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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우리 안보 위상의 표상

Written by. 이상훈   입력 : 2003-12-02 오전 10: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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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 용산부지 잔류면적 허용문제를 두고 정부와 미군측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두 사령부가 오산-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은 태평양의 거리를 뛰어 넘어 50년 이상 '동맹]관계를 지속해온 혈맹이다. 이 50년간이 유사이래 [외침(外侵)이 없었던 반세기]이었음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사료(史料)에 의하면 우리는 고려(高麗)시대와 조선(朝鮮)왕조시대에 평균 1년여에 한번 꼴로 대륙과 해양으로부터 外侵을 받아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남북대치의 특수상황 속에서도 수없이 잦았던 갈등을 이겨내고 정치적 발전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한미동맹 덕분이었다. 바로 [이 불안한 평화 반세기]는 주한미군이 존속했기에 가능했던 소중한 결실이었다. 미 8군이 일등공신인 것이다.

그런 뜻에서 우리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 및 한미연합사는 이 나라 최일선 집단안보체제 구축의 세 축(軸)이다. 달리 말해 유엔군사령부와 미8군이 자리해온 용산기지는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 한미공조의 '산 역사의 증인'이고 표상이었다.



이 가운데 두 축의 오산- 평택 이전 움직임을 정부가 수용하려는 것은 결과적으로 주한미군의 존재와 그 위상까지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군 측이 요구하는 잔류면적 28만평과 우리 정부안(案) 17만평과의 차이는 11만평이다.

우리에게 11만평이 더 주어질 경우 얻는 것은 [도시계획 상의 이점(利點)]이지만, 잃는 것은 한미공조로 이룩해온 우리 [안보 위상의 심각한 훼손]이다. 문제는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부정적 파장이다.


그럴 경우 우리에게 향후 현실로 나타나게 될 안보에 미치는 악영향은 참으로 심대할 것이다. 남북대치의 특수상황에서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중시해야할 국가적 목표는 [북한의 남침 억제]가 아닌가.


우리는 그간 주한미군의 한강(漢江)이남 재배치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반대해왔으면서도 용산기지 11만평의 추가허용에 대해서는 더 없이 인색함을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은 우리의 필요와 요청에 의해 우리 땅에 주둔해있는 존재임을 잊고있는 처사인 것이다.

우리는 미군측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북한에 대해 우리의 안보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함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가 오산-평택지구로 옮겨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용산에 계속 잔류하는 것에 견주어 우리의 안보위상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국내 투자 외국자본도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고 우리 경제는 빠른 속도로 침몰할 것임은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용산기지가 아닌, 오산-평택지구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한국방어의지가 퇴색하는 것 아닌가 하여 상당한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외국자본은 주한미군의 존재와 진퇴(進退)를 함께 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미군측 요구가 과연 부당한 것인가. 그렇지가 않다. 주한 미 대사관 부지에 대사관건물 외에 직원숙소 병원 등을 신축하려던 계획이 한국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자 그 대안으로 용산기지 잔류면적의 추가허용을 요청한 것 자체에 무리가 없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소리(小利)에 집착하느라고 기둥뿌리가 뽑히고 마는 우(愚)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은 부국(富國)과 강병(强兵)- 이 두 가지로 집약되는 번영과 안보의 위상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혈맹인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주(州)방위군까지 동원하여 이라크전선에 투입하면서 우리에게 제시한 협조요청을 '생색내기'로 일단락 짓고서도 이제 다시 이 같은 문제로 한미간 갈등을 빚는다면 그 부담은 종국적으로 국민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주한미군이 없는 서울]은 '새로운 안보불안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할 도리가 아니다. ***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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