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보고서: 미-일 동맹과 한국
지난 2월16일 2차 아미티지 보고서(「미-일 동맹: 아시아 전망 2020」)가 발표되었다. 금번 발표된 보고서는 미-일 동맹을 미-영 동맹 수준으로 확대/강화하고 일본의 재무장을 권고했던 1차 보고서(「미국과 일본--성숙한 파트너십을 촉진하기 위하여」)의 기조 위에 미-일-중 삼국간 협력에 주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보고서는 현재의 국제사회를 "불확실성과 전환"의 시기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세계질서를 구축함에 있어서 가장 중시해야 할 곳은 "아시아" 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미국이 구상하는 바람직한 세계질서란, "자유를 수호하기에 바람직한 힘의 균형"에 의해서 창출되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는데 핵심이 되는 요인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유럽 간의 협력 관계이다. 그러나 "자유"를 키워드로 하는 세계질서 구축에 대해 이들 국가들이 일치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보고서는 2020년 중국은 정치적 자유의 확대와 자유주의적 제도를 갖춘 "책임 있는 이익 관계자"(a responsible stakeholder)>가 될 수도 있지만, 反자유주의적인 정치체제, 광신적인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중상주의 국가로 주변국을 위협하는 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중국의 향후 진로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아시아의 바람직한 지역질서를 구축함에 있어서 미국이 직면하는 문제는 중국의 존재다. 보고서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로 동아시아의 안정이 미-중-일 관계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 양호한 삼국 관계의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 둘째로 미국이 아시아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여 영향력/리더십을 유지하는 방법, 세 번째로 미국과 유대관계가 있는, 그리고 민주주의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폴 등 아시아 각국이 이 지역의 자유주의 시장원리, 법에 의한 통치를 통한 번영, 정치적 자유의 증대를 위해 지역 문제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세 번째 접근방법, 즉 일본과의 제휴 (提携)를 강조하고 있다. 첫째는 세계 2위의 경제 규모에, 민주주의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일본과의 긴밀한 동맹관계의 유지를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양국의 동맹관계 강화와 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한 행동 지침을 일본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분야, 미-일 동맹과 관련되는 분야, 미-일의 지역정책, 미-일의 세계정책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둘째는 미-일 간의 경제협력 관계의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일 양국은 경제 분야에 있어서도 파트너십을 발휘해 나가야 하며, 자유무역과 경제통합을 지역적/세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과정의 일환으로써 미-일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당위성을 제창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2020년까지 한반도가 통일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만약 통일이 북한의 혼란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통제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한국에 큰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와 경제번영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2020년까지 계속 핵무장을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결국 최종적인 해결은 통일이 이루어진 뒤에,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 핵문제를 해결하던 방식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고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거나 동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가치가 있다고 지적하고, 6자회담 자체에 대해서도 한반도에서의 변화를 관리하고 미래 동북아의 안보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창의적인 틀"이 만들어진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미-일 양국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한국은 전략적 측면에서는 점증하는 중국의 정치‧군사적인 영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무기보다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일 양국보다는 중국에 가까운 위협 평가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처럼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일 삼국 간에 단기적인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국이 공동의 가치와 경제 및 안보 이해의 공유로 맺어져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 핵위기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든지 한-미-일 삼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조율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국과 "긴밀한 실무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미-일 양국의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미-일 양국과 한국정부 간 견해 및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정부의 과제는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조정‧관리할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미국과 소원했던 관계가 최근 타결된 양국 간 FTA에 의해서 다소나마 회복과정에 있다는 점은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문제는 일본과의 관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일(對日) 관계를 개선하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열외에 남지 않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과거 역사 문제로 인한 현실을 무시한 감정적인 외교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최근 . 중국정부가 공식 표명하고 있듯이, 한국정부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일본을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한반도의 안정 및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서 일본의 정치‧경제적인 공헌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현재 동북아시아 정세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기존의 유일 초강대국 미국 중심의 일극(一極)체제에서 중국의 도전, 러시아의 부상, 그리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수반한 보통 국가화 등의 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다극(多極)체제로 전환해 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이 취해야 할 외교/안보 노선은 일방주의(一方主義)적도 쌍무주의(雙務主義)적도 아닌 전방위(全方位)적인 것이어야 하며, 대일(對日) 외교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konas)
김두승(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dskim@kida.re.kr)
출처:KIDA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