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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책설명회 참관기

참관자들 "첨단과학군의 모습에 격세지감이…"

Written by. 김 철   입력 : 2007-11-16 오후 4: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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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간부 및 성우회 회원들은 국방부가 마련한 국방정책설명회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참여정부 기간 우리 군이 전력증강사업을 통해 첨단 과학군으로 변화된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게 함으로써 오래전 군을 떠난 군 원로들에게 국방정책 및 군에 대한 신뢰를 제고시키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국방부가 과거에도 여러차례 민간인을 상대로 정책설명회를 가진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청사내 회의실에서 브리핑으로 실시해 왔던 과거의 설명회와는 달리 참가자들을 전투부대 현장으로 안내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현장에서 군의 발전된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라는 것으로 보인다. 

 일행이 방문한 현장은 바로 용인에 있는 육군3군사령부와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한국과학화전투훈련단(KCTC)였다.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단, 시·도 회장단, 향군본부 간부 등 임직원과 성우회 회원 등 예비역 약 40여 명이 참가했다. 기자도 동행했다.

 ▲ 국방정책 설명회에 참가한 향군·성우회 회원들이 김관진 합참의장, 백군기 3군사령관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onas.net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관진 합참의장은 국방정책설명에 앞서 가진 인사말에서 우리 군은 확고한 대적관으로 적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의지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우리의 유화적 대북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과 장사정포를 전방에 배치하고 있는 등 군사적으로는 전혀 불변"이라며 "서해 NLL이나 지상의 비무장지대 내에서 적의 도발에 대비해 철저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이번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양국 사이에 다시한번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핵우산 제공을 확약했고, 한반도 유사시 해·공군의 증원 약속도 확인되었다"며 이같이 말하고, "2012년 전시작통권 전환을 계기로 한미동맹관계는 보다 견고하고 건실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또 국방환경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우리 군이 정보화, 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방개혁 2020' 추진의 필요성을 이같이 설명하면서 국방부가 군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당위성도 함께 설명했다.

 김 의장은 "우리 군은 현재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는 충직한 모습으로 시대적 과업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이것이 선배 군인들이 쏟아온 피와 땀에 대한 후배들의 보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향군인회·성우회 회원들은 전력증강 현황과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국방연구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사령부 지하실에 있는 대화력전 수행본부를 방문해 실시간 수행되는 작전상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력전'은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으로 ▶먼저 보고 ▶먼저 결심해서 ▶먼저 쏜다는 개념이다. 인공위성이나 정찰기, 고성능 레이다 등으로 노출되어 있거나 은폐된 적의 장사정포 위치를 미리 파악하여 우리의 공군력과 포병화력으로 정밀 타격한다는 것이다.

 3군 화력부장 모종화 장군은 "먼저 보는데 40초, 결심할 때까지 50초 가량 걸리며, 최초 타격은 2분30초에서 늦어도 4분이내에 이뤄진다"고 설명하면서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작전해 본 결과, 전쟁 개시 5일 이내에 적 장사정포의 70%를 파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D+5일 이내에 적의 지상화력 지원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다시말해 전쟁개시 5일 내에 적의 작전환경을 완전히 파괴해 더 이상 적으로 하여금 전투수행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모 장군은 "이같은 작전개념은 90년대 중반부터 우리 군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온 전투 시스템으로, 세계 최초"라며 "미군으로부터 2005년 이후 인수받아 지금은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군의 이같은 설명을 들은 일행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며 우리 군의 발전된 모습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 

 브리핑이 끝나자 3군사령관 백군기 대장이 병영내 젊은 병사들의 달라진 모습을 소개하고 나섰다. 예정에 없던 발언이였다. 백 사령관은 병사들의 잘못된 대적관과 안보관을 걱정해온 노병들을 안심을 시키려는 듯, "대화력전 수행이나 오후에 견학하게 될 과학화전투훈련단 운영과 같은 네트워크 중심전투의 중심에는 IT세대인 젊은 병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병사들은 군사령관이 나타나면 피하기 일쑤였으나 지금은 다르다"며 사령관을 만나면 병사들이 "사령관님, 식사 많이 하십시요"하고 인사를 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자율적인 병영생활로 병사들이 상관들과 거리감없이 자연스럽게 의사를 소통할 줄 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금년 을지훈련 때 보니까 한 밤중에도 조는 병사가 한명도 없었다"며 "컴퓨터로 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자기가 졸면 네트워크 유지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병사들은 도전정신과 책임감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백 사령관은 병사들이 위험한 일, 힘든 일을 회피하지 않는다며 그 예로 자이툰 부대나 레바논 파병 지원에 6,7대 1 정도로 경쟁율이 높고, 심지어 위험한 지뢰제거 작업에도 솔선해서 참가하는 병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IT분야에서는 병사가 간부보다 능력이 낫다", "미군 장교들도 우리 병사들의 교육수준이 높다며 자기 병사들 보다 우수하다는 말을 자주한다"며 요즘 병사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백 사령관은 또 일부 언론에서 6.25를 북침으로 생각하는 병사들이 많다는 통계를 발표한 걸 보았다며, "이는 병사들이 어휘를 잘 못 이해한데서 발생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즉, 한글세대인 병사들이 '북침(北侵)'이라는 어휘를, 남한이 북한을 침략했다는 뜻이 아니라 '북한에 의한 남한 침략'으로 오해한데서 나온 결과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백 사령관은 "서해교전 당시 우리 병사들은 적탄이 빗발치는데도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용감히 싸웠다"며 "후배들을 믿어도 된다"며 노병들을 안심시켰다.

