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동맹 복원―新정부 '外交'개혁 최우선 과제
21세기 국제관계는 ‘상호의존(interdependence)’과 ‘세계화’를 특징으로 한다. 그만큼 ‘자주’만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없는 시대다. 국제적 변수가 내치(內治)와 국가 진로(進路)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특히 한반도처럼 지정학적으로 4대 열강에 둘러싸이고, 남북이 분단되어 군사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선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건국 이후 한국의 외교정책은 양대 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대북관계이며 또 하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대외관계다.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의 양축(兩軸)이며,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민족공조’냐 ‘한미공조’냐 또는 ‘자주’냐 ‘동맹’이냐로 분리되기도 한다. 그러나 양자는 분리ㆍ독립된 것이 아니고, 상호 밀접하게 연계되어 서로 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기간 중 한미 간 대북인식 차이가 한미동맹의 균열을 가져 온 것 등이다.
북한을 ‘민족공조 중심의 화해·협력 상대’로 보아 온 노무현 정부의 대북 인식은 국제사회의 그것과 큰 차이가 있다. 국제사회의 눈으로 볼 때, 북한은 보편적 규범과 질서를 거부하고 핵·미사일, 인권유린, 위폐 제조 등을 일삼아 쉽게 용인하기 어려운 상대다. 최근 미북 관계 청신호와 외교적 개방 등의 현상이 있으나, 이것이 북한의 구조적 변화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좀 더 많은 시간과 심층적 관찰을 요한다.
한국의 외교는 확고한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 설 때, 국가안보와 경제번영이 보장되는 선순환의 결실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역사적 교훈이며 지정학적 특수성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자유민주ㆍ인권을 중시하는 이념동맹이며 미국이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이 없는 원거리에 있고, 한반도 및 세계정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적 패권국가’라는 특징 때문이다.
‘자주ㆍ민족ㆍ평화’를 기조로, 종래의 한미동맹 중심 외교를 벗어나 이른 바 ‘동북아 균형자론ㆍ협력적 자주국방ㆍ다자 안보론’ 등 이상적이고 다분히 희망적인 외교노선을 제시한 노무현 정부는 미국 중심의 리더십 스타일 패권 질서를 일정 부분 거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자유민주주의 세계 이념질서를 이탈하고 세계정치의 ‘힘’의 현실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국익 손실과 악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아마도 독도 문제에서 미국이라는 대일 지렛대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뼈아픈 외교 손실이다. 그 대안으로 중국 편향성을 보인 노 정부의 외교는 대중 관계에서도 실익을 거두지 못했다. 중국의 국가이익 중심 한반도정책 때문이다. 북한 유사시 중국은 북한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위해, ‘동북공정’을 준비하고 북한의 경제 예속화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미 동맹을 기축으로 해야 여타의 대외관계도 순탄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외교적 특성이다. 한미동맹이 확고할 때 중국도 한국을 존중하게 되고 일본도 한국을 무시 못한다. 이렇게 볼 때, 노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失政)은 외교 분야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큰 실책은 지난 반세기 한국의 안정과 평화, 번영을 가능케 한 한미 ‘안보우산(security umbrella)’을 걷어내려 한 데 있었다. 구체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미국과 합의ㆍ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한미연합사의 해체와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붕괴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UN사령부의 위상도 흔들리게 되었고, 美지상군의 철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차기 정부가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핵무장한 북한과 주변 열강의 위협에 홀로 대처해야 할 지 모른다.
한미동맹은 비단 북한의 위협대처라는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체제에 의한 통일 달성과 통일 후 타 열강과의 대외관계 차원에서도 유지ㆍ강화되어야 한다. 차기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ㆍ강화를 외교정책 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전시작전권 재협상, 한미연합사체제 유지, 북핵 문제와 6자회담에 대한 공조체제, 대북지원과 북한인권 공조,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반도 외교안보 현안 문제를 한반도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접근, 재분석ㆍ재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재향군인회 안보교수)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