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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이냐 아니면 11만평이냐?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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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난을 피하려다 큰 난을 당한다(Jump out of the frying pan into the fire)"라는 말이 있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용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한 한미간의 이견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용산기지에 위치해 있는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의 이전 여부가 단순히 용산기지 11만평의 처분 여하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알려졌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목표와 수단이 전도된 비합리적 의사결정으로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작은 난을 피하려다가 더 큰 난을 만나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군은 용산에 잔류할 미군 장병 1천 여명과 이들의 가족, 군무원 등 6-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 병원, 학교 등의 건설을 위해 28만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용산기지 전체 부지의 30% 이상을 되찾지 못할 경우 청나라군, 일본군, 미군 주둔지로 이어지며 민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던 용산 터가 미군기지의 이전으로 수난의 시대를 마감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야기되는 국민적 반발을 내세워 17만평 이상은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의 서울 위치 문제가 용산 땅 11만평 문제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분명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서울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결정이 먼저 이루어진 다음에 제공할 기지의 평수에 대해 논해야 순서가 맞다.

만약,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서울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단지 땅 11만평에 대한 견해 차이로 사령부 위치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서울에 외국군 주둔지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목적이라면 애당초 부지협상은 없었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한미연합사와 유엔군사령부가 서울에 위치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의 방위와 정전체제 유지 책임을 맡고있는 양개 사령부가 서울에 있다는 것은 전쟁 억제력을 담보로 세계 각국이 한국의 안보상황을 신뢰하게 되고 안보불안에서 기인되는 해외투자위축 등 경제적 불안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의 서울 사수 의지를 신뢰하게 되므로 안보불안 심리를 제거하여 사회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미군전력이 휴전선으로부터 멀어짐으로써 초래될 수도 있는 북한의 모험심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군의 요구대로 28만평을 제공하여 한국의 방위를 위해 이국땅에 와서 생활해야하는 미군과 그 가족들의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테러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미군과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물론 용산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역사를 마감하고자 하는 일부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민족적 자존심이 단지 외국군의 주둔지로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가 통일되어 외국군의 주둔 이유가 사라진 다음에야 민족의 자존심은 회복되는 것이다.

또한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하여 비용문제를 두고 지나치게 민족적 자존심 운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의 전쟁 위협이 상존하는 이 때에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미동맹이 와해되어 북한이 모험을 감행할 경우 우리가 치를 대가는 미군기지의 이전 비용보다 몇십배 또는 몇백배, 아니 어쩌면 민족생존의 존폐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단지 용산 기지 11만평의 차이 때문에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처사이므로 양개 사령부가 서울에 계속 위치하도록 협력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본다.

돈독한 한미동맹은 용산 땅 11만평과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것임을 깨달아 작은 난을 피하려다가 더 큰 난(亂)을 만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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