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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의 반테러 군사훈련의 배경과 전망

Written by. 고재남   입력 : 2007-09-09 오전 9: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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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협력기구’(이하 SCO)의 연례 정상회담(8월 16일, 키르기즈스탄 비쉬케크)을 전후하여 ‘평화사명-2007(Peace Mission-2007)’이 8월 9~17일 사이에 유라시아의 중심부인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지역과 러시아의 첼라빈스크 주에서 실시되었다. SCO 정상들이 참관한 이번 반테러 합동 군사훈련은 2005년 실시된 ‘평화사명-2005’와 달리 전 회원국이 처음으로 모두 참여하였다. 또한 이번 군사훈련에 반테러 훈련이라는 목적에 부합되지 않게 4,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과 최첨단 폭격기, 무장헬기 등이 동원되었다. ‘평화사명-2007’은 금년 들어 변화된 국제정세, 즉 러시아의 대미 외교·군사적 대립각 강화, 일·호 안보협력의 강화에 따른 미·일·호 3각동맹의 출현, 러·중간 전략적 협력 강화, 이란의 회원국 가입 신청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 실시됨에 따라서 국제적 관심을 크게 끌었다. 즉 일부 언론들은 SCO를 NATO에 대항하는 “동북아판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등장”, “ 귄위주의 국가들의 (19세기형) 신성동맹” 또는 “미·일·호의 3각동맹의 대항축”으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SCO의 발전과정, 반테러 합동 군사훈련의 배경, 반NATO 군사협력체로의 발전 가능성, 회원국 확대 전망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경협력포럼에서 포괄적 다자협력기구로

 SCO는 소연방 붕괴로 접경국이 된 러시아, 중국,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5개국 정상들이 1996년 4월 26일 상하이에서 회합을 갖고 약 6,500㎞에 달하는 국경문제 해결과 국경지역의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하여「국경지역에서 군사적 신뢰심화에 관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당시 5개국 정상들은 이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연례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였고, 1997년 4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는「국경지역의 군사력 감축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였다.

 소위 ‘상하이 포럼’ 또는 ‘상하이 5’로 불리운 5개국 정상회담은 상기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함에 따라 국경문제의 차원을 뛰어넘어 안보, 경제, 문화, 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자 협력을 지향하는 포괄적인 협력기구의 필요성을 공감하였다. 특히 국내적으로 당면한 분리주의,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리즘의 확산은 회원국들로 하여금 안보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강구하게 하였다. 그 결과 순환 정상회담을 한 차례 마치고 2001년 6월 다시 상하이에서 모인 5개국 정상들은 우즈베키스탄을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베이징에 사무국을 둔 SCO를 창설하기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하였다. 이후 2002년 6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정상회담은 SCO의 목적, 원칙, 운영 구조 및 방식이 포함된「SCO 헌장」을 채택하였다.

 반테러 합동 군사훈련의 실시 배경

 SCO 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강화를 제시하고 있지만 회원국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또한 가장 두드러진 협력 분야는 회원국들이 소위 ‘3악(three evil)’으로 규정하고 있는 분리주의, 테러주의, 극단주의를 척결하기 위한 안보협력이다. SCO 헌장은 회원국간 다자 또는 양자 차원의 안보협력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SCO 헌장은 주요 목적과 과제로 “역내 평화, 안보, 안정의유지와 강화 및 민주적이고 공정한 그리고 합리적인 새로운 국제 정치·경제 질서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협력의 공고화; 모든 형태의 테러주의, 분리주의, 극단주의에 공동 대응하고 마약밀매, 무기밀수, 불법이민, 여타 초국가적 범죄와의 전쟁”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각각 체첸과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분리주의, 테러주의가 심각한 안보문제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아프가니스탄 등 남부 지역으로부터 확산되어 오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신봉자들에 의한 테러행위에 대한 위기의식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특히 911 사태와 미국 주도의 對아프간 전쟁은 SCO 차원의 반테러 안보협력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SCO의 반테러 안보협력은 1999년 정상회담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정상회담이 개최된 키르기즈스탄의 남부지역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이슬람 운동’(이하 IMU)의 과격분자들과 정부군이 교전 중이었고, 러시아와 중국도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테러활동을 진압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2년 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특별 외무장관회담에서 반테러 협력을 위한 반테러 센터를 비쉬케크에 설치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SCO가입과 중국이 IMU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타쉬켄트에 ‘지역 반테러센터'(RATS)가 2004년 6월 설치되었다.

