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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보고]피 흘리지 않는 전장체험 'KCTC'

김영림 기자의 모의전쟁 참전기

Written by. 김영림   입력 : 2007-10-19 오후 5: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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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나 눈이오나 상관없다. 전쟁이 날씨를 가리면서 일어나지 않는다. 

 총알 역시 언제나 적만 죽이는 게 아니라 앞서가는 아군을 오발로 살상 할 수 있다. 

 훈련때 밥을 굶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괴로운 일이지만, 전쟁에서는 식사 추진차량이 공격받을 경우 그대로 굶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행보관이 전사하기라도 하면 부대의 모든 보급이 올 스톱 되어버리고, 전투에 패하기도 한다.

 피하고 싶은 돌발상황,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돌발상황까지 완벽하게 적용하는 훈련이 있다. 일명 '피흘리지 않는 전장체험'을 표방하는 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단(Korea Combat Trainig Center)의 약칭 'KCTC' 훈련이다.

 보병 1개 대대의 정규편제 부대가 그대로 뛰어 들 수있는 넓은 훈련장에서 벌이는 이 훈련은 전방 보병사단에서 중대급 훈련을 할수 있도록 장비가 지급된 '마일즈 장비 이용 훈련'과 일견 유사하면서도 훨씬 정교하다.

 직사화기공격은 공포탄이 터짐과 동시에 발사되는 레이저로 재현하고 유탄발사기나 박격포 같은 곡사화기공격은 통제관의 연막 투척과 함께 시뮬레이션 상에서 가상 포탄낙하지점에 있는 병사들의 사망과 중경상 비율까지 정밀하게 판정하면서 재현된다.

 그러고 보병만이 아닌 전차나 장갑차, 트럭 같은 중장비에도 레이저 발사기와 수신장치를 달고 누가 공격하고 누가 격파되었는지 그대로 확인 할 수 있다.

 병사들이 움직임은 몸에 부착된 센서와 GPS의 도움으로 중앙통제실의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되고 누가 달려가고 멈춰있는지 심지어 포복하였는지, 앉아있는지 까지 알 수 있다.

 이래서는 과거의 훈련처럼 정확한 판정기준의 부족 이유로 정밀한 부분을 '대충 넘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첨단 '모의 전쟁'에 기자도 참전 '모의 종군기자'가 되어 참전하는 기회가 생겼다.

 국방부에서 국방 관련 10여개 NGO단체를 초청해 실시한 '안보현장체험'행사에 이 KCTC 훈련 체험이 끼어 있었으며, 기자는 국방NGO중 하나인 '뉴라이트 안보연합'의  도움으로 그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CTC 훈련의 시작은 장비와 복장의 수령부터 시작되었다.

 이제 예비군도 8년차에 접어드는 기자로선 군복이 맞을까 염려하고 있었지만, 사이즈에 맞는 군복을 금새 지급받을 수 잇어 한시름 놓았다.

 문제는 단독군장과 각종 감지센서가 부착된 재킷을 입을 때 부터였는데, 묵직한 중량에 순간 이거 입고 뛸려면 보통 고생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용으로 지급된 K-2 소총을 살펴보는 시민단체 회원들ⓒkonas.net

 나중에 알아보니 소총을 제외한 장비 중량에만 무려 7킬로그램으로 그냥 무겁게 만든게 아니라 단독군장에 실탄 삽탄된 탄창을 휴대하고 방탄조끼 까지 입은 것을 상정한 무게인 거 같았다.

 그 다음 코스는 조교로부터 각종 장비의 특성을 교육받는 것이었다.

 먼저 K-2 소총과 K-3 같은 직사형 소화기의 사용법을 교육받았는데 공포탄을 쓰면 총구에 부착된 레이저 발사기에서 동시에 레이저가 나가 조준한 상대측 병사에 명중하면 상대편이 착용한 감지센서가 신호음을 발신하며 사망판정을 내는것은 예전에 필자가 현역이던 시절 받았던 '마일즈 훈련'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른게 있다면 사망만이 아닌 명중부위에 따른 중상, 경상 정도까지 다 계산된다는 것 정도였다.

▲ 센서 부착 조끼의 모습. 무게가 상당했다.ⓒkonas.net

 그 다음으로는 40밀리 유탄 발사기나 K-4 고속 유탄 발사기, 판저 파우스트-3, 106밀리 무반동총과 같은 중화기의 사용 시범이었다.

 유탄발사기와 곡사화기는 직선으로 뻗는 레이저의 특성상 포신의 발사각도에 따른 탄착지점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계산하고 탄착지점으로 예상되는 곳에 있는 병사들에게 역대 실전에서 포격에 의한 사망률 통계를 적용, 사망과 중, 경상 판정을 내린다. 물론 엄폐물에 숨거나 그 일대를 신속히 탈출한 병사는 살아남을 수 있다.

