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걸어 진료받으러 오는 이라크인들
[현지 보고] 정훈장교가 전하는 제마부대의 분주한 하루
이라크 남부의 철도, 도로, 공항 등 교통의 요충지이자 쿠웨이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인구 50만의 나시리아.
이곳 나시리아 지역은 사담후세인이 걸프전 직후 흉흉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6,000여명의 주민을 학살했을 정도로 후세인에게 미움을 받고 있던 지역인데다가,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된 경제적·정치적 재제로 인해 변변한 건물 하나 없을 정도로 주민들의 삶이 피폐해져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11월 12일 이탈리아군에 대한 대규모 폭탄 테러로 인해 스산함과 고요함만이 느껴지는 이곳 나시리아지만 유독 사람들이 북적이는 한곳이 있다.
나시리아 시내에서 한국군 서희-제마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탈릴 공항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한 한국군 제마병원 환자 접수창구인 인포메이션 센터. 매일 아침이면 이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또 다른 전쟁 아닌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바로 제마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이다.
우리 한국군이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무료로 치료해준다는 소문이나 하루 평균 150여명의 환자들이 예약을 위해 모여들고 있으며, 이중 치료 가능한 80여명의 환자를 선별 진료 하고 있다. 현재 예약은 내년 1월말 까지 3,00여명이 밀려있다.
진료를 위해 찾아온 사람의 대부분이 나시리아에 사는 현지인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3박 4일을 걸려 온 사람, 200Km 이상을 걸어서 온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오늘 진료를 위해 3개월이란 긴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이다.
여기에 제마병원의 우수한 진료능력으로 인해 나시리아 종합병원에서 조차 치료 불가능한 환자이 마지막 희망으로 제마병원을 찾고 있다.
실제로 11월 초 가스 폭발로 인해 전신 2~3도 화상을 입은 35세 여자 환자(사미라, 초등교사)의 남편(하이다르, 변호사)는 나시리아 병원에 이틀 동안 입원하였으나 환부감염 등 상태가 심각해지자 제마병원에서의 치료를 간곡히 요청 후 입원하여 우리 의료진들의 정성어린 간호와 2번의 수술을 거쳐 생명을 구하기도 하였다.
이에 환자 고마움을 느낀 환자 남편과 가족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제마부대에 감사서신을 전해왔으며, 이같은 사실과 서신이 때마침 방문한 정부 이라크 파병 2차 합동조사단(단장 김만복)에게도 전해져 한국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오늘도 제마병원의 하루는 매우 분주하다.
각 진료과 군의관은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인 환자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서투른 아랍어와 함께 온갖 몸짓을 다하고 있으며,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수술과 때때로 발생하는 응급환자 조치에 휴일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병실 간호장교는 밤낮을 가리 않는 환자 간호와 각종 의무물자 관리 등 행정업무는 물론 환자복과 시트 등 세탁과 환자 식사준비, 병원청소, 용변 보조 등 굳은 일까지을 도맡아 해야 한다.
이처럼 이 지역에 주둔한 다국적군 중 이라크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펼치는 유일한 의료시설이자 최고의 진료능력을 갖춘 제마병원은 이제 이곳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시설이 되었다.
제마부대장인 신창우 중령(육 #39기)는 “한국군의 인도주의적 의료지원활동으로 인해 이제는 어느 곳을 우리를 열광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 되었다”며 “앞서간 제마부대 1진이 제마병원 개원 등 초기 전후복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 하였으며, 2진은 이를 바탕으로 보다 많은 환자진료와 인도적 구호활동으로 이라크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자립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중점을 두고 임무를 수행 하고 있으며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늘도 제마부대원 모두는 한사람 한사람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인술을 펼침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전원이 무사히 복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 서희부대 서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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