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못살게 구는 민주화세력"
민주화기념사업회, '어린이 민주교실' 연다
덕수초등학교 운동장 터에 ‘민주화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어린이들의 비판에 직면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가, 오는 16일부터 <어린이 민주교실>을 진행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덕수초교는 운동장 배수구에 학생들이 자주 빠져 발을 다치자 이번 여름방학중 이를 덮는 공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행정자치부로부터 민주화기념관 건립을 위해 공사를 중단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학교 학부모와 어린이들은 사업회 측에 “아이들의 운동장을 뺏을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사업회가 입주한 건물 앞에서 시위도 벌였다. 한 어린이는 “예전에는 민주화 운동 세력이 약자(弱者)였다고 들었는데, 이제 강자(强者)가 되어 약자인 우리를 못살게 군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사업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덕수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소개한 홍 모 어린이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훌륭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고 우리같은 어린이의 말도 귀 기울여 들어주실 것이라고 해서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며 “운동장에서 저희가 마음껏 뛰게 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라면 누구라도 운동장이 없어진다고 하면 저처럼 슬플 것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공부도 하고 축구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가 하면 김 모 씨는 “우리의 내일인 어린이들의 운동장을 빼앗는 행위는 민주주의전당 할아버지가 와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기념관을 지으려는 장소가 ‘의효전’이 있던 옛 덕수궁 터라는 점도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지난 2005년 옛 경기여고터에 미국 대사관을 신축하려 했을 때 “덕수궁 터는 보존돼야 한다”며 이를 불허한 현 정부가, 민주화기념관은 지어도 괜찮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사업회 측은 이 장소가 “민주화 운동의 상징성이 높은 시청 인근에 위치해 있다”며 기념관 건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어린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어린이 민주교실’을 열겠다고 밝혔다. 기간은 16일부터 21일(토·일 제외)까지다.
해당 사업은 사업회가 작년부터 시작한 ‘민주주의 현장체험(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 현장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2006년에는 서울시내 초등학교 5~6학년들을 대상으로 ‘이한열 기념관’ 등을 방문했다. 올해에는 서울·경기지역 초등학교 5-6학년들을 대상으로 ‘민주 티셔츠·다이어리·신문 만들기’, ‘만화로 만나는 민주주의’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송두율 입국을 추진하는 등, 그동안 이념적 논란도 여러 차례 일으켜 왔다. 현재 이 곳 이사장인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함세웅 신부는, 송두율에게 ‘안중근 평화상’을 수여한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번에 사업회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행사가 표면적으로 밝힌 취지와 달리, 특정 이념을 주입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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