 대단한 것은 106밀리 무반동포같은 중화기와 전차까지 모의 전쟁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든 점이다. 실제 포탄과 똑같은 중량의 모의 탄을 장전하고 발사하면 후폭풍이 배출되는 것 까지 재현된다.

 무반동포 발사를 바로 뒤에서 멍청히 지켜보는 필자에게 안내하던 병사가 황급히 옆으로 피하라고 경고한다.

▲ 발사시범을 보이기 위해 동원된 106밀리 무반동포 탑재 지프. ⓒkonas.net

 포구만이 아닌 후폭풍 비산 범위에 레이저가 발사되고 멍청히 서 있으면 착용하고 있는 센서가 반응해서 전투에 참가하기도 전에 후폭풍으로 인한 전사판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후닥닥 옆으로 달려가며 '저런 것까지 재현 했단 말인가?'하고 속으로 감탄했다.

 무반동포의 발사와 함께 정면에 표적으로 서있는 M-48전차에 별도로 부착된 사이렌과 경광등이 요란하게 움직인다. 판정결과는 당연히 격파였다.

 그 다음은 바로 실제 KCTC훈련 돌입이다.

▲ 가상적으로 자주 동원되는 M-48A3K전차. 무반동포 발사시범에는 모의 표적을 맡기도했다.ⓒkonas.net

 참가한 시민단체 회원들중 고령자와 여성 8명을 방어팀으로 편성하고 나머지 20명은 공격 1팀, 2팀으로 10명 씩 나뉘어 400미터 길이의 필드를 뛰어 언덕에 있는 방어팀을 공격하고 고지의 깃발을 탈취해야 한다.

▲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NGO 회원들. 들뜬 모습으로 시작을 했으나....ⓒkonas.net

 공격 개시선에서 엄폐물에 숨어있는 필자는 K-2 소총과 장비를 점검함과 동시에 준비한 카메라를 꺼냈다.

 기왕 일명 '완벽한 모의전투'를 하게 된 마당에 제대로 '모의 종군기자' 노릇을 하기로 작심한 것이다.

 신호와 함께 공격1팀과 2팀의 돌격이 시작된다.

▲ 신호와 함께 엄폐물에서 나와 돌격하는 '뉴라이트 안보연합'의 이상훈 회원. 이때까지 본 기자는 거짓말 보태어 로버트 카파라도 된 기분이었다. ⓒkonas.net

 거의가 군경험이 있음을 반증이라도 하듯 지그재그로 뛰거나 포복과 질주를 반복하며 앞으로 달려가고 필자도 그 것을 찍는다.

 그런데 갑자기 퍼벙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에 연막탄이 터지고 필자의 몸에 부착된 센서가 요란하게 울린다.

 판정은 적포탄 낙하상황에서 포격에 의한 사망. 전투개시 4분 만이었다.

▲ 본 기자가 전사판정 받기 직전에 찍은 마지막(?) 컷. 이 훈련이 실전이 아닌게 정말 다행일 뿐이다.ⓒkonas.net

 다행히도 통제관의 아량 덕에 계속 전투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원칙대로라면 일명 '사하지점'에서 '시체'로서 꼼짝않고 누워있어야 하고 심지어는 영현 운구용 가방에 담기거나 얼굴에 태극기가 덮일 수 도 있다고 귀띔한다.

 실제 전투였다면 이미 죽은 목숨, 기자는 역시 위험한 지역에 종군기자로 나가는 것은 꿈꿔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이번에는 죽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포복과 기동을 반복하며 필드를 질주했다.

▲ 실수하면 죽는다(?)가 확실한 훈련인 만큼, 여유있게 시작한 회원들도 금새 전술적인 행동으로 움직임을 전환했다.ⓒkonas.net

 그런데 불과 400미터도 안되는 필드에서 왜 이리도 숨이 찰까? 목표 고지 바로 앞에선 사실상 거의 기진 맥진, 소총 제외하고 센서장비만 7킬로그램 무게가 나가는 것을 걸치고 뛰는 것은 확실히 체력소모가 남 다르다.

 그러나 장비 무게를 탓할 수는 없다. 실제 전투시 장착하는 장비의 중량을 감안한 무게인 것이다.

 그래도 헐떡대며 고지를 향해 기어 올라가는 동안, 이 KCTC 훈련이 처음 실시 될 때 훈련 참가 부대에서 유난히 체력 고갈로 인한 낙오자가 많았다는 이야기를 비로소 이해했다.

