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미·일간 방위분담금 교섭 현황
일본은 미·일 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주일미군의 주둔 여건을 개선하고자 주일미군 주둔 경비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미국은 부담분담(burden-sharing)이란 용어를 일본에서는 배려예산(思いやり予算)이란 용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방위분담금 혹은 동정예산이란 용어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2007년을 기준으로 일본은 이러한 방위분담금으로 군사비의 약 5%에 해당하는 2,173억 엔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러한 액수는 GDP의 0.05%에 달하는 규모이다.
방위분담금은 주일미군 지위협정(SOFA) 및 SOFA에 대한 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을 근거로 지원되고 있다. SOFA를 근거로 주일미군 시설의 신축 및 개․보수에 사용되는 제공시설 정비비, 특별협정을 근거로 하여 주일미군 기지에서 근무하는 종업원의 임금을 지원하는 노무비, 주일미군이 사용하는 전기, 가스, 수도 등의 요금을 지원하는 ‘광열수도료’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협정에 의한 비용분담은 1991년부터 시작되었는데, 특별협정의 유효 기간은 5년으로 설정되어 있어, 미․일 양국은 5년마다 특별협정의 갱신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06-10년간의 방위분담금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교섭이 2005년에 있었다. 일본 정부는 2004년 7월에 발표된 주일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새로운 막사의 신축 등 시설 정비비를 일본이 대폭 부담하게 될 것이므로,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광열수도료(249억엔) 전액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막상 교섭을 시작하게 되자 미국 측은 오히려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여 교섭은 난항을 거듭하게 되었고, 주일미군 재편을 위한 협상 자체가 지연되어 주일미군 기지 이전 및 주둔 규모를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힘들어 새로운 분담방식을 합의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미·일 양국은 기존의 틀을 2년간 연장하기로 합의하였다.
| <표>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현황 | |||||||||||||||||||||||||||||||||||
| (단위: 억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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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협정 교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한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 재편에 따른 막대한 비용분담과 이에 따른 재정의 압박, 여론의 비난 등을 감안하여, 대신 2006년도 이후의 제공시설 정비비를 대폭 삭감하였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공시설 정비비는 계약액 기준으로 2006년도에 170억 엔, 2007년도에 162억 엔이 삭감되어 2005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되었다. 2008년도에는 추가로 44억 엔이 삭감될 예정이다.
현행 특별협정은 유효 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금년도에 특별협정 개정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양국 간의 교섭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미국 측은 비용 증가를 내세워 증액을 요구하고 있고 일본 측은 주일미군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분담액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으로서는 2006년 7월 각의에서 결정된 “경제 재정 운영과 구조개혁에 관한 기본방침 2006”에서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 소요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방위분담금 삭감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미협조노선을 중시하는 아베 당시 관방장관까지도,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은 상호 신뢰성 문제로 매우 중요하지만 미일동맹의 쌍무성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부담액의 삭감 등을 포함한 논의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군 전력을 증강해 왔기 때문에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브루스 라이트 주일미군 사령관은 지금은 자금 면의 지원을 삭감할 시기가 아니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현재 새로운 특별협정을 둘러싼 교섭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발표된 내용이 없으나 다음과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 병력 숫자는 감소하고 있지만 기지 내에서 일하는 일본인 종업원 숫자가 증가하여 노무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분담비용의 삭감을 미국 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주일미군은 2006년 9월 말 시점에서 3만 3,453명으로 2002-06년간에 8,395명이 감소하였다. 반면 미군기지 종업원의 숫자는 2006년 9월 시점에서 2만 5,403명으로 2002-06년간에 429명이 증가하였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모순점을 지적하여 노무비를 삭감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군사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광열수도료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수면 하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특별협정 개정 교섭이, 현안으로 드러나 있는 대테러특별조치법 연장 문제보다 미일동맹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방위비 분담은 장기적으로 미일동맹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미·일 간의 특별협정 개정 교섭은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도 2009년 이후의 비용분담을 위한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분담방식도 종래의 ‘총액 증액’ 방식에서 소요에 근거한 '소요 충족'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주한미군 재편에 따라 새로운 분담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미․일간의 비용분담 교섭 결과는 미군재편 이후 시대의 동맹국간 비용분담 형태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동맹국 간의 비용분담 협상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동맹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상대국 정부와 자국 국민 여론을 동시에 설득하고 충족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에게 유리한 결과를 낳으면 다른 한쪽의 국내 여론이 나빠져서 결국 동맹의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새로 등장한 후쿠다 내각은 대테러조치특별법 연장이라는 난제를 안고있어서 방위비 분담금 교섭에는 많은 힘을 쏟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대미협조노선을 중시하던 아베 정권과는 대조적으로 아시아 외교를 중시한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에 대미협상에서 신중을 기해야 할 처지이다. 지나친 분담금 삭감 요구는 대미협조를 경시한다는 비난을 초래할 수있기 때문이다 미국 측의 증액 요구와 국내적인 삭감 압박 속에서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2007년 미․일간 비용분담 교섭의 귀추가 주목된다.(konas)
송화섭 (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동북아연구실장 songws@kida.re.kr)
출처: K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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