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사령관 美향군 주관 한국전 참전기념행사 연설문
이 연설문은 지난 2007년 7월 27일 미국 재향군인회의 게티즈버그 한국전 참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벨 주한 미군 사령관의 기조 연설문을 정리한 것입니다. <편집자>
청중여러분 중에 인디애나 주에서 오신 분, 아무도 안계십니까? 남한의 크기는 인디애나 주와 비슷합니다. 남한은 세계경제 11위이며, 오천만의 인구로 21세기 가장 강대한 선진국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는 최대강국으로 꼽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디애나 주에서 오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테네시주 출신입니다) 한국 국민들이 너무도 강력히 믿고 옹호하는 입장들에 대해 인디애나 주민들이 과연 얼마나 동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한국인들의 이 같은 강인한 신념이) 과연 어디서 기인했으며, 지난 54년 동안 어떠한 요소들이 위대한 한국인들의 업적을 설명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같습니다.
대사님, 오늘 밤 이 자리에 와주신 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이 대사님은 정말 대단한 힘과 위력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이분을 이제 1년 반정도 알고 지내는데 콘돌리사 라이스는 물론이고,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을 포함, 그 사이 모든 정계 인사들과 항상 만나시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다니십니다. 오늘밤에는 청중 여러분들이 한국과 민족을 위해서 한인들에게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시려 이 자리에 나와 주셨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신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빌겠습니다.
저는 지난 1970년대 후반, 그때 당시 신참 대위의 계급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투어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1970년대면 청중 여러분 대다수가 이미 한국에서 빠져나오셨을 것임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 당시 DMZ 부근의 보병 제2사단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곳의 투어를 받으며 지형적 특색을 익히게 되었는데, 저는 이때 제가 그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한 신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제가 만났던 이 분은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미국의 조지워싱턴 초대 대통령과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그 분은 바로 그토록 위대하신 백선엽 장군님이셨습니다. 청중 여러분 중 몇몇은 아마도 그에 대해 들으신 바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과 같이 현재 건강히 살아계십니다. 그는 젊은 대령, 준장의 계급을 거쳐 결국에는 한국전쟁 시 한국군의 참모총장으로 계셨던 분입니다.
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 분은 저에게 단둘이서만 임진강 근처의 평원에를 가보지 않겠냐고 제의해왔습니다. 청중 여러분 중 몇몇도 역시 임진강을 몇 차례에 걸쳐 가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저는 "당연하지요. 당연히 장군님과 임진강 일대를 둘러보지요"라는 말과 함께 백선엽 장군님의 제안을 흔쾌히 승낙했고 우리는 곧 걷고 있었습니다. 그는 제 손을 꼭 잡은 채 한국 전쟁 발발 첫 나흘동안 그가 지휘·통솔하던 국군 제1사단이 봉쇄하고 지켜야 했던 전쟁터를 지나갔습니다.
그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이곳을 관통해왔지." 저는 말했습니다. "그들이라면…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가 응답했습니다. "T-34탱크였지. …죽을 힘을 다해 막으려 애를 썼지만 우리는 끝내 그들을 막을 수 없었지. 결국 그때 당시 우리들을 구해준 유일한 자들이 바로 미군들이었어." 이 말과 함께 그는 제게 감사의 뜻을 전해왔고, 그 자리에 그분과 같이 직접 있지 않았던 나는 수치심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습니다. 1950년이면 실은 저는 3살이었지만, 백 장군님의 자부심과 긍지를 통해서 우리 미군들이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떠한 성과를 거뒀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투어 당시(듣고 보고 느꼈던) 경험들을 가지고 오늘과 같은 이 자리에 서서 청중 여러분들과 부인들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1950, 1951, 1952, 1953, 1954, 1955 그때 당시의 긴박했던 정황을 생생히 연상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남한의 크기는 인디애나와 비슷합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는 청중 여러분의 노고에 힘입어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며 나아가 세계를 향한 여러분의 공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1950년대 당시에는 살아있지 않았지만 현 세대 수백만의 한국 국민들 역시 여러분의 공헌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때 당시 미군들이 한국인들을 위해서 행했던 일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일반적인 고등학교에 가보면 한국의 청소년들도 한국인들이 얻어낸 범국가적인 부와 근대화되어 있는 선진국의 모습, 으뜸가는 대학들과 병원들, 대중교통과 발달된 도시들 모두 그들 자신의 피땀 어린 노고와 불굴의 의지에서 나왔다고 믿지만 그 근원이 되는 밑바탕에는 여러분들이(미군들) 심어 놓은 미국의 도움이 있었다고 이해하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전쟁 후에도 남한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해 유사시, 상호방위체제 확립과 이행에 성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조약에는 한·미 양국이 범태평양 지역에 한해서 상호군사협조체제를 구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은 이 부분을 묵인한 가운데 베트남은 물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남레바논 지역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완화를 위해 우리 측의 요구에 따라 절대적인 군사적 지원이 되어 주었습니다. 