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위협 감소방안
지난 10년간 정부는 햇볕정책·남북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조건 없는 대북 퍼주기로 일관하여 북한의 핵무장을 조기에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한국은 영락없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되었고, 한국의 군사력은 상대적으로 보잘 것 없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자주의 가면을 쓴 친북반미정책을 추진하여 2012년 4월 17일에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기로 했다. 지난 50여 년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지해 온 가장 확실한 수단인 연합사를 우리 손으로 해체하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위협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태세를 오히려 허물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군사전략가와 한국전·월남전의 영웅들, 군 원로와 예비역들이 한결같이 지금의 안보상황을 6·25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로 판단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 정치가들은 외교와 국방을 튼튼히 하여 전쟁의 위협을 감소시켜야 하는 것이 기본임무인데 이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전쟁이 나면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군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권의 '자주' 논리에 휘말려 군이 앞장서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기로 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겠는가.
지난 6월 조선일보의 갤럽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51.2%가 전쟁위협이 있다고 답하고 전쟁위협이 없다는 응답은 45%에 불과했다. 국민들이 전쟁위협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반도에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협박한 것이 전쟁 공포증을 유발하는데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즈음하여 많은 국민은 남북한 간 평화협정을 체결해서라도 전쟁위협 종식을 기대하는 것 같다. ‘6·25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그러나 잘못된 시기에 이를 체결하면 한반도의 전쟁위협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과거보다 북한의 군사위협이 증가되어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완전폐기, 선군정치제도 해체, 한반도 적화통일정책의 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위협을 사전에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자유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위협 요소들은 무엇인가를 먼저 알아보고 그 실행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주적(主敵) 북한의 위협이다.
북한은 군사력에서 한국보다 월등하여 한반도 무력적화 통일의 유혹을 항시 느끼고 있다. 정규군 117만과 예비군 770만 명으로 국력에 비해 너무 비대하다. 그들은 또 대량살상무기(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탄도탄)로 무장하고 있다. 핵무기 12~15발, 화학무기 2,500~5,000톤, 11종의 생물무기와 탄도탄 800여기를 보유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의 파괴력은 한국 국민을 전멸시키고도 남을 만큼 상상을 초월한다.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1,000여 문의 장사정포로 서울을 공격하면 1시간에 17,500발이 떨어져 서울은 31.6% 피폭으로 400만 명이 살상된다. 이런 가공할 무기들은 반드시 후방으로 철수되어야 하고, 단계적으로 생산시설을 포함하여 폐기되어야 한다. 병력의 규모도 한국군 수준으로 감군되어야 한다.
다음은 주변국의 위협이다.
일본은 독도영유권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3년째 일본 방위백서에 이를 명시하고 있다. 앞으로 배타적 경제수역(EEZ)획정과정에서 독도주변과 제주도 남방해역에서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작년부터 이어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어도 주변과 서해의 EEZ획정과정에서 충돌이 있을 수 있다. 통일 후 한국군은 한만국경에서 중국군과 러시아군과 대치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을 감소하기 위해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과감한 조건부 대북지원으로 북한의 위협을 점차 감소시킨다.
북한은 군사적 능력이 큰데 비해 식량·생필품 부족문제를 안고 있다. 식량은 년 수요량이 640만 톤인데 200만 톤이 부족하다. 북한의 식량문제는 단 기간에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매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우리의 40만 톤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가 충분한 식량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신에 북한은 식량과 생필품의 가격에 해당하는 만큼 대량살상무기를 해체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데는 약11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억 달러에 해당하는 식량으로 핵무기를 폐기하는 개념이다. 다른 대량살상무기도 이런 방법으로 폐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휴전선에 배치된 장사정포의 후방배치와 정규군·예비군의 감축도 추진하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행태로 볼 때 남북간의 합의를 거의 지키지 않는다. 그래서 행동대 행동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핵무기를 해체한 것을 확인 후에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무기생산에 전용이 가능한 현금지원(금강산·개성공단 등)은 모두 식량과 생필품으로 대체해야 한다.
둘째,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한반도에 전쟁이 없었던 것은 전적으로 한미동맹 덕분이다. 특히 주한 미2사단이 휴전선에 배치되어 인계철선(Trip Wire) 역할을 하고 강력한 한미연합군사령부·유엔군사령부가 있어서 그렇다. 북한이 도발 시 연합사는 즉각 미군 69만 명과 첨단장비를 투입한다. 6·25참전 16개국도 유엔사 아래 자동 참전한다.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연합사 해체를 미국에 수차례 요구하여 이미 결정했다. 주한미군도 37,000명에서 2008년까지 25,000명으로 감군하기로 했다. 미2사단도 후방인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만약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 없이 6·25종전선언·평화협정을 서둘러 체결하게 되면 유엔사는 자동적으로 해체되고 미군의 한반도 주둔 명분도 없어진다. 북한이 한반도 적화통일의 걸림돌로 생각해오던 것을 우리 정부가 도와주는 꼴이다.
주한미군과 연합사는 독도·이어도 분쟁의 예방뿐만 아니라 통일이후에 더욱 필요하다. 우리의 독자적인 국력과 군사력만으로는 주변 강대국과의 충돌에 적절히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 혈맹의 한미동맹을 복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주한미군과 연합사·유엔사의 조직을 변함없이 유지토록 해야만 한다. 한미연합사 존속에 대한 미국과의 재협상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셋째, 한·미·일 삼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주변국 미·일·중·러는 모두 군사강국이다. 미·중·러는 핵무기 보유국이고, 일본도 단기간 내에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잠재적 핵보유 국가다. 우리의 주적(主敵)인 북한도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고, 아직도 북·중·러 북방 삼각동맹 체제는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구상에서 이런 강국의 틈바구니에 위치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는 지난 50여 년 동안 한·미·일 남방 삼각관계 속에서 전쟁위협 없이 번영을 구가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친북반미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이 남방 삼각관계에서 서서히 이탈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북방 삼각관계에 편입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남방·북방 삼각관계의 한 중앙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혼자서 헤매고 있다. 서서히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중·러와의 우호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미·일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이유는 한·미·일 모두가 민주주의·시장경제·인권을 공유하고 있고 해양 국가이기 때문이다. 한·미·일의 관계가 공고해야 북·중·러로부터의 전쟁위협도 감소된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후방기지의 지원은 한국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한국의 이탈로 인해 미·일은 호주·인도와의 협력관계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미·일의 이런 움직임을 전략가들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우리는 한·미·일 삼각관계를 중시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국민은 전쟁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전쟁의 위협에는 북한뿐만 아니라 앞으로 주변국의 위협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정부는 반드시 전쟁위협을 감소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국가안보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이를 등한시 해왔다. 다음 정부에서라도 이런 잘못을 바로잡고,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를 명확히 수립하여 국가안보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나가기 바란다. (konas)
김성만(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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