"고도 했다.
이처럼 피고 이 씨와 변호인들은 이 씨에게 적용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주범 장민호는 감싸주지 않았다. "(피고는) 장민호가 북한과 연계됐을 것이라곤 상상 못했죠?"라는 변론이 수시로 나와, 장 씨에 대한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는 모습이 되었다.
이 씨는 대북관 등 평소 자신의 철학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평화통일의 동반자"이자 "주권국가"라고 했으며, '선군정치'에 대해서는 "진정으로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준비를 해야 하며, 선군정치 덕분에 미국의 침략이 억지되어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어 왔다"고 했다.
후세인이 독재를 하더라도 그것은 그 나라 국민들이 선택할 문제라고 말해, 미국이 김정일 독재체제를 문제삼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밖에 분단체제에서는 '양극화' 등 "다수가 행복하게 사는 삶"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다수의 행복"을 위해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으며, 'FTA'에 대해 "5∼10%만이 승자가 되고 나머지 다수는 패자가 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12일(월) 오후 2시. (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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