청중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도왔던 것처럼 여러분의 동맹국 한국 역시 우리 미국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주활동지인 북동아시아 지역에서 부를 축척하며 그들의 일에만 신경을 쓰며 살수 있지만, 그들은 우리가 요청하는 계획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15년간 해외의 전시 및 평시 근무를 해본 경험 아래 이와같은 칭찬을 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말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의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러한 모습은 바로 여러분들께서 그들을 위해 수십년 전 쏟아 부었던 노고와 희생에 대한 보답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닐까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영원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우리는 이 사실을 명백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낳은 친구·전우들을 잃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여러분 조직의 회원입니다. 다른 여러 잡다한 우편물 틈새에 끼여 놓인 여러분의 협회의 원서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재향군인회"에 가입하시겠습니까? 사실 처음에는 이 우편물을 반송함에 넣었습니다만 몇 초 후 저는 다시 이 우편물을 들고 "과연 한국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내가 가입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제 보좌관을 통해 가입가능성을 알아보았습니다. 보좌관의 당초 생각은 참전하지 않았기에 아마도 안될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하루 정도가 지나 그는 가입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협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아무튼, 오늘날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은 미래에는 우리의 국가를 과연 누가 짊어지고 나아갈 것이냐는 것입니다. 남한과 미국이 현재 맺고 있는 이 강력한 조약이 과거 우리 역사의 수많은 다른 조약들과 같이 그저 시들어 없어질 운명에 놓여있진 않습니까? 아니면 이 한미동맹만은 여느 동맹과 달리 1950년에 시작했던 이 관계가 전쟁에 바탕을 둔 관계 이상으로 의미가 있는 동맹입니까? 공공의 적을 물리치려는 의도보다 더 깊은 의미를 한미동맹은 가질 수 있습니까?
오늘날 한·미 두 나라의 독자적인 문화의 교류를 볼 때, 이질성 보다는 공통성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믿음, 용기, 그리고 헌신과 같은 사회 미덕들을 말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비록 외적으로는 다르게 보일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마음은 똑같습니다. 전쟁 발발 후 57년간 지속적으로 이 마음은 더욱 유대감 있게 성장해 온 것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따라서 올해 여러분들의 이번 모임을 끝맺으며, 미래가 가져올 다방면의 변화된 모습들을 생각하며 저는 이 조직 나아가 한미동맹을 어떻게 영원히 존속시킬 수 있는지 우리 모두 궁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작년 "한국전쟁 재향군인회"에 일원이 되기 위해 한국전쟁 참전경험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저는 미국의 수천 수백만의 국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 같은 사명을 가지고 미래를 짊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
저는 오늘날 이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용히 여생을 마무리 짓는 것보다는 한미동맹과 한국과 미국의 단합을 위해 발버둥치고 소리쳐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 동맹은 서방과 동방을 하나의 목적 아래로 연합시킬 것이며 필요시 서로에게 도움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이 조직은 궁극적으로 이러한 이상을 가지고 존재하는 것입니다. 57년 전의 전쟁만을 위한 조직이 아닌 미래를 위한 조직입니다.
여러분이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게 가져다주었던 그 위대함에 더욱 가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미래의 공동 목표를 설계합시다. 그것이 제 희망이자 꿈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제 아내 kahe와 함께했던 한국에서의 복무는 축복이었습니다. 정년퇴임하기까지의 몇 년 동안 역시 지난 1년 반 만큼이나 축복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일 정년퇴임을 하는 동시에 강가에 가서 낚시나 한다면, 제 인생을 낭비해 버리는 셈이 될 것입니다. 정년퇴임 이후 뭔가 해야 한다고 믿어야 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미래에는 두 나라간의 동맹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원하며 "한국전쟁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여러 재향군인회와 저희가 앞으로 나아가고 살아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위한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한국전쟁 재향군인회원 여러분, 한국을 위한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엊그제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임을 당한 ssayoon을 기릴 기회가 있었는데 그를 위해 용산에 추모비를 지었습니다. 이 같이 한국군은 아직도 미국을 위해 목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늘밤 제가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연설문을 읽는 것 보다 제 마음에 놓여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 일원으로 받아들여 허락해주심에 감사드리며 신의 축복이….(konas)
B. B. Bell (미 육군 대장, 주한 미군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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