 백 사령관의 이같은 설명은 앞서 박세직 향군회장이 인사말에서 국민의 안보의식이 약화되고 있음을 우려한데 대한 해명으로 들렸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국가안보의 5대 기둥은 국군과 주한미군, 한미동맹, 국가보안법, 그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이라고 설명하면서, 사법시험 합격자 중에는 미국을 주적(主敵)으로 생각한다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의 안보의식을 크게 우려했다.

 일행은 3군사령부에서 점심을 마치고 곧바로 군 헬기를 타고 한국과학화훈련단(KCTC)이 있는 강원도 인제로 날아갔다.

 KCTC의 훈련개념은 컴퓨터, 데이타통신, 광학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해 실전과 같은 모의훈련을 야전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훈련결과가 현장에서 바로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훈련 시스템이다.

 IT분야의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군사훈련에 IT기술을 적용해 전쟁 미체험 세대인 장병들에게 전장의 실상을 체험토록 하는 것으로, 대대급 훈련이 가능한 이 KCTC가 창설된 것은 1998년 12월이다. 이런 대대급 규모의 훈련장을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 독일 다음으로 한국이라는 게 훈련단장의 설명이다.

 "전투 프로를 만든다. 전투 프로를 꿈꾸는 자 여기로 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실전 같은 훈련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부대를 만든다는 관계자의 설명에 노병들은 마음 든든함을 느끼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다만 1개 대대가 마일즈 장비를 이용해 한번 훈련을 실시하는데 드는 비용이 2억 원이나 된다는 점과, 그나마 전군의 대대급이 한번 훈련을 하려면 9년이 걸리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부대 관계자는 대대급이 최소한 2년에 1회 정도의 훈련을 실시해야만 전투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단급이 훈련할 수 있는 훈련장을 마련해야 하고 각 사단에도 중대단위로 마일즈 훈련이 가능토록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개혁2020'의 궁극적이 목표가 전투력의 증강이라면 이처럼 첨단 과학화된 훈련이 상시적으로 실시돼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설이나 장비 등을 갖출 수 있는 국방예산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일행은 끝으로 과학화전투훈련단이 보여준 약식 시범훈련을 통해 훈련부대의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훈련과 훈련통제부의 훈련 분석 등 과학화한 훈련시스템을 견학한 후 헬기를 타고 귀경길에 올랐다.

 오래전 군문을 떠난 노병들에게 이번 국방정책설명회는 우리 군의 군사대비태세를 확인하고 전력증강 계획 및 과학화한 훈련기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노병들의 머리속에 각인된 과거 군대 모습을 지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않았나 싶다.

 지하 상황실에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서 적 포병화력을 무력화시키는 병사들이나 KCTC훈련장에서 실전과 같은 전투훈련에 임하는 병사들의 모습에서 과학화된 우리 군의 전투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약할 것으로만 생각했던 젊은 병사들이 위험한 일에도 솔선해 참가한다는 백군기 3군사령관의 설명을 듣고 노병들은 마음 든든함을 느꼈다. 김관진 합참의장이 "북한은 군사적으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그들을 적으로 보고 흔들림없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것도 노병들을 안도(安堵)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전방부대 지휘관과 병사들로부터 받았던 안도감도 잠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니 공동어로수역이니 하면서 국방부가 NLL 등거리·등면적 원칙을 포기할 듯한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NLL 사수'를 외쳐온 향군·성우회 회원들로서는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방(國防)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노병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다.(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 3군 관계자가 적 장사정포의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책을 설명하고 있다.ⓒkonas.net

 ▲ 한국과학화훈련단을 방문한 박세직 향군회장이 KCTC훈련에서 사용되는 개인 전투장비를 점검하고 있다.ⓒkonas.net

 ▲ 106미리 공포탄 사격 시범을 참관하고 있는 향군과 성우회 회원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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