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평가
금번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긍정적 평가는 첫째,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항이었던 NLL문제와 관련 북한의 집요한 붕괴획책을 일단 차단하였다는 점이다. 북한은 <200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그리고 금번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현재의 NLL 무효화 및 재설정을 직간접적으로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노무현 대통령 및 이재정 통일부장관 등은 이러한 북한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여야 함을 은근히 암시하는 지원사격들을 하였다. 이러한 국가최고통수권자 및 대북정책주무장관의 영토개념경시 태도에 많은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고조되어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에 임한 김장수 국방장관은 대한민국 국군의 최고 군정권자로서 대한민국 주권관련‘지킬 것을 반드시 지킨’국방장관으로서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확고한 회담자세를 보였다. 김국방장관의 회담자세는 지난 수년간 남북관계 및 대북정책에 관여하면서 국민들의 자존심에 많은 상처들을 준 남한의 수많은 고위급 인사들의 대북회담자세와 크게 비교가 되는 대단히 의미 있는 회담자세였다.
두 번째 긍정적인 평가는 그 동안 남북한 간에 합의한 각종 합의들을 철저히 준수할 것과 두 번 다시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충돌유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보완할 것을 합의한 점이다. 그 동안 남북한간에는 한반도 평화와 불가침 및 남북한 화해교류협력을 위한 수많은 내용들을 합의하였었다. <7ㆍ4공동성명>(1972. 7. 4), <남북기본합의서>(1991. 12. 13), <기본합의서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서>(1992. 9. 17),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1992. 2. 19), <6ㆍ15남북공동선언>(2000. 6. 15), <남북장성급회담 합의서>(2004. 6. 4) 등 실천되지도 않는 합의서들을 보유하고 있다.
서명된 합의서들이 실천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그 전적인 책임은 우선 북한에게 있고, 남한 또한 많은 책임을 져야만 한다. 금번 국방장관회담에서 ‘그 동안 남북간 합의한 각종 합의들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합의한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합의를 하였다고 하여 남북간에 합의된 내용들이 향후에 반드시 실천된다는 보장은 여전히 없다.
세 번째, 향후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실질적 운영을 합의한 점은 남북한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진일보한 합의였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 및 운영은 1992년 5월 7일“남과 북은 불가침을 협의ㆍ추진하기 위하여‘남북군사공동위원회’구성ㆍ운영에 합의하고,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위원 5명으로 구성하며, 불가침의 이행과 준수 및 보장을 위한 구체적 실천대책 협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합의사항 실천” 등의 내용을 담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ㆍ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발효해놓고 15년 이상 실천하지 못 하고 있는 사항이다. 본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재구성 및 운영이 되면 남북한 간에는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구축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해프닝 같았지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해프닝 하나가 남한 대표들에 의해 30여 분 간 있었던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해프닝 내용은 회담장내에 김일성 및 김정일 사진 부착에 대해 남한 수행원들이 항의소동을 한 해프닝이다. 지난 역사속에서 순수한 남북관계의 각종 행사들을 늘 북한 정권은 체제선전장화 하고 이러한 북한의 술책들에 대해 남측대표들 및 많은 남한인들은 감각조차 없는 오늘날 현실 속에서 금번 국방장관을 수행한 수행원들은 모처럼 제정신을 갖고 회담에 임한 일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싶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은커녕,“만경대정신을 이어받자!”등 정신 나간 서명들, 거대한 정치 선전장에 나가 기립박수를 칠 것인지 아닌지 구분조차 못 하고 처신한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고위급 인사들의 행태들에 비해 금번 국방장관회담에 참여한 남측 수행원들의 대한민국을 생각한 딱 부러진 행동들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면들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금번 회담에서 NLL문제를 일단 논하지 않도록 차단한 것은 좋으나 차후 장성급회담에서 논의의제로 할 것을 합의한 점은 잘못된 점이다. NLL문제는 분명 대한민국 영토 경계선에 대해 북한이 시비를 걸고 있는 사항이며 이러한 영토의 경계선에 대한 비합리적인 시비행위에 대해서는 의제설정 자체를 하지 않았어야만 했다. 의제로서 받아드린 것은 그 자체가 몇% 정도는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의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미흡한 점은 대한민국국군포로 송환문제에 대해 일언반구의 논의도 없었다는 점이다. 남북정상회담이든 국방장관회담이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남북한 간에 우선 신뢰가 있어야 되며 이러한 신뢰는 지난 역사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사실 인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2000년 정상회담 직후 북한은 63명의 비전향 장기수들을 악착스럽게 북송시킨 후 수많은 우리의 국군포로들에 대해서는 그 존재자체를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측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구태의연한 비 동포애적인 반민족적인 태도들을 적어도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짚었어야만 했다.
