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성공하려면
지난 5일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북한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아직까지 긴장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북한측이 북방한계선을 1km 가량 앞으로 추진한 가운데 DMZ를 지키는 북한 병사들의 경계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지만 ….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개성공단을 가려면 먼저 도라산역에 있는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입절차를 마쳐야 한다. 김영탁 남북출입사무소장(통일부 국장급 관리. 현재는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으로 국장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굳이 급을 따진다면 그렇다는 예기다)은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인원은 많을 경우, 하루 1,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내년에는 이보다 3-4배 증가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또 김영탁 소장에 따르면, 2003년 경의선 길이 뚫린 이래 지금까지 25만명이 이 길을 이용해 방북했는데, 내년부터는 연 5만명 이상이 출입, 방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 핵문제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간 인적 교류는 끊이질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성공단에 들어가기 위해 DMZ에 진입, 북측으로 지나갈 때 우측에는 우리측이 전력을 지원하기 위한 송전탑이, 그리고 좌측에는 배전탑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장단역 부근에 있던 낡은 기차와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는 보존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져 있었다. 북한은 DMZ 내의 땅을 한 치라도 더 갖겠다는 듯 북방한계선을 대략 1km나 앞으로 추진한 상태였다.
현재 개성공단 건설사업은 1단계로 3.3평방킬로미터 개발지역 분양을 완료했다. 그리고 41개 기업이 생산을 가동하고 있다. 남쪽 인원은 863명, 북쪽 인력은 17,782명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평균임금은 70.2달러(노임과 사회보험표 포함)인데, 실제로 노동자 1인에게 투입되는 비용은 120달러 정도 된다고 한다.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남측 사람들이 꼭 들르는 업체가 있는데, 그것은 신원에벤에셀이라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봉제업체로서 부도로 망했다가 개성공단 진출로 살아난 케이스이다. 남쪽에서는 봉제업종은 거의 다 폐업을 해서 이미 사양산업이 됐지만, 개성공단은 새로운 기회의 장소가 된 것이다. 가방, 섬유 등도 역시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기계금속과 일부 화학제품도 유망업종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부분 남쪽 내수용이지만, 일부 상품은 중국, 러시아, 중동,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2007년의 경우 1월부터 7월까지 2,100만달러가 수출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간 우파진영에서는 대체로 개성공단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다. 핵실험 사태 후에도 노무현 정부가 계속 사업을 진행했고, 개성공단을 위해 인프라 건설, 전력 등 일부 퍼주기 지원이 있었던 까닭이다.
그런데 만일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우파진영은 개성공단 건설사업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개성공단은 중단하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왔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초석이 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특히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점에서 개성공단은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개성공단 건설사업을 중단하자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며, 지나치게 냉전수구적인 것으로 지탄받을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작년 6월 개성공단을 둘러본 후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북한이 개성 공단 문제를 풀려면 (작은) 편의를 봐주는 정도가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국제사회에 긴장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이 인건비가 싸 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는 (개성공단이) 1, 2, 3차로 계속 늘어날 수 없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불안하니까 투자를 함부로 못하는 것 아니냐? (북측에서) 개성공단에 기업 이 왜 빨리 들어오지 않느냐고 얘기하는데 수지가 맞고 기업하기에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돼야 그 다음에 기업들이 들어갈 것이다. 금융이 자유롭지 못하고 인터넷이 덜 돼 있는 것을 보완하고, 24시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전적으로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명박 후보가 말한 ‘긴장을 일으키지 않는 조치’라는 것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된다. 현단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인 핵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어 정치적 리스크를 대폭 줄이고,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어느 시민단체가 주최한 남북경협의 과제에 관한 세미나에서 통일연구원의 김영윤 박사는 남북경협 개선을 위한 향후 과제로서 ▲남한 기업인의 자유로운 방북 보장, ▲열악한 물류시스템에 따른 고물류 비용 문제 해결, ▲남북간 금융시스템의 제도화 등을 꼽았었다. 이 같은 주장은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도 개성공단을 방문하고서 개성공단이 잘 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개선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그 대부분은 북한측이 만족스런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들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첫째, 기업 경쟁력 확보 및 생산활동 촉진의 관건인 3통(통신, 통행, 통관)의 실현, 특히 인터넷 개통에 의한 신속한 통신 지원, 둘째, 양질의 노동력에 대한 안정적 공급, 셋째, 통근열차 운영 등 출퇴근 대책 마련, 넷째, 임금 직불 및 노무관리의 자율권 제고, 다섯째, 원산지 인정을 통한 해외 판로 확보 등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째 과제는 북핵 문제 해결에 맞추어 한국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어야 할 사안이라고 하겠다. 곧 역외가공지역의 인정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지적할 것은 개성공단이 잘 되려면 결국 퍼주기적 요소는 불식 내지 최소화하면서, 시장경제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래야 우리 중소기업이나 외국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더욱 관심을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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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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