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자 가산점제' 또 무산되고 마나
대다수 국민여론 외면하는 17대 국회 심판받아야
1999년 대법원 위헌판결에 의해 폐지된 군필가산점제가 많은 국민들의 열망속에 17대 국회에서 반드시 입법화 되기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초 국회국방위를 통과한 군필자 가산점제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략에 의해 법사위에서 입법이 유보되고 말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다수 국민이 군필가산점제를 지지하는 데도 불구하고 일부 여성층과 장애우들의 반대를 의식하여 나라를 위해 2년간 희생을 치룬 젊은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무시한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931회의 외침을 받았는데 그중 커다란 상처를 남겼던 1592년의 임진왜란, 1636년의 병자호란, 1910년의 경술국치, 1950년의 6.25전쟁은 국가안보에 소홀히 한 결과로 어찌보면 우리 스스로 그러한 외침을 불러 왔는지도 모른다.
다시는 그러한 참화가 이 땅에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국방개병제를 실시하면서 우리 국민에게는 남자에게만 국방의 의무가 주어져 있다. 그 결과 남녀평등권의 본질적 측면을 고려해 보면 2년간의 국방의무로 인해 남자는 진로, 학업, 취업 등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평등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군 복무를 마친 자들에게 최소한의 보상차원에서 국가시험에 한해 3∼5%의 가산점을 부여해 왔으나, 이 법이 1999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았다. 3∼5% 비율이 과다하고 그 적용 횟수도 무한정이어서 여성의 평등권을 저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자들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군복무 2년이 남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평등을 강요하고 적지 않은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법적,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회국방위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해 가산점을 2%가 넘지 못하도록 하고 채용시험의 회수도 제한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과거 법률은 가산점 혜택을 받아 채용시험에 합격하는 사람의 수를 따로 제한하지 않았지만 국방위에서 채택한 가산점제는 채용예정인원을 별도의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군필가산점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4월 총선을 겨냥하여 '군필가산점'제를 또다시 무산시키고 말았다. 이는 17대 국회회기내에서는 사실상 폐지 시킨 것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군필자와 군복무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7대 국회가 국민을 위한 국회라면 총선이후에라도 빠른 시기내에 대다수 국민의 여론에 부응하고 군필자들의 희생적 국가 봉사에 걸맞는 가산점제 도입을 반드시 입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는 군필자 가산점제, 취업시 우선권 부여 등 다양한 제대군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비례성과 형평성을 과도하게 무시하지 않는 가산점제는 나름대로의 합리성과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본다.
로마인의 이야기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는 국민이 군에 가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고 군에 갈 때 대제국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군을 기피하고 용병들에게 국방을 맡기면서 쇠락과 멸망의 길로 들어섰다. 이것은 한 국가에 있어서 그 어떤 가치도 국가안보에 우선할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이자,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엄중한 경고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일한 분단국이다. 남북한이 휴전선을 마주하고 200만 명 이상의 대군이 대치하고 있다. 또 주변국의 안보상황에 언제라도 휘둘릴 수밖에 없는 특수한 안보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군에 복무하는 장병들이 장래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고 군 복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국민의 도리가 아닌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의무만 부과하고 권리는 주지 않음으로써 군 복무 기피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강군 육성에도 역행하게 될 것이다.
국민이 도리를 다하려 해도 군필가산점제가 입법화 되지 못한 책임은 국회에 있다. 이 제도를 대의민주주의의 산실인 국회가 무산시킨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못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군필가산점제의 찬반의사를 명확히 하는 후보에게 표로서 심판할 것이다.
법안에 반대론자들도 병역문제를 집단이익이나 남녀 간 취업의 갈등으로만 보지말고 대승적 자원에서 오직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한다.
군필자 가산점제 입법화는 혜택이 아니라, 의무에 따른 정당한 권리이다. 국회는 일부 여론을 의식하여 더이상 다수의 많은 젊은이와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기대한다.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첩경은 국가나 국회가 국민을 위해 존재할 때 가능하다.(konas)
오면수 (재향군인회 안보복지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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