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국기법 시행의 의의와 과제
필자는 지난 7월 27일 대한민국국기법시행령이 발효하던 날(이 날은 정전협정 54주년이기도 했다), 광복회, 대한민국국기선양회, 대한민국국기홍보중앙회가 공동주최한 기념식에 초대를 받아 “대한민국국기법시행의 의미와 과제”라는 강연을 한 바 있다. 당일 날 필자는 원고 없이 15-20분 가량 강연을 하였다. 나중에 강연원고를 요청하는 분이 있어 필자가 그 날 강연했던 내용을 대충 정리하여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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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旗는 국가의 전통과 이상을 도형과 색으로 표현한 국가의 숭고한 표식입니다. 다시 말하면 국가의 존엄성과 그 국민의 정신을 표상하는 상징물인 것입니다. 국가가 없다면 국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또 국기가 있더라도 국가가 소멸하면 그 나라의 국기는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게양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국기는 국가와 더불어 흥망을 같이하는 운명적 존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제 강점시기 마음대로 태극기를 게양하지도 흔들지도 못했던 것은 그러한 사실을 잘 말해줍니다. 또 6.25 한국전쟁 초기 인민군의 치하에서 우리의 부모와 선배들은 태극기를 꺼내들고 흔들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지난 100여년 가까운 세월은 태극기세력과 반태극기세력간의 항쟁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시기 우리의 수많은 선열과 장병들이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자유 大韓人, 그리고 대한민국의 존립과 정체성을 파괴․위협하는 적대세력, 곧 ‘반 태극기세력’과 싸웠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투쟁과 싸움에서 이겼기에 지금 우리가 태극기를 흔들고 또 게양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말하는 반 태극기세력이란 곧 ‘일장기세력’과 ‘인공기세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태극기에는 뜨거운 애국의 정신과 충혼이 새겨져 있습니다. 더불어 오늘 대한민국의 국기 태극기는 自由 大韓의 상징이요, 愛國愛族의 정신적 구심점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태극기에는 나라의 위엄과 義氣가 깃들여 있고, 한민족의 얼이 어려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태극기는 이념과 계층, 지역 등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묶고 통합하는 정신적 요람이요,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며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다짐케 하는 부모와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태극기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념을 표상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즉, 태극기는 국가정체성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뿐더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통일노선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작금 태극기가 정체불명의 인공기에 의해 대체되거나 또는 무시․폄하되는 일들이 노무현 정권 아래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05년 8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민족대축전을 개최했던 행사의 주최측은 관객들로 하여금 태극기를 흔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당시 행사를 준비한 남측 위원장(전직 서울대 영문과 교수)은 태극기를 흔드는 것을 두고 '분열주의'라고 말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는 엄청난 반국가적, 반헌법적 사고의 표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남과 북이 화해-협력을 위해 올림픽 개막식 등에서 공동입장을 할 때 한반도기를 내세우고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제한적인 목적을 위한, 극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할 것입니다. 한반도기를 앞장 세우는 행동이 예외적으로 용인되는 경우에도 적어도 대한민국 땅 안에서 태극기를 흔들지 못하게 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라는 점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친북반미주의자들은 평택 등지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행동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태극기 노선, 곧, 자유민주통일노선에 따라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통일에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 땅을 포함한 전 한반도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날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반도기는 인공기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기, 태극기를 받드는 마음은 곧 나라 사랑의 마음이자,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나라 수호 정신의 표출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같은 점에서 지금 한민족의 정기와 조상의 얼,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적 결합의 상징인 태극기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후대에게 가르치며 전승하는 일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는 지금 모두가 태극기를 길이 보전하며 그 의미와 영광을 보다 값지게 하고, 빛나게 해야 할 의무를 진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세월 동안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태극기의 보전과 관리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정부 수립 이후 문교부 및 국무원 고시, 대통령령 등에 의해 태극기의 관리, 제작방법 등을 규율해 왔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이태리, 미국, 일본, 호주 등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국기를 헌법이나 법률에서 규율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습니다. 예컨대 프랑스헌법 제2조에서는 ‘국가의 표지는 청·백·적의 3색기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 동안 수권법률 없이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대한 규정'으로 태극기를 규율해 왔던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국기에 관한 규정이 제대로 규범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당연했고, 이에 따라 태극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이용은 물론, 통일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성의 측면에서나 법치주의의 요구로 보나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 및 이상이 담겨져 있는 국기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규정해야 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국기선양회가 여론 조성에 앞장섰고, 한나라당의 이상배 의원님께서 국기법 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오셨습니다. 본인도 작년 5월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와 11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국기법 제정 공청회에 출석해 발표하는 등 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회의 입법노력으로 금년(2007년) 1월 26일 법률제8272호로 대한민국국기법이 제정됐습니다. 그리고 오늘 7월 27일 국기법시행령이 발효, 시행되게 됐습니다. 때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국기법에는 첫째, 대한민국의 국기는 태극기로 한다(제4조), 둘째, 모든 국민은 국기를 존중하고 애호하여야 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기의 제작·게양 및 관리 등에 있어서 국기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한다(제5조), 셋째, 국기게양일은 국경일, 현충일, 국군의 날, 국장기간, 국민장일, 정부가 따로 지정한 날, 지방자치단체가 조례 또는 지방의회의 의결로 정하는 날로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청사 등에는 국기를 연중 게양하여야 하며, 각급 학교 및 군부대에는 낮에만 국기를 게양하도록 한다(제8조), 넷째, 국기는 경축일 또는 평일에는 깃봉과 깃면의 사이를 떼지 아니하고 게양하고, 현충일·국장기간·국민장일 등 조의를 표하는 날에는 깃봉과 깃면의 사이를 깃면의 너비만큼 떼어서 조기(弔旗)를 게양하며, 국기의 게양 및 강하 방법, 국기와 다른 기의 게양 및 강하 방법, 국기의 게양위치, 게양식·강하식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다(제9조), 다섯째, 국기 또는 국기문양(태극과 4괘)은 각종 물품 및 의식(儀式) 등에 활용할 수 있으나, 국기의 깃면에 구멍을 내거나 절단하는 등 훼손하여 사용하는 경우와 국민에게 혐오감을 주는 방법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11조), 여섯째, 국가는 국기선양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단체 등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다(제12조)는 것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국기법 제정과 실시를 계기로 태극기에 대한 국민들의 자긍심과 인식을 제고시키고 국민통합과 애국심 함양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특히 오늘부터 시행되는 국기법시행령 제25조에 의하면, 국기선양 사업의 범위에 “국기에 대한 교육 및 홍보 사업과 기타 국기선양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 왓던 것처럼 국기선양회가 태극기 교육 및 홍보에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첨언할 것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태극기 박물관이나 기념관 건립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아울러 부탁드리면서, 강연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konas)
제성호(중앙대 법대 교수,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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