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의 『2007 중국 군사력 보고서』와 중국의 반응
미국 국방부는 지난 5월 26일 의회에『2007 중국군사력 보고서』(Annual Report to Congress: Military Power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07)를 제출하였다. 이는 미 국방부가 국방수권법 수정안에 따라 2002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이래 일곱 번째로 발간한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전략과 군사력 현황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위협을 분석하고 있어 매년 이 시기에 미․중간에는 연례행사처럼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급격한 군비증강이 ‘화평굴기(和平崛起)’와 ‘화해세계(和諧世界)’를 외치는 중국의 국가전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중국은 미국이 국제사회에 ‘중국위협론’을 조장하여 중국에 불리한 국제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2007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나타난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중국 군사력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후, 중국의 대응과 이에 따른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평가
『2007 중국군사력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해 군사전략, 국방현대화, 국방예산 그리고 대만문제 등의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평가하고 있다. 첫째, 미국은 중국군의 ‘적극방어’전략이 유사시에는 ‘선제공격’전략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중국의 ‘적극방어’는 전략적으로는 방어이지만 전술적으로는 공격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중국군이 2002년에 발행한 『전쟁학』(Science of Campaign: Zhanyixue)은 중국의 주권보호 및 영토보전을 위해 행사한 무력행위는 정당하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영토침략 및 전쟁도발에 대한 의미가 모호해 외부세력이 중국정부의 무력행사 정의를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주권 및 영토권리 주장과 같이 중국정부가 주요관심사항으로 분류한 내용에 대해서 중국은 우선적인 선제공격을 방어적 군사전략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전략에 대해 ‘중국이 선제공격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중국이 사실상 선제공격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둘째, 미국은 중국군의 대만해협을 넘어선 국방 현대화의 목표와 경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군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면서 이동식 발사가 가능한 DF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향상하였으며, 사거리가 11,120km로 연장된 DF-31A 미사일을 개발하여 배치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잠수함 발사가 가능한 신형 탄도미사일 JL-2를 2010년까지 배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군은 72척의 주력 전투함과 58척의 공격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진(晋)급 094형 및 상(商)급 핵추진 공격형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군은 4세대 전투기인 J-10(F-10)이 작전 운용을 위해 배치 중인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외에도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Su-27SMK, Su-30 MKK, Su-30MK2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하였다. 미국은 중국의 사이버(네트워크) 군사력 강화에도 경계심을 나타내었다. 중국군이 대폭적인 예산을 투입하여 전자전 대비 각종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특히 공격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사이버전 훈련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미국은 이런 중국군의 국방현대화 목표와 경향은 결국 대만해협의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대비태세 이상의 의도가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미국은 중국의 국방비에 대해서도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2007년도 국방비 450억 달러에 대해 재평가하고 있다. 즉, 미 국방정보부(DIA)의 평가는 최소 850억 달러에서 최대 1,25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이유는 주로 중국이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의 대부분이 다른 정부부서의 예산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유럽 등 외국으로부터의 장비 및 기술도입 관련 예산 등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국방비 증가 추이는 중국의 GDP 증가율을 앞서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군사비 증가는 결국 중국의 미사일과 우주무기 등의 첨단 군사과학기술 발전과 군수산업의 발전을 부추겨 지역과 세계의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째, 미국은 중국이 대만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문제 해결에 군사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BRM)을 매년 100기씩 증가하여 현재는 900기 이상을 배치하고 있으며, 공군은 공중급유 없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를 총 7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군의 국방 현대화는 미군의 선진과학기술군에 대응할 수 있는 전투력 강화로 미군의 대만해협 개입을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즉 무력으로 대만의 독립세력을 억제하고, 외부세력의 간섭에 대응하려 한다고 분석하였다.
