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도 지켜야 할 영토다
그래서 바다에는 국경선도 있고 경계선도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11월 1일 NLL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거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문제를 놓고 괜히 어릴 적 땅따먹기 할 때 땅에 줄을 그어놓고 네 땅 내 땅 그러는 것과 같다”, “다시 긋는다고 우리나라에 뭐 큰일이 나고 당장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NLL이 위로 올라가든 아래로 내려오든 그것 우리 영토하곤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니까 헌법하곤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도 말했으며 더 나아가 NLL을 지키려다 전사한 장병들에 대해 ‘합의가 되었으면 아까운 목숨을 버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는 믿기 어려운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여권의 한 대통령 후보는 10월 30일 NLL(북방한계선)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NLL은 (우리의) 전투기, 해군 군함이 더 이상 북상하지 못하도록 그은 선”이라며 “바다를 국가 간 경계선으로 그은 나라는 없다”고 말한 모양이다.
오늘날 국가의 상징인 대통령은 첫 번째 임무가 국토를 수호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사장이 아니라 총사령관이다.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의 첫 번째 임무가 주권을 수호하는 일이고 주권 수호를 위한 첫 번째 임무가 영토를 수호하는 일이다. 국가라는 정치 조직체가 영토에 근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우호적인 나라의, 아무런 악의가 없는 외국인 일지라도 허락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자기 나라 영토에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국제정치의 보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도자들 중에는 바다에는 경계선이나 국경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국가를 이끌어 가는 혹은 이끌겠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니 우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비통하고 황당하다. 이들이 대통령의 사명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국가를 이끄는 사람들이 했다고 믿을 수 없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인간들은 바다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인류의 마지막 남은 보고(寶庫)인 바다는 점차 국가 간 경쟁의 장이 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항해술이 급격히 발달한 결과 바다에도 국경선을 획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을 당시 국가들은 우선 자국의 해안 포대에서 발사한 포탄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즉 탄착거리가 3해리 (1해리는 1852 m) 라는 사실을 바다 영토를 획정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그 보다 먼 곳을 영토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지로부터 3해리가 보편적인 영해(領海,Territorial Waters)의 기준이 되었다. 과학이 발달한 요즈음은 미사일로 수천 키로 밖의 적국 군함도 격침 가능하게 되었지만 항해 자유의 원칙 등과 절충, 12해리를 더욱 보편적인 영해의 기준으로 삼게 되었다. 국가마다 자신이 처한 독특한 사정에 의해 12해리 영해를 받아들이는 나라도 있고 필리핀처럼 영해를 육지로부터 200 해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라도 있다.
우리 어선의 능력이 보잘 것 없는 반면 일본은 좋은 어선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1950년대, 이승만 박사는 당시 통용 되던 국제법을 무시한 것이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영토로부터 수백 키로나 되는 동해 바다 한 가운데 줄을 긋고 이를 평화선이라 명명했다. 일본 어선들이 평화선 안에 들어와서 어업활동을 하는 경우 가차 없이 나포하기도 했다. 가난한 한국의 어업과 어업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바다의 경계선 이었던 것이다.
1970년대 이후 국가들은 바다의 자원 쟁탈전이 빠져 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1982년 유엔은 유엔 해양법 회의(UN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를 통해 각 국가의 육지로부터 200해리(약 370Km) 이내의 지역을 EEZ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획정하는 해양국제법을 만들었다. 한국과 중국 사이처럼 바다의 폭이 400해리가 안 되는 경우 EEZ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아직도 완전히 해결 되지 못한 문제다.
배타적 경제 수역을 획정함으로서 바다의 경제적 관할권을 그 바다에 인접한 영토를 가진 국가에게 배타적으로 부여하게 된 오늘 육지 영토가 37만 평방키로 에 불과한 일본 같은 나라는 영토가 무려 485만 7193 평방키로로 늘어났다고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경계 획정에서 분쟁이 야기되는 경우도 너무 많은 오늘 세계의 모든 바다는 국가들이 그은 경계선과 분쟁중인 모호한 경계선으로 가득 찬 대단히 복잡한 지도를 산출하게 되었다. 21세기를 이끌어 가려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이 경계선으로 꽉 들어차 버린 그런 바다 지도를 본적이 없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은 섬 하나를 두고 국가들은 목숨을 걸고 그것이 자기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영토는 국가의 상징일 뿐 아니라, 바다의 작은 섬은(그것이 비록 바위덩어리에 불과할 지라도) 그 부근에 있는 무한한 자원이 어느 나라에 속하는 것이냐를 판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국가들의 영토개념이 바다로 확대 된 지 이미 오래 되었고 단 한 뼘이라도 더 많은 바다를 차지하기 위해 국가들은 사투를 벌이고 있다.
NLL이 북한으로부터의 남침을 막기 위해, 즉 평화 유지를 위해, 한국 및 유엔 측이 오히려 대폭 양보함으로서 그은 선이라는 사실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국군은 “북한에 연평도는 ‘목구멍의 비수’,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로서 NLL을 포기할 경우 유사시 서울이 위협받을 것”이라 단언하며 국토 수호의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과 국군은 우리나라의 영토를 사수하려는 의지가 충만하다.(Konas)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
출처 : http://www.cfe.org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