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가 정체성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편집자주> ‘대한민국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창립대회가 4월 16일 개최됩니다. 이에 인터넷 안보 전문 사이트인 ’konas'는 향후 국가정체성회복의 올바른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07년 9월 20일 뉴라이트전국연합과 한국안보포럼 한미안보연구회 공동주최로 열린 ’국가안보와 국가 정체성 회복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송복 교수가 주제 발표한 ’국가정체성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자료와 김광동 박사의 토론요지를 획득(뉴라이트전국연합자료제공) 요약 정리하여 4회에 걸쳐 특집으로 게재합니다.(konas)
-實用的리더십
우리 先人들도 이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中行 中道 中庸이라는 말을 쓰면서, 동시에 時中이라는 말도 함께 썼습니다. 時中 또한 4書 ‘중용’에 나오는 키워드(key word)입니다. 진정한 중용은 ‘때에 맞게 하는 것’,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하는 것’이란 의미입니다.
때와 상황은 바로 그 시기의 현실입니다. 그 현실은 언제나 그 현실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 가장 긴급히 실현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프라이오리티 개념(the order of priority)입니다. 정책결정과 정책실현 과정에서 이 프라이오리티는 바로 절대명령(imperatives)입니다,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반드시 복종되어야 하는 명령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일상 생활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의 하루하루의 생활은 모두 ‘선택의 과정입니다, 그 선택 과정에서 프라이오리티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합니다. 특히 公共정책에서 프라이오리티는 개인적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개인 私生活에서도 그러하듯이, 더구나 公共정책에서 이 프라이오리티 개념에는 中道統合이란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좌우를 같이 아우르고 위아래를 같이 만족시켜주는 그런 정책은 현실에는 없습니다. 좌에 프라이오리티를 두든, 우에 프라이오리티를 두든, 그 시기에 맞춰 번갈아 바꿀 수는 있어도 동시적으로 함께 하지는 못합니다.
예컨대 한국에서 지금 시시비비가 되고 있는 ‘성장’도 하고 ‘분배’도 함께 하는 그런 정책적 실현은 현실에는 없습니다. 1인당 GNP 2만 달러 혹은 3만 달러까지 성장했다가, 그 다음 단계에서 분배에 프라이오리티를 두는 그런 정책적 결정과 그런 정책적 실현만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시기에 맞게 상황에 맞춰서 프라이오리티를 정하고 실현해 가는 것을 時中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時中을 가능케 하는 리더십을 實用的 리더십(utilitarian leadership)이라고 명명하고 싶습니다. 이 유형의 리더십은 보다 실제적인데 초점을 둔다면 프렉티컬 리더십(practical leadship)이라 이름 부칠 수도 있고, 좀 더 철학적인데 무게를 둔다면 프래그마틱 리더십(pragmatic leadship)이라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것이든 正名에 벗어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일상생활 새계에 실제적인 효과를 가져와서 그 국민들의 생활을 편안하게 이익 되게 하는 정책이 실용주의 정책이고, 그 실용주의 정책을 실현시키는 것이 실용적 리더십입니다.
이 실용적 리더십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동양 古來의 명언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치에는 新도 없고 舊도 없고, 오직 국민을 편안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것으로 本을 삼는다(政無新舊 以便民爲本)’ 는 말입니다. 처칠경도 똑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정부의 임무란 가장 實用的으로 일하는 것이다’가 그것입니다. 처칠경은 또 ‘아무리 원칙이 중요해도 그것 때문에 世代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처칠경이야 말로 實用的 리더십의 典型이라 하겠습니다, 그 實用的 리더십이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할 것입니다.
實用的리더십은 이념이나 명분 혹은 원칙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념 따라 현실이 裁斷(cutting)되지 않고, 명분 따라 實際가 간과(missing)되지 않고, 원칙 때문에 실용이 거부(reject)되지 않는 것이 實用的 리드십의 요체입니다. 실용적 리더십에서 이념이나 명분 원칙은 결코 獨立變數가 될 수가 없습니다. 물론 私的인 민간의 세계에서는 다릅니다.
민간 세계에선 信念(belief)이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있듯이, 이념과 명분 원칙은 얼마든지 행위의 결정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政治’라는 公共의 세계에선 이념만큼 葛藤의 골을 깊게 하는 것이 없고, 명분 원칙만큼 分裂·解體를 조장하는 것이 없습니다.