중국의 반응
중국은 미국의 이와 같은 보고서에 대해 즉각 외교부 차원의 논평을 내 놓았다. 지난 5.28일 쟝위(姜瑜)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세 가지 측면에서 강하게 반박하였다. 첫째, 미국이 이와 같은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는 의도에 대해 불쾌감과 유감을 표명하였다. 즉, 미국 국방부의 『2007 중국군사력 보고서』는 ‘모종의 의도를 가지고’ 중국의 군사력과 국방예산을 과장하고, 지속적으로 ‘중국위협론’을 확산시킴으로써 국제관계의 준칙을 위반했으며, 심각하게 중국의 내정을 간섭한 바, 중국정부는 이에 대해 심각한 불만이 있음은 물론 강력히 반대한다고 천명하였다.
둘째,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중국위협론’을 불식하고자 방어적 전략을 강조하였다. 즉, 중국은 평화를 애호하는 국가로서 평화와 발전노선을 견지하며, 방어적 국방정책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또 국제사회도 이미 중국의 역량이 아태지역과 세계 평화를 촉진시키는 데 필요한 역량임을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이 국가안보와 영토보전을 위해
필요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은 모든 주권국가의 권리임을 감안 시 동 보고서가 조장하는 ‘중국위협론’은 전적으로 허구이자 착오라고 반박하였다.
셋째, 대만문제에 대해 제3국이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하였다. 즉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일부분으로서, 어떤 국가가 여하한 방법으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함을 강조하였다. 또 중국은 ‘평화통일, 一國兩制’ 방침을 준수할 것이며, 대만의 독립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인 바, 제3국이 대만독립 분열세력들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의 대만문제에 대한 개입을 비판하였다.
이와 같은 중국의 반응은 일관된 것으로서 지난 3월 16일 ‘중국 제10회 전국인민대표대회 5차회의’ 폐막 직후에 원자바오 총리가 외신기자와의 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국기자가 중국의 군사력 투명성에 대해 물었을 때 원자바오 총리는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중국은 13억 인구와 960만 평방 킬로미터의 영토, 2만 2천
킬로미터의 육지 및 1만 8천 킬로미터의 해안경계를 가진 나라로서 중국의 국방비는 오히려 개발도상국들에 비해서도 적은 편이다. 그리고 중국은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과 압박 속에 고통을 당해 왔다’라고 주장하였다. 한 마디로 중국은 한결같이 방어적인 군사전략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성장과 군사적 발전이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시사점
美 국방부의 『2007 중국군사력 보고서』는 ①중국 인민해방군이 이미 방어적인 전략을 넘어 선제공격능력을 구비한 점, ②미사일 및 첨단 육․해․공군 전투력의 작전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 ③국방비가 두 자리 수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 ④무력으로 대만독립을 억제 또는 외부세력의 간섭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예년과는 달리 중국군의 사이버(cyber)전 능력을 주목하면서 향후 경제․외교․금융․심리전 등의 국가총력전 차원에서 중국이 집중적으로 예산을 확대 투입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미국은 중국군이 공개적으로는 단순한 ‘적극방어’전략 하에 군사력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고 표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대만해협을 초월하여 각종 지역 분쟁, 에너지자원 획득, 국제적 분쟁 등에 유사시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적극적인 개입’ 전략으로 변화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미국 국방부의 『2007 중국군사력 보고서』는 진실을 과장하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며, ‘의도를 가지고’ 중국의 군사력과 국방예산을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미 국방부는 과거 냉전시절 소련의 군사력에 대해 매년 『소련 군사력』이라는 보고서를 간행해 왔다. 오늘날에는 미 국방부가 오직 중국만을 상대로 군사력 현황 보고서를 공개 배포하고 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미국이 현재의 중국을 舊소련만큼이나 우려의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동 보고서가 연례적인 보고서임에 비추어 볼 때 단기적으로는 미․중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과의 긴장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의 논쟁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간에 군사분야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불신이 가중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금년 1월에 시행한 위성요격시험과 같이 미국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해가 되는 사안이 발생하거나, 중국의 항공모함 개발 등으로 태평양 상에서 양국의 군사력이 대치하는 시점에는 심각한 분쟁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konas)
이창형(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chonbu11@hanmail.net)
출처:K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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