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맞을 때에도 군복으로
노병들 ‘군 예복 수의화 운동’ 추진
“누구나 한번은 가야 하는 길, 죽어서도 영원히 군인으로 남고 싶을 뿐이야.”
푸른 제복을 입고 한평생 조국을 위해 살아온 육·해·공군, 해병대 노병들이 ‘군인의 명예’를 마지막 가는 길에 필수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예비역영관장교연합회(회장 권오강)가 지난 6월부터 전국의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군 예복 수의화 운동’이 그것.
값비싼 삼베·대마·안동포 수의 대신 군 예복을 수의로 입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다.
권회장은 “한평생 근검·청렴하게 살아온 우리 노병들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수의를 입고 한줌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사치고 낭비로 느껴져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청 마감일인 지난 20일까지 1000여 명의 노병이 접수, 비단 이번 운동이 권회장 혼자만의 사사로운 상념이 아닌 공통의 관심사임을 증명했다.
1차 예복 맞춤 행사가 있던 27일 오후 회사무실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여 명의 노병이 차례로 숙달된 재단사의 줄자에 몸을 맡겼다.
이어 노병들은 업체 측이 준비한 사진촬영용 군 예복을 입고 영정사진도 찍었다.
어느 때보다 숙연하고 경건한 자리이지만 군내 장례문화 개선의 첨병에 섰다는 보람과 긍지에 행사장은 활기로 넘쳤다.
이들이 준비하는 군 예복은 수의로 사용되는 만큼 일반 합성섬유가 아닌 면 또는 명주로 만들어지며 명찰 등 부착물은 모두 수를 놓아 철제류에 의한 부식을 막게 된다. 완제품은 한 달 내 영정사진과 함께 개인에게 발송된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달음에 달려온 강순봉(75·예비역 육군소령)씨는 “자식들에게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고 무엇보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행사에 군 예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명예롭고 좋으냐”며 “남은 생에 더욱 애정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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