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08년 신년공동사설' 분석
종합적 특징
첫째, 올 신년공동사설에는 무엇보다도 북한이 올해 국가 창건 60주년을 맞아, 즉 북한국가가 수립되어 60년이라는 한 순환주기를 마무리하고 이제 새로운 탄생과 변화의 주기를 시작하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변화와 목표를 추구하여 2012년 김일성주석 탄생 100주년까지 해서는 “기어이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어 놓으려는"“결심”과“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각오는 공동사설 제목에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공동사설 전반에 걸쳐 사용된 표현에서도 그러하다.
북한이“새로운 비약의 폭풍", “위대한 전환”을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지난 10여 년간 여러 가지 지난한 난관을 극복하고 최악의 상황을 넘어서 이제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번 신년공동사설에 나타난 금년의 ‘정책부문의 우선순위’를 보면, 작년 2007년의 ‘이례적’인 우선순서를 벗어나 예전의 전통적인 우선 순서를 회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북한의 상황이 작년의 비상시국을 지나 이제 나름대로 안정을 되찾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2006년까지의 신년공동사설은 관례적으로‘정치사상'‘군(軍)’'당(黨)’'경제’‘남북관계’‘국제관계’의 순서로 되어 있었는데, 2007년에는 절박한 경제상황을 반영하여‘경제’를 맨 앞에 앞세워‘경제’‘군’‘정치사상’'당’‘남북관계’'국제관계’순서로 되었다. 그런데 올 2008년에는 다시‘정치사상’‘군’‘경제’‘당’‘남북관계’‘국제관계’의 순서로 되돌아와 있다. 단지‘경제’가‘당’보다 앞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예전과 차이가 날 뿐인데, 이는 북한이 올해도 경제회복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하에서는 이번 신년공동사설이 경제부문과 남북관계, 그리고 국제관계 중 미국과의 관계 및 북핵문제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그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군’과‘당’에 관한 내용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예전과 특별히 다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이들 부문에 대한 분석은 생략하기로 한다.
경제부문
올 신년공동사설은 “강성대국건설의 주공전선은 경제전선”이고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한 과업은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경제부문에서 작년 2007년에 비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올해는 경제부문에서‘인민생활 향상’과‘식량문제 해결’에 있어서 작년과 같은 절박하고 시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의 경우, 경제부문의 맨 처음 부분에 “인민생활 향상”을“자기 활동의 최고원칙”으로 하고, 구체적으로는,“농사”를“천하지대본”으로 삼아 주민들의“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룩하고, 경공업혁명을 통해 인민소비품 생산을 증가시키도록 독려하였다. 그런 다음, 경제 선행부문을 이야기하고, 경제사상과 이론, 방침들을 언급하였다.
그런데 올해는 맨 먼저 경제 관리와 운용의 원칙들―즉, 북한 경제구조의 특성을 살리면서 기술적 개건, 실리 보장, 내부예비의 동원을 기본으로 하면서 대외경제관계의 발전―을 먼저 밝히고, 경제 선행부문과 기초공업부문에 대해 언급한 후에 비로소 “인민생활제일주의”와 “식량문제, 먹는 문제”, 그리고 인민소비품 생산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북관계
올 신년공동사설은 남북관계 부문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남한을 자극하지 않는 차분한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남한의 협력’, 즉 새로 들어설 남한정부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앞으로 5년간 상대해야 할 대상이 ‘이명박 정부’이기 때문에 새 정부에 대해 가급적 자극적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이명박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10.4공동선언을 이행함으로써 도움을 받으려는 북한으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북한은 작년 10월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을 상기하는 의미에서 지난 해를 “조국통일의 길에 획기적인 국면이 열린 해”로 규정하고, 6.15공동선언의 실천강령으로서의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의 철저한 이행과 “평화번영”의 성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우리 민족끼리” 이념의 실천, 통일운동의 주체는 외세가 아니라 우리 민족이라는 점, 전쟁의 근원을 없애고 공고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의 중요성, 동족에 대한 “주적” 관념의 폐기 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남북협력사업을 “숭고한 애국사업”으로 새롭게 규정하고 남북경제협력과 교류를 장려하고 확대해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역시 남한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신년공동사설은 또한“통일에로 나아가는 시대적 흐름에 등을 돌려대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방해하는 친미사대와 매국배족 행위를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는 그 동안 대통령선거에서 친미보수적 성향을 보여 온 한나라당을 직접 지칭하지 않으면서 이명박 정부에게 간접적으로 자신의 요구를 내어 놓고 있는 셈이다.
북미관계 및 북핵문제
이번 신년공동사설은 미국에 대해서도 자극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있으며, 미국에 대해서 요구하고 있는 것도 원칙적인 것들, 예컨대, 대북적대시정책 폐기,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에로 교체,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무력증강 저지, 미군기지 철폐 등으로서 요사이 북미 간에 진행되고 있는 화해와 협력을 고려한다면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즉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이 없다. 이는 이미 북미양자회담 및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이뤄내어 그것을 이행하고 있고, 또 북핵문제에 대한 북한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는 그 동안 충분히 천명해 왔기 때문에 북핵문제나 6자회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008년도 정책 전망
그렇다면, 북한은 올해 대내외적으로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인가?
첫째, 대내정책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 창건 60주년을 맞아, 강성대국의 건설에서‘경제전선’이‘주공전선’임을 명확히 하고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총공격’을 강조함으로써, 이미 달성하였다고 자부하고 있는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보다는‘경제강국’건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는 올해를 인민생활 향상에서 실질적인 전환이 일어나는 보람찬 해, 기쁨의 해로 되게 하여야”하기 때문에“인민생활제일주의’의 기치 하에‘식량문제, 먹는 문제’와‘인민소비품’보장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남한의 협력을 필요로 하며, 또한 국내적으로 정치사상, 군, 당의 뒷받침을 필요로 할 것이다.
둘째, 대남정책에 있어서는 자신이 먼저 남한을 자극하는 정책은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나름대로의 역사의 분수령에 서서 자신의 ‘21세기를 위한 생존과 번영의 전략’을 세우고 이행되기 위해서는 남한으로부터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고, 또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부와 앞으로 장장 5년 동안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할 것이다.
셋째, 대미관계와 북핵문제 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21세기 생존과 번영의 전략’은 9.19공동성명, 2.13초기이행조치합의, 10.3제2단계이행조치합의 등에 잘 나타나 있다. 즉, 핵을 포기하되 핵이 없더라도 생존과 번영이 가능한 조건들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내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현재 우리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의 신고 등 북핵문제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하게 될 것인가?
북한은 지금 부시정부가 취하고 있는 태도는 북미양자회담에서의 약속과 달리, ‘동시행동적 원칙’에 충실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의 ‘선핵포기’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대통령이 김정일위원장에게 보내온 친서도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의 ‘선핵포기’적 입장을 또 다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 ‘방어적’인 입장에서 취한 행동은 UEP의 신고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대적성국교역법의 적용에서 배제시키는 것과 연계하여 신고의 타이밍을 늦추고, 중유공급의 지연을 구실삼아 영변핵시설들의 불능화 속도를 ‘동시행동적 원칙’에 입각하여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UEP의 신고 문제에는 그 동안 이것의 존재를 부인해온 북한의 대외적 신뢰문제가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으로 하여금 어떻게든지 UEP를 신고케 하여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만회하고 작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변한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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