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건국 60년 : ⑥세대를 넘어

Written by. 임화섭, 이세원, 신재우   입력 : 2008-01-17 오후 2:30:11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10-20대 무관심..30대 이후 낙관 '대조'

 건국 60주년이 다가오는 2007년말 '젊은 세대'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1987년 민주화 투쟁 이후 태어난 10대 중·고교생들의 경우 대부분 '건국'이라는 60년 전 사건에 대해 철저히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그저 '1948년 8월15일'이라는 역사 교과서 속의 날짜만 떠오를 뿐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느낌이 없는 단어라는 것이다.

 "건국이라는 말을 들어도 떠오르는 장면이 없어요. 수업시간에 배우긴 했지만 그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역사를 잘 모르겠고 너무 먼 이야기예요."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느낌과 생각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은 중학교 2학년 이아진(14)양이 "벌써 60주년이나 됐냐. 몰랐다"며 털어놓은 생각이다.

 이 양은 "친구들 중에도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지어 역사적인 내용이 나오는 드라마도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사에 대한 10대들의 무관심을 내비쳤다.

 대학입시와 학벌사회의 문제점 등 사회적 이슈에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학창 생활을 해왔다는 고교 3학년 송원준(18)군 역시 "당장 생각나는 게 없어요"라는 한 마디로 건국에 대한 본인의 평소 생각을 정리했다.

 심각한 청년실업 현상을 몸소 겪고 있는 '88만원 세대' 취업 준비생들에게 '건국'이라는 단어는 '무관심'을 넘어 냉소와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는 듯했다.

 진보정당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법무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용규(32)씨는 "건국 60주년인지도 몰랐지만 생각하고 보니 실망스럽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와 정책이 필요한데 60년 동안 본질이 별로 다르지 않는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았다"며 "이번 대선도 그 연장선이고 건국 60주년이 실망스러운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김혜민(25.여)씨는 "건국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건국 60주년이건 뭐건, 당장 먹고 사는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위주의 정책들이 확산되면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양극화가 심해지겠다는 생각에 취업 준비생으로서 걱정될 따름"이라고 말했다.

 건국에 관해 아예 무관심한 20대 이하 신세대와 달리 1987년 민주화 투쟁 등을 직접 목격했던 30대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을 `불완전하지만 의미있는 시작'으로 파악하는 시각이 많다.

 한국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연구원 김진우(36)씨는 "대한민국 건국, 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가장 큰 의미는 5천년 한민족 역사상 최초로 '주권 재민'을 천명하고 헌법에 표방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수립 당시에는 여러 이유로 이 원칙이 선언에 그친 면이 많았지만 60년 역사를 통해 그 원칙이 굴곡과 좌절을 뚫고 완성되는 첫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민족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건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틀린 용어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이 마치 '민족사의 시작'인 것 같은 그릇된 인상을 줄 수 있고 분단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데 따른 한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홍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송하윤(40)씨는 "그냥 '건국 60주년'이라기보다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60세 생일을 맞는 대한민국은 아직 청년기다. 개인의 발전이 국가의 발전이 되는 사회를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점을 의심치 않는다"며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송씨는 "다만 대한민국 건국이 민족 분열 상태에서 이뤄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우리 민족이 지닌 엄청난 에너지의 많은 부분이 남북 대결에 허비돼 온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돈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만 해 주면 열심히 뛰는 사람들이 발목을 잡힐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회 통합과 복지를 건국 60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로 꼽았다.

 임화섭, 이세원, 신재우 기자(연합뉴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