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천 "종전선언은 정치적·상징적 선언"
'SMI 안보경영 포럼'에서... "3, 4자 미 명시는 국익파괴" 주장도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24일 "남북 정상 선언문에 담긴 3,4개국 정상들의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을 이제 시작하자는 관련국들의 정치적·상징적 선언을 의미한다" 고 밝혔다.
백 실장은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남북정상회담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SMI 안보경영포럼에 초청강사로 참석해 한 강연에서 "3, 4개국 정상들이 그런 선언(종전선언)을 했다고 해서 군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니 이 문제를 두고 법학자들이 논란을 벌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10·4 공동선언문' 4항의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내용의 3자와 4자에 대한 구체적 명시가 되지 않은데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 가려면 평화협정이 맺어져야 하는데 그때까지 5년은 걸릴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면서 "평화협정으로 가는 '터닝 포인트' 로서, 그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할 정상들이 모여서 선언을 해야하는데 그것이 바로 종전선언"이라고 설명했다.
백 실장은 또 종전선언은 비핵화 후에 할 수 있고 미·북 정상이 포함된 회동은 비핵화 후반기에나 가능하다는 미측 입장과 관련,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국가마다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고 전제한 뒤 "관련국과 외교적 협의를 앞으로 시작하면서 차이점이 해결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협상 개시선언은 외교장관급에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우리 외교부 입장과 관련해서는 "과거 실무자급에서 평화체제를 논의한 4자회담은 성공하지 못했다" 면서 "정상들이 약속하면 구속력이 좀 더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백 실장은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날 청와대 안보수석이 미국에 가서 설명한 것이 바로 이 내용" 이라며 "북핵 문제가 진전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처럼 때가 되면 (3, 4자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의 핵 불능화에도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11월 1일 불능화 이행팀이 방북하고 11월 중순이면 실질적 불능화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면서 "현재 북은 45kg 안팎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능화가 되면 더 이상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특히 "연말 불능화가 이뤄지면 핵폐기 협상에 들어가는데 그때가 되면 대북 경수로 제공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고 경제적 지원도 불능화 때보다 많아질 것" 이라면서 "어려운 협상이 되겠지만 한반도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경제적 문제가 있더라도 그 문제를 풀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 실장의 낙관과는 달리 미 전문가들은 연말 시한을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예견했다. 미 군축협회 피터 크레일 연구원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핵 불능화가)올 연말까지 하기로 돼 있지만 연말까지 완전한 불능화가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연말까지로 끝내기로 돼 있으나 내년 초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핵 전문가인 레너드 스펙터 박사는 "핵 불능화가 제대로 되려면 북한의 협조가 전제가 돼야 한다. 핵 불능화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북한측의 협조를 봐야 시한 내 제대로 완수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구상에 언급, "(남북정상간 합의는) 해상에서 비무장 지대를 만들어 보자는 것" 이라면서 "이렇게 5∼10년 가다보면 NLL문제는 평화협정을 협의할 때 다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이날 공개되지 않은 내용도 거론했다. 육상의 군사분계선에서 정전협정에서 벗어나는 중화기를 철거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북한의 반응이 없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3, 4자 정상회담과 관련해 선언문에 분명한 명시가 없음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8일 국제외교안보포럼 강연에서 "만약 종전선언 회담에 전쟁 당사국인 한국이 빠지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또한 중국이 빠지면 법적 효력과 외교적 마찰도 고려해야 한다" 며 "분명한 명시가 없는 것은 엄청난 국익훼손과 파괴" 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3자와 4자를 명기한 것은 북측이 내민 초안내용을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받아들여 북한의 의도된 술수에 아무런 대응 없이 말려 들어간 꼴로 외교상 커다란 실수고 착오이자 재난" 이라고 해석했다. 즉 3자인 경우 한국의 포함 여부를 김정일에게 분명히 확인하고 따져야 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국 이 조항은 차기정권에게도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Konas)
이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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