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보다 북 핵 폐기가 더 중요하다
APEC기간에 한미정상이 잠깐 만나서 나눈 이야기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야기하는 핵심내용과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입을 빌어서 얻으려는 정치, 외교적 이득을 놓고 두 정상간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는 필자의 정황상의 판단인 것이다.
내달에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종전선언을 염두 한 평화협정 등에 대한 상징적인 선언을 해야 하는 노 대통령은 최강국이면서 한반도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의 입을 빌어서 한반도에서 평화협정 및 한국전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확인하고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사항에 외교적 무게를 더 싣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에 지나치게 표현되어서 부시 대통령의 통역원이 의역을 하면서 저지른 약간의 실수와 맞물려 우리정부가 지나치게 성급한 대북 접근으로 평화선언을 추진하는 모습이 조금은 읽혀져서 다소 답답한 마음이다.
남북문제를 다루는 우리정부의 시각이 확실한 북 핵 폐기와 검증보다는 성급하게 검증이 어려운 가까운 합의사항 쪽으로만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를 추진한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국민들이 분명히 알고 넘어가야 할 명확한 사실이 있다.
2006년 11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국전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의사표현으로 인하여 2.13 북경합의의 단초가 마련된 것처럼,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 발언을 공신력 있게 지지해 주는 미국 대통령의 언질은 앞으로 6자회담의 진행 및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외교적 변수(diplomatic variable)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의사표현 앞에 분명하고 명확하게 붙어 있는 수식어에 우리 국민들의 눈과 귀가 다가서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북한이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을 포기한다면”이라는 아주 단순하면서 명확한 미국의 입장인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이후 약 15분간 진행된 공개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6지회담 및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북한지도자가 한반도 프로그램을 전면 해체할 경우, 한반도의 새로운 안전보장체제(a new security arrangement)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분명한 의사표현을 했는데 미국 측 통역의 의역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부시대통령에게 분명한 이야기를 다시 주문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한국전 종전과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 있느냐 여부는 김정일에게 달려있다고 나는 말했다”는 분명한 미국의 입장을 다시 천명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중요한 단서를 더 부각시켜서 명확하게 보도하고 있질 못한 한국의 공중파들을 잘 보아야 한다. 남북한의 검증장치와 실체가 없는 평화협정 종전선언에 무게를 싣고 있는 균형 잡히지 못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무엇이 잘못인지를 잘 분석하고, 국민스스로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놓고 바르게 해석하는 지혜와 정부의 잘못을 시정키 위한 대대적인 국민들의 여론몰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 핵이 갖고 있는 안보상의 부정적 의미와 그 파장에 대한 부정적이고 전략적인 보도를 생략한 남북한의 성급한 평화무드 조성노력이 미국의 명확한 입장표명에서 분명하게 읽혀지기에, 얼마나 우리가 더 허울 좋은 민족공조논리만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반성의 단초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정신 차려야 할 시점인 것이다.(Konas)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객좌교수, 푸른정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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