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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동맹 재편과 교훈

Written by. 임인창   입력 : 2007-07-29 오전 11: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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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글

 2012년 4월 17일, 전시 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지난 50여 년 동안 한반도 방위에 중추 역할을 했던 한미동맹관계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될 것이다. 또한 유엔사의 기능과 역할도 변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시점에서 미․일동맹을 바라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과 미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2012년까지 이양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세계최고의 연합 지휘체제로 평가되던 연합사의 해체가 불가피하게 된 반면 미국과 일본은 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 MD)를 위해 보다 긴밀한 연합지휘체제를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유엔사의 기능과 역할도 전작권이 한국으로 전환됨에 따라 유엔사 사령관이기도 한 주한미군 사령관이 실질적으로 통수할 병력이 없기 때문에 유엔사의 정전체제 관리 및 위기 대응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더욱이 유엔사가 해체될 경우,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 사령부의 존립 근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동북아의 구조적 차원에서 볼 때 한․미동맹의 변화는 미․일동맹과 불가피하게 연계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위협이 한․미동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지만, 미국은 군사변환과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에 따라 한․미동맹의 역할과 특히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일동맹의 역할과도 연계되어 보다 큰 그림에서 역내 역할구도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본고에서는 미․일동맹의 변화가 미래의 한․미동맹과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주일미군의 재편과 미·일동맹 강화

 2003년 11월 25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이후시대를 맞이해서 본토방위와 전방전개능력의 강화를 지향한 새로운 군사변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주둔 군사력의 재검토 협의를 동맹국 및 의회와 본격화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사변환 전략의 핵심은 최첨단 무기체계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 있는 군사능력을 지향하여 미군을 언제 어디서든지 전투가 가능한 규격화된 군(Module Army)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미국은 냉전시대의 해외 주둔 미군을 해외 기동군으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전략적 목적에 따라 해외주둔 기지를 대규모 병력전개의 근거지인 전력전개거점(PPH), 대규모 병력이 장기 주둔하는 상설기지인 주요작전기지(MOB), 소규모 상주 간부와 상당수 교체근무 병력을 포함한 전방전개기지(FOS), 소규모 연락요원과 훈련장만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안보협력 대상 지역(CSL) 등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6만~7만명의 해외 주둔미군의 감축을 발표하였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15만명의 미군을 제외하고 냉전시대의 최전선이었던 한국으로부터 12,500명, 독일로부터 30,000명 등 6만~7만명의 미군병력이 감축 되는 것이다.

 감축되는 병력은 미국 본토나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지로 재배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주둔 미군기지가 재편될 경우, 주일 미군기지는 대규모 병력전개의 근거지로서 전력전개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따라서 일본은 미군의 동아시아에서의 전력중추가 된다.

 즉, 전략적 맥락에서 전방전개능력의 강화와 함께 주일미군의 재편작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주일미군의 재편 구상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즉, 인도양까지 담당하는 제1군단을 보다 전선 가까이에 두기 위해 제1군단 사령부를 워싱턴 주에서 일본 가나가와縣의 자마지역으로 옮기고,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체를 총괄하는 중추기능의 강화를 위하여 괌의 제13공군사령부와 요코다의 제5공군사령부를 통합하여 사령부를 요코다에 두며,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제3해병사단의 일부를 홋카이도의 육상자위대 연습장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또, 도쿄 근교에 있는 항공자위대 총사령부를 요코다 미군기지로 이전하는 구상, 해상자위대와 주일 미국 해군의 요코스카 및 사세보 기지의 공유를 통한 연대 강화 구상 등이 강구되고 있다.

 요컨대, 미국의 세계적 군사전략의 변환에 따라 주일미군의 재편과 더불어 일본의 전선기지화 작업이 전개되고 있으며, 아울러 미일의 군사적 연대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일동맹의 역할

 2006년 5월 1일 미국과 일본은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를 열어 주일 미군 재배치계획 최종 보고서를 확정했다.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미 육군 제1군 사령부를 2008년 일본 가나가와 현, 자마 미군기지로 옮기고 신설 예정인 일본 육상 자위대의 중앙 기동집단사령부도 함께 배치해 육·해·공군 통합임무를 수행하는 거점사령부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제 주일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과거와 차원이 다른 협력체제로 들어가게 될 것이며, 한 몸이 된 미·일 군사동맹 체제는 동북아지역 거점사령부 역할을 맡게 된다.

 만일 한반도에서 군사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본이 미국과의 지휘 협력을 통해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미국과 일본은 밀월 관계로 접어 들어가는데 미·일 동맹과 더불어 미국이 동북아전략의 양대 축이었던 한·미동맹은 새로운 방위체제로 탈바꿈 한다고는 하나 미국의 대외전략의 변화와 최근 우리사회의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추진과정을 종합해 볼 때 종전과 같은 혈맹의 관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지난 3년간 한·미동맹의 변화과정을 되돌아보면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쉽게 짐작 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은 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면서 거기에 기대서 국제적 발언권도 높이고 군사 무장도 합리화하는 ‘보통국가’의 목표를 실현해가고 있다.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가 미·일 동맹 단일 축으로 대체되고 나면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될 동북아 무대에서 한국은 어떻게 제 목소리를 내면서 일익을 담당해 나갈지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주일미군 재편은 냉전기와 냉전 종식후 과도기에 이어 이번이 3번째 인데, 재편 때마다 미·일 군사협력은 공고해지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의 군사적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한미군의 감축과, 이를 보완하는 대규모 병력 전개 근거지인 주일미군의 강화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방위청 관계자는 주한미군 재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든 미국은 일본을 동북아 전략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3월 발표된 부시 정권의 새로운 국가 안전보장전략에서는 일본이 아시아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미국이 원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자위대의 미군 후방지원 임무도 대폭 강화된다.

