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와 김정일의 차이
쿠바를 49년 동안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가 지난 24일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우리는 북한과 똑같은 사회주의 국가이면서 오랫동안 철권통치를 해온 쿠바의 카스트로 퇴진을 보면서 그것이 북한에 주는 교훈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과 쿠바는 1990년, 소련 등 동구공산국가들이 붕괴되자 똑같은 경제위기에 처했습니다. 두 나라는 소련의 지원이 줄어들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북한의 경우, 1994년 김일성 사망과 식량난 악화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해 경제가 더 악화된 측면이 있었으나 공산권의 종주국인 소련의 붕괴는 두 나라 경제에 치명타를 가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위기에 대처한 두 나라 지도자의 태도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쿠바의 카스트로는 개방, 개혁만이 살 길임을 인식하고 과감한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그는 1989년부터 경제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위기를 『특별한 시기』로 명명했습니다. 그러면서 1991년에는 대소 경제의존 실태를 국민에게 상세하게 발표하고 함께 대응책을 마련해나가자고 호소했습니다. 쿠바는 그 일환으로 외국인 관광과 투자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심지어 1993년과 1994년에는 시장의 재도입과 자영업 허용, 내국인 달러 보유 허용 등의 개혁조치를 단행했습니다.
특히 카스트로는 독재자이긴 하지만 대중 연설과 집회 등을 통해 최고지도자와 권력 엘리트, 그리고 인민대중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국가차원의 공동대응 태세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쿠바 경제는 1994년부터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비해 북한은 쿠바와 다른 길을 걸어갔습니다.
북한은 나진선봉경제특구 도입과 무역자유화 등 부분적인 개방조치를 취했으나 남한기업의 나진선봉경제특구 진출제한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특히 북한은 쿠바와 같은 시장 지향적 개혁 조치를 단행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자연재해가 겹치자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사상초유의 경제위기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여기에다 북한의 핵개발은 경제회생에 필요한 외부로부터의 지원마저 차단시키고 말았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개방, 개혁이 체제붕괴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 주민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음에도 이를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하기보다 당 간부의 무능이나 미국의 대북압박정책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06년 쿠바의 경제성장률이 12.5%를 달성한 반면 북한은 마이너스 1.1%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카스트로의 경제정책을 보고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Konas)
송영대(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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