 SCO 회원국 차원의 첫 반테러 합동군사 훈련인 ‘연합 2003(Coalition 2003)’이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한 5개국 군인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03년 8월 실시되었다. 상기한 바와 같이 지난 8월에는 반테러 합동 군사작전이라 칭해진‘평화사명-2007’이 실시되었다. 이러한 SCO 차원의 합동 군사훈련외에도 양자차원의 군사훈련, 즉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간,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간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되어 오고 있다. 예를 들어, 2002년 10월 중국과 키르기즈스탄간 반테러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되었다. 그리고 2005년 8월 18~25일에는 여타 SCO 국가들의 국방장관이 참관한 가운데 다목적용 ‘평화사명-2005’가 한반도에 인접한 블라디보스톡 해상, 산동반도와 인근해에서 약 1만명의 러시아, 중국의 군인과 각종 군사장비들이 동원된 가운데 실시되었다.

 反NATO 군사협력체로 발전 가능성

 SCO의 군사동맹화 불가능 및 제3국을 겨냥하지 않은 합동 군사훈련이라는 정상회담 차원 또는 고위급 인사 차원의 거듭된 천명에도 불구하고 SCO가 NATO와 미·일·호 3각 동맹에 대응하는 군사동맹체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의 국제정세의 변화, 특히 NATO 동진과 미국의 중유럽내 MD 체제 구축 추진에 대한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과 군사적 대응태세 강화, 미·일·호간 안보협력의 확대 움직임과 중국의 군비증강 정책의 지속적 추진, 러·중 주도의 우즈베키스탄에 주둔중인 미군 철수 관철, 그리고 러·중간 대미 견제를 위한 전략적 동반자관계 강화와 SCO 회원국간 군사협력의 강화 등에 기인한다.

 그러나 SCO는「SCO 헌장」및 연례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수많은 공동성명이 증명해 주듯이 특정지역 및 국가에 대항하기 위한 다자 안보협력체라기 보다는 역내문제, 즉 회원국들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위협 요인들을 공동으로 해결하면서 비군사 부문인 경제, 에너지, 문화, 정치, 외교 등의 영역에서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심화시키기 위한 포괄적인 다자 지역협력체이다. 실제로 SCO 회원국들은 최근들어 경제,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시키는조치들을 취해오고 있다.

 또한 SCO가 군사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의 정치적 의지가 필수적인데 어느 국가도 SCO 차원의 군사동맹을 원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SCO의 안보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도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난, 반대하면서도 미국을 즉각적인 군사적 위협국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또한 SCO 회원국들이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군사동맹에 필용한 신뢰가 결여되어 있고 국가간 이해관계가 다르다. 현 단계에서 SCO 회원국들은 군비증강보다는 경제발전에 더욱 관심이 많다. 그리고 러시아는 현존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이용하여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군사·안보 협력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결론적으로 SCO는 역내 안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한적 군사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제3세력에 대항하는 군사동맹체로의 발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SCO는 NATO, 미국, EU 등 역외 세력들이 역내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방패막이로 존재할 것이다.

 회원국 확대 문제

 SCO는 이미 지리적으로 유라시아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3,000만 ㎢의 영역을 차지하면서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인 약 16억명이 거주하는 지역의 다자 지역협력체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옵저버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 중 인도를 제외하고 이란, 파키스탄, 몽골 등이 회원국 가입을 신청함에 따라서 회원국 확대 문제가 관심사로 대두되었다. 특히 금년도 정상회담에 그 동안 중립주의 정책을 표방하면서 SCO에 참여하지 않았던 투르크메니스탄이 주빈으로 참석, SCO에 대한 호의적인 입장을 피력하였다.

 옵저버국 및 기타 주변국들의 회원국 참여에 대한 기존 회원국들의 입장 차이로 단기간에 회원국이 크게 증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회원국간 협력 확대와 심화를 둘러싼 이견이 존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의 가입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 즉 중국은 파키스탄의 가입에 호의적인 반면 러시아는 파키스탄이 인도와 동시에 가입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반미 정책을 표방하면서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이 SCO의 조기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핵개발 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회원국 지위획득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과 과거 공산국가이자 SCO국가간 지역협력의 교차로에 위치한 몽골의 경우 여타 국가들에 비해 조기 가입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된다.

 결론에 대신하여

 SCO는 유라시아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자 지역협력체 중 가장 성공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주도적인 역할, 공통의 안보위협 존재, 경제·에너지 협력의 필요성 등에 기인한다. 만약 회원국간 협력심화를 바탕으로 SCO의 확대가 주변국으로 추진될 경우 명실상부한 유라시아의 다자 지역협력체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SCO 회원국 국내외 정세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적 국익이 불일치하는 것보다는 일치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SCO는 포괄적 안보 이익을 더욱 증진시켜 나가는 다자 지역협력체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한국은 유라시아로의 외교지평의 확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교두보 역할 확대를 통한 경제·안보 이익 증진, 그리고 에너지·자원 협력의 토대구축을 위해서라도 옵저버로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정부는 SCO가 반미 다자협력체로 발전하는 것을 우려해 참여를 주저하고 있으나 미국과 NATO는 이미 옵저버 자격을 신청하였으나 역외 국가라는 이유로 거부되었다.(konas)

 고재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jnko92@mofat.go.kr)
 출처: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 2007년9월호'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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