정치란 도달할 수 없는 고원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관리하고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그 평범한 일상 생활세계에서 끊임없이 분출하는 갈등은 정치가 실용주의적으로 작동할 때만이 그 해소가 가능한 것입니다. 앞서 말한 정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인 갈등해소기능은 따라서 실용적 리더십만이 성공적으로 달성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 方法論的 리더십
이 실용적 리더십의 派生的(derivative)유형으로 方法論的 리더십(methodological leadership)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의 리더십은 용어상으로(terminologically)리더십 연구가들에 의해 한 번도 써여지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이 용여의 의미는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이 용어의 의미는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방법론(methodology)이다‘ 하는 것입니다.
결정된 정책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정책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手段이 동원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실행과정에서 어떤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그리고 어떻게 동원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가 하는 문제가 자동적으로 제기됩니다. 方法論은 이 제기된 문제의 해결책입니다. 역사에서 보면 ’方法論에 강한 나라가 강한자다’ 하는 것입니다.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면 서양은 方法論에서 동양보다 훨씬 우수하고 우세했다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뜻은 좋았는데’ 하면서, 방법에서 실패한 사람들을 엄격히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동정하고 연민의 정을 가지고 봅니다.
Rousseau의 유명한 말에 ‘어떤 강자도 方法論을 갖지 않고는 그 支配力을 지속해 갈 수 없다. 특히 그 방법론은 권력(force)을 권리(right)로, 복종(obedience)을 의무(duty)로 바꾸는 方法論이다.’라고 그의 사회계약론(Social Contract)에서 갈파한 바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서양의 근대사는 方法論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 리더들은 우리 동양처럼 德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能을 중시합니다. 이 때 리더의 能은 方法論에서의 能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方法論에서 가장 능한 자가 최고의 CEO가 되고, 연봉도 일반 사원의 수백 배를 받습니다. 서구에서 실패자는 도덕 이념 지식에서 실패자가 아니라 方法論에서의 실패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方法論을 경시합니다. 아무런 방법도 없으면서 뜻만 높이 세우고, 이념 이상을 고원하게 내세우는 자를 존경합니다.
방법론이 없는 리더는 리더가 될 수가 없습니다. 手段을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實用的으로 동원하는 리더가 최고의 리더입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잠재화 되어 있는 것, 혹은 선입견이라 할 수 있는 고정관념(stereotype)은 목적과 수단에 대한 왜곡된 시각입니다. 목적은 으레 도덕적인 시각으로 보고, 수단은 으레 비도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목적 重視·수단 輕視도 이 고정관념에서 나온 사고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례 하나를 든다면 1884년의 갑신정변, 1894년의 동학농민봉기의 실패가 方法論의 실패라는 것을 우리는 注視해 보지 않습니다. 그 방법론의 실패가 엄청난 역사적 비극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거의 고의적으로 간과하고 오직 그들의 목적만을 주시해서 ‘목적은 훌륭하지 않았느냐’고 역사를 호도합니다.
목적을 重視한다면 수단도 꼭 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중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수단 동원의 방법이 없는 목적 실현은 처음부터 상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목적을 도덕적 시각으로 본다면 수단 또한 도덕적 시각으로 보아야 합니다. 동원되는 수단이 비도덕적이면 목적 실현과정 또한 비효과적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 -사리에 맞는 수단이 가장 실용적인 수단이고,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 입니다.
우리는 겨우 지금에 와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역설합니다. 이 역설은 지금까지 수단에 대한 비도덕성이 묵인 내지 방관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수단 - 방법론에 대한 專心·專念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지도자는 이 方法論에서 가장 투철한 지도자, 다른 말로 方法論的 리더십이 확립된 지도자가 가장 바람직한 지도자라 할 것입니다.
요약하면, 한국사회의 현재를 관리하고 미래를 열어갈 리더십은 實用的 리더십이면서 동시에 方法論的 리더십입니다. 이 두 리더십은 둘이면서 하나입니다 方法論이 없는 實用이 있을 수 없고, 實用的이지 않는 方法論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리더십 實際(practice)의 明確性을 위해서 따로 분류해 설명해 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계속>(konas)
宋 復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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