 KCTC 훈련 실시 초창기에 훈련 참가부대가 이곳에 배속된 대항군들에게 일방적으로 패배한 것은, 대항군들이 지형지물 숙지와 숙련도가 높다는 것 외에도 갑작스럽게 실전과 같은 무게의 장비를 지니고 뛰는 것에 처음 경험한 병사들이 익숙하지 못했던 것도 원인이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이전 KCTC 훈련 참여부대들의 패배 사례에 대한 자료가 일선 부대들에도 하달되어 훈련 참여부대들이 사전 준비를 하며 체력단련을 철저히 병행해 훈련 참여부대의 전투력도 덩달아 상승했다고 한다. KCTC훈련이 가진 진정한 군 개혁 효과가 이런 세세한 것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 마침내 점령된 고지 붉은 깃발을 내리고 태극기를 흔드는 공격 팀원들ⓒkonas.net

 한 20 분이 흘렀을까?  필자가 고지 한쪽 사면에 엎드려 방어 진지를 향해 사격할때 반대쪽 사면으로 접근한 팀이 고지를 점령하고 깃발을 빼앗았다. 훈련이 일단락 된 것이다.

 일단 공자와 방자 중 누구의 승리인지는 판정하기 힘들었다.

 역시 실제 훈련 참여부대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훈련이라 기자의 예에서 보듯 훨씬 관대한 기준에서 훈련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녹초가 된 공격팀원과 방어팀원 모두 샤워장으로 들어가 20분만에 한 됫박은 흘렸을 법한 땀을 씻어내고 훈련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 녹초가 되어 하산하는 여성 참가자. ⓒkonas.net

 일단 공자와 방자의 사망비율이 극단적이었다. 방어팀은 고정된 호에서 엄폐하고 개활지를 달려오는 공격팀을 손쉽게 요리했다.

 공격팀은 두배 이상의 병력을 투입한 것에 비해 아측 사망률은 1.5배 살상비율은 절반 이하였다. 왜 공격 시 방어자의 3배 이상의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교리가 만들어 졌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그 다음으로 우수 성적자 표창식이 있었다.

 방어팀과 공격팀 각각 한명에서 선정되는 표창 대상자는 가방 많이 전과를 올림과 동시에 제일 피해가 적었던 사람으로서 표창과 함께 '전투영웅'으로 선정된다.

 영광스럽게도 공격 측의 전투영웅으로 기자와 같은 팀을 이룬 '뉴라이트 안보연합'의 권순삼씨가 선정되어 같이 싸운 공격1팀의 체면을 세웠다.

 '자주국방네트워크'에서도 핵심회원으로 활약중인 권순삼씨는 일명 쌍팔년도 군번으로 20 기계화 보병사단에서 복무한 경력에 아깝지 않은 전투력을 보여줬다.

▲ 훈련이 끝난 뒤에는 우수성적자에 대한 '전투영웅'표창식이 있었다. 상장을 받는 '뉴라이트 안보연합'의 권순삼 회원 ⓒkonas.net

 훈련장에 도착한 시간이 13시, 훈련이 끝나고 종합 평가를 받고 KCTC 훈련장을 빠져나온 시각이 16시 30분.

 불과 3시간 30분정도 밖에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기자에게는 왠만한 하루보다 더 긴 경험이었다.

 이러한 훈련이 전군으로 확대되면 분명 군개혁의 취지에 걸맞게 '보여주기 위한 훈련'이 아닌 '싸우기 위한 훈련'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이 훈련이 전국으로 확대 되는 것은 시간과 돈이 더 필요하다.

 현재의 훈련장 넓이와 장비는 한번에 1개 대대의 훈련만 가능해, 한 부대가 이 훈련을 실시하고 다음에 이 훈련을 다시 받을 때 까지는 무려 9년 이나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 개편될 전방 사단 병력들이 2년에 한 번 꼴로 훈련을 받으면서 부대의 전투력 수준을 재확인하고 모자란 것을 보강하고 재도전 하기 위해선 못해도 한 번에 1개 여단 규모의 인원이 매년 30개가 순환하며 훈련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장 부지와 장비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다행히도 가까운 시기(2012년)까지 가능 할 듯 하다. 과학화 훈련단의 로드맵대로라면 그 때까지 여단급 훈련부지와 장비가 확충될 수 있다고 한다.

 군개혁은 구호와 이상만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이 KCTC 훈련처럼 과학화된 장비와 예산의 투자로서 달성되는 것이다.

 이 진정한 개혁의 흐름이 좌초되지 않고 더욱 확대되어 보다 많은 부대가 수혜를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konas)

▲ 훈련이 끝나고 NGO 회원들을 마중나온 과학화 훈련단장(우측)과 간부들. 중앙의 인물은 대항군용으로 준비된 북한군 전투복을 샘플로 걸치고 있다. ⓒkonas.net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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