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삼국시대의 일개 서생 유비는 관우·장비와의 도원결의 및 삼고초려로 제갈공명을 수하에 둠으로써 그들의 경험·의리·힘·지략을 활용해 촉 제국을 건설한 영웅이 됐다.
한 개인의 만남의 영향이 이렇게 클진대 국가의 경우는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개인 간의 건설적 만남을 우정이라 하듯이 국가 간의 건설적 만남을 동맹이라 칭한다. 오늘날 세계가 비록 적·아가 모호한 국익 우선주의를 추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활적 국익(vital interests)인 국가안보의 달성을 위해 미국을 필두로 쌍무·다자·지역 간 동맹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19세기 제국주의와의 만남인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시초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한반도에 진주함으로써 해방군적 만남을 가졌다. 이후 한국이 동서 냉전의 접점인 지정학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극동지역 방위선(East Asia Defense line:애치슨 라인)에서 제외되면서 초래된 한국전쟁 참전으로 동맹이 심화됐고, 전후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비로소 양국 간에 공식적인 군사동맹체제가 형성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위협서 예방중심 동맹설정 필요
한국에 있어 미국은 한국전쟁에서는 그들의 젊은 피를 희생시켜준 체제수호의 핵심 지원국으로, 한국의 성장기에는 성장동력의 대외적 요인으로, 오늘날에는 사회 제 분야에 있어 상생할 수 있는 상호 호혜적 국가로서 한국의 근대화 50여 년의 시간 속에 항상 있어 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반석 같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저해하는 요인이 대내외적으로 분출하고 있기에 동맹의 순기능·역기능적 측면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로 시작된 양국 간의 동맹관계를 평가함에 있어 순기능적 측면으로 한국은 공산세력의 야욕으로부터 체제를 수호할 수 있었고, 국방비의 상대적 절감을 통한 경제기적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미국의 선진화한 체제를 받아들임으로써 낙후한 한국의 사회체제를 단시간 내에 국제적 표준형태로 정립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대(對) 소련 봉쇄정책의 일환으로 냉전의 접점 지역에 주한미군을 배치함으로써 동북아시아에서의 전략적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양국관계가 순기능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양국의 국익·목표 및 전략이 호혜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결과라 할 것이다.
반대로 역기능적 측면으로 한국은 주한미군의 재배치 및 규모가 미국의 세계전략 차원에서 결정·추진됨으로써 한국의 국가정책, 군사전략의 수립 및 장기적 차원의 군사력 건설에 심대한 장애를 받았다. 작전통제권 불소유에 따른 한국군의 자체적인 전쟁기획 능력 저하와 한국의 경제력 신장에 따른 비용부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주둔군지위협정(SOFA) 관련 한국 국민의 피해의식 확산과 미군 공여지의 재산권 행사 제한 및 환경오염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s) 위협에 노출된 제2사단의 인계철선(trip wire)화에 따른 군사전략 운영상의 한계점이 노정되고 있고, 미국 내에서 점증하는 주한미군 주둔 반대 여론을 언급할 수 있다.
우리는 지속적 경제성장과 북한 및 불특정 세력의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의 도전세력인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세계전략 구현을 위해 한국이라는 존재는 그들 국익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이러하기에 향후 한·미동맹의 방향은 양국의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하되 일정 부분은 어느 일방의 관심사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호혜할 수 있는 동맹은 상호 간 신뢰성과 지속성이 보장돼야 이루어질 수 있다. 때문에 향후 한·미동맹의 나아갈 방향은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평화를 위하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증대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 책임있는 자세 절실
이를 위해 첫째, 현재의 군사동맹은 점차 군사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제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동맹으로 전환돼야 한다. 둘째, 예상 가능한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위협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의 동맹개념 설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동아시아 관련국과의 쌍무적·다자간 교류·협력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경제력과 정예화된 군사력이 필요하다. 셋째, 국력성장에 부응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우방과 영원한 적은 없다지만 지금 시점에서 한국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볼 때 우리가 처한 지정학적·지경학적 위치는 한국에 있어 안보와 국부는 독자적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또한 이것은 5000여 년의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
‘세상이 비록 평안할지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닥친다’(天下雖安忘戰必危)라는 옛 성현의 충고를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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