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바쳐 싸운 군인 헌신짝 취급
탈북한 국군포로 외면…"분노를 넘어 좌절" 6.25전쟁 당시 국군포로가 주중한국대사관의 무사안일한 자국민보호조치로 인해 북송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이라크 파병도 임박해 있는 시점에서 선진국의 자국군 보호조치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국내외에서 고생할 군인들에게 어떤 논리로 국가를 위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줄 것을 명령할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회장 이상훈)는 21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씨를 구출하라'고 발표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을 위한 총체적인 노력을 전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국군포로를 외면한 것에 대해 유가족들은 분노를 넘어 좌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중 한국공관은 탈북자들을 외면하여 비난을 산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면서 "이렇게 사지에서 탈출한 국군포로를 나 몰라라 한 정부를 어떻게 믿고 의지한단 말인가"라고 항의하고,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와 납북어부들의 빠른 송환을 촉구했다.
김구부 자유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정부는 지난해 실시한 대학생 설문조사에서 '전쟁이 나면 해외에서 귀국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대학생들의 56.1%가 국가 위급상황을 외면하겠다는 답변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야한다"며 "국군포로를 '알아서 가라'고 말하는데 이런 결과는 당연하다"고 말하고 "이라크 파병도 있는 상황인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군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하고, 미국이 아직도 50여 년 전 6.25전쟁 시의 유골을 송환 받으려고 노력하는 예를 본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시민단체들의 이런 염려에 대해 "국군전사자에 대한 보상과 처우가 많이 좋아지고 있고 해외파병장병들에게도 여러 가지 특전을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언론사의 게시판에는 정부당국에 따가운 비난발언을 쏟는 네티즌들의 글이 게재됐다.
'안영호'씨는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 바쳐 싸운 국군포로를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어느 누가 국가가 어려울 때 전쟁터에 나갈까"라며 성토했고, '이위섭'씨는 "순국선열의 날에 이런 기사를 접하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한석희'씨는 "지금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 할 수 없는 한국은 곧 망할 것"이라며 "국가가 그 구성원들에게 투철한 애국심을 갖게끔 해줘야할 텐데 거꾸로 진정 애국하는 놈만 바보 되는 세상이니 망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중앙일보는 <국군포로 외면하며 국가랄 수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탈북한 국군포로 부부가 우리 대사관으로부터 국내 귀환 편의를 받지 못한 채 중국 경찰에 체포됐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군포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와 그런 대사관이 도대체 왜 존립해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경위를 파악, 엄중히 문책하고 전씨를 바로 귀환토록 하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북송위기에 처한 국군포로는 지난 9월 15일 탈북한 전용일(72)씨와 부인 최은희(68)씨로,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가서 자신이 국군포로임을 밝히고 국내 입국의사를 밝혔으나 대사관측은 '일주일만 기다려 달라' '알아서 한국에 가라'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와 최씨는 중국공안에 잡혀 북송위기에 처해있다.
한편, 현재 국방부는 신원과 생사가 확인된 국군포로는 1186명이며, 이중 생존포로 500명, 사망포로 507명, 행방불명은 179명인 것으로 파악됐고 살아서 귀환한 국군포로도 3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