세 번째, ‘서해상 긴장완화 및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인식하에 남북장성급회담에서 빠른 시일 내에 협의ㆍ해결’한다는 합의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을 수 있는 합의다. 물론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미 본 내용을 합의한 사항이지만 이러한 사항은 사실상 NLL을 무효화시키는 문제가 된 내용임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항이다. 서해상 긴장은 북한이 NLL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긴장이며,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남북한 간 긴장이나 무력충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동어로수역이나 평화수역을 만든다고 하여 서해상의 긴장이 완화되고, 충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NLL무효화를 위해 그리고 정치권이 NLL재설정을 위해 은근히 동조하고 있는 사술적인 아이디어를 국방장관회담에서 ‘절실하다는 인식’으로 합의한 것은 잘못이다. 국방안보차원에서는 보다 신중한 인식을 하는 합의를 하였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북한 김정일 정권은 실제 완벽한 북핵폐기에 대한 신념은 결여한 가운데 북핵불능화(북한은 ‘무력화’ 혹은 ‘가동중지’라는 표현을 좋아함)의 가시적인 성과를 과시하여 테러지원국 명단으로부터 북한삭제, 적성교역법 적용대상국 명단으로부터 북한 삭제, 중유 100만톤 해당 에너지 수령, 남한대통령선거에 특정한 목표달성 등 절박한 목표들을 보지하고 이러한 목표들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제반 목표달성에 북한 김정일 정권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김정일 정권이 평화적인 속성과 개혁개방의지를 보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대남통전부장 김양건이 바쁘고 1999년 6월 연평해전을 일으킨 주역인 매우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인민무력부장 김일철 차수가 끈질긴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길고 긴 합의서를 도출키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금번 남북 국방장관회담은 북한의 위장평화공세를 지원하여 준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회담 개최 자체는 이미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일이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었겠지만 회담과정에서 ‘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는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면 북한의 상투적인 비합리적 주장들이 있을 때 차라리 빈손으로 돌와왔던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도 있었다. 어차피 금번 회담에서 합의한 상당수 내용들은 차기정부에 가서 본격적인 토의를 하거나 무효화될 내용들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두고 길게 회담을 하고 긴 합의문들을 도출하고 한 것이 무슨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었는지 고개를 들고 깊게 생각했어야만 했다.
결론적으로 금번 국방장관 회담과 관련 유념할 내용들을 언급하여보면, 첫째,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ㆍ긴장완화 조치’들은 지난 역사 속에서 남북이 많은 합의들을 한 경험들이 있으며 이러한 합의들은 남한만 성실하게 이행하고 북한은 거의 대부분 이행하지 않은 지난 남북관계사를 깊게 명심하고 있어야 하며, 둘째, 서해 공동어로수역 및 평화수역 설정은 수많은 미사려구들을 동원하여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주장들을 하고 있지만 결국 NLL무효화를 위한 사술적인 아이디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하여야 하며, 셋째, 북한과의 모든 합의는 합의와 실천이 전혀 별개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여야만 하며, 마지막으로, 국방안보차원의 회담은 어느 정권 혹은 정파적 차원에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추진되는 남북회담들과 함께 춤추는 회담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며, 오직 국방안보차원에서 냉철하게 따질 것을 따지면서 추진되고 이행되어야 하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더욱 명심하여야만 한다.(Konas)
출처 : 세종논평97호
송대성(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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