 헌법상 제약 때문에 자위대는 일본 본토 유사시 이외 전투에는 가담할 수 없지만, 미군 요청에 따라 보급 정비 수송 등 분야의 지원에 나선다.

 미군지원법 등 국내법 정비는 완료된 상황이다.

 그러나 세계 속의 미․일동맹도 일본의 국내법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곤란하다. 일본은 언제든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에 자위대를 참여시킬 수 있는 자위대 파견 항구법 제정 논의를 계속해 왔으며 미군지원법 등 국내법 정비는 완료된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이 추구하고 있는 MD체제, 이것이 완성되면 미․일관계는 양국이 지향하고 있는 세계 속의 미․일관계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미·일동맹의 교훈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 협의위원회에서는 앞으로 8년간 진행될 미·일 동맹변환의 매우 구체적인 청사진에 합의한바 있다.

 일본이 동아시아공동체를 논하고, 통미입아(通美入亞) 전략을 말하면서도 사실상 탈아입미(脫亞入美)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미·일 3국 정책공조는 물론, 아시아에서의 입지약화를 무릅쓰고 일본이 택하고 있는 전략은 동북아 세력구도의 변화를 나름대로 고려한 산물일 것이다.

 세계대전을 두 번 씩이나 일으키고 패전한 독일이 다시 통일 강국으로 등장한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한 국제정치학자는 19세기 비스마르크의 외교역량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비스마르크 외교의 핵심은 거미줄 같이 정교한 동맹 네트워크이다.

 언뜻 보기에 여러 개의 양자, 3자 관계가 분리된 채 어지럽게 얽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 뒤에는 유럽의 6대 강국을 얽어매는 매우 치밀한 고차 방정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결국 성공했던 것이다.

 미·일동맹은 점차 지구적·지역적 차원의 동맹 임무를 강화하면서, 안보이익은 물론 가치에 근거한 이념동맹으로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끝나기 전 등장할 일본의 자마사령부는 이후에 계속 동북아의 새로운 전략지도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미국의 필요에 응하면서 수립되는 일본의 동북아 지역전략은 한국에 더욱 압박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동북아가 첨예한 이해관계의 현장으로 변해가는 것은 주변국 지도자들의 돌출 행동 때문만은 아니다.

 지역질서의 구조가 아직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단기적으로 효율적인 대북, 대미, 대중, 대일정책을 추구하고 다자적 지역평화를 위해 노력해도, 냉정한 세력관계와 이해득실에 기반한 장기적인 지역전략이 없다면 미래에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한 국가의 국력은 그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로 평가된다. 비스마르크가 강력한 통일 독일을 이룩하는 데 발휘했던 네트워크 디자인의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대책

 탈냉전기의 미․일동맹은 태평양판 미․영동맹 수준으로 성장․발전을 꾀하면서 확대․강화되고 있고, 일본은 그와 같은 미․일동맹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증대를 도모하면서 이를 위한 하드 및 소프트 파워의 증강을 추구하고 있다.

 즉, 미․일동맹의 강화 및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정치․군사적 역할 확대 추구는 9․11테러 이후 한층 가시화되고 있고 최근 부시 행정부의 신 군사전략에 의한 해외미군기지 재편 작업을 통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아울러 일본의 신'방위계획의 대강'에도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미․일동맹의 강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일본의 역할 확대는 9․11테러 이후의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 강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사전 억지력 및 사후 대처 강화 등의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에, 중국과의 갈등 야기 및 대립구도의 형성 가능성,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확산되어 가는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예컨대, 한․일간에 깊은 신뢰관계가 조성․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긴급 사태시에 선박의 검문․검색, 기뢰제거, 미군의 탄약․무기 수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명분아래 한국의 영해 또는 영공으로 들어 올 경우, 한․일간에는 국민 정서상 미묘한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도 있을것이다.

 또한 부시 행정부의 대외전략과 미․일동맹의 강화에 따른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의 추구 등은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의 우려 속에 중국과의 군사․안보적 갈등을 증폭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가능한 부정적인 측면은 극소화시키고, 긍정적인 측면은 극대화시킬 수 있는 대응전략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적 차원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일간의 신뢰조성을 위한 노력의 추구와 더불어 실천 가능한 대화가 평소에도 활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안보협력 및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하여 양국간 신뢰성이 제고 되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둘째, 한국의 안보능력 및 한․일 안보협력의 효과 제고를 지향하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한․일 안보 협력이 한국군의 최첨단 무기 사용 능력 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셋째, 미․일 대 중의 대립구도가 형성되지 않고, 동북아 전략 환경과 관련 하여 역내 국가들의 공통 이익 부문이 개발․확대되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한․일 안보대화 및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한․일 양국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 국가들 간의 다자간 안보대화 및 협력이 촉진되는 방향으로 안보협력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포럼·세미나 등의 개최, 정보교환, 인적 교류의 활성화 등을 활발하고도 내실 있는 전략적으로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konas)

 임인창(성우회 정책위부의장, 예비역 육군소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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