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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희생, 둘째도 희생, 셋째도 희생

Written by. 김진현   입력 : 2008-03-25 오전 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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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2월의 선거 풍경은 어떨까. 2013년 2월 25일 취임식단에는 어떤 대통령이 설까. 이런 의문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2007년 12월 19일 밤 청계천의 열광에서 불과 3개월이 지난 지금의 풍경은 언제 그런 열광이 있었느냐 싶을 정도로 가라앉았다.

 민주화 이후 직선제로 당선된 대통령들―1987년 노태우, 92년 김영삼, 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의 등장 순간은 모두 마치 역사가 새로 시작된 듯 감격과 열광이 폭발했었다. 그러고는 배반이 시작되고 모두 '실패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이승만의 건국혁명, 박정희의 산업화혁명이라는 역사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최후는 모두 비극으로 끝나 대한민국은 존경받는 인격,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남는 대통령을 한 분도 가져 보지 못한 불행한 헌정사의 길을 걸어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의 역사를 마감하고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MB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후세의 인격교육을 위해서, 그리고 존경받고 성공한 대통령을 통하여 대한민국 헌정사의 진정한 정통성을 세워야 한다는 절실함 때문이다. 그런 절실함 때문에 5년 뒤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MB마저 실패하면 아마 포퓰리즘 페론당 또는 국가사회주의적 나치의 등장, 군사 쿠데타 또는 친북 폭력세력…. 어느 것도 민주정치의 정상궤도를 일탈하는 것이고 사회 공동화로 가는 길이다.

 역설적으로 과거 대통령에 비하여 일찍 시련이 왔으니 오히려 문제의 실체를 일찍 직시할 수 있고 본격적으로 대처할 시간을 앞당겨 끝은 잘 맺을 것이라는 기대도 할 수 있겠다. 그런 기대가 가능하려면 문제를 직시하고 시련을 본격적으로 대처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MB의 당선자로서의 첫 공식일정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방문이었다. 한민족 역사상 최초의 기업인 출신 통치자가 된 MB가 첫 공식행사로 전경련을 방문, 형 집행중인 범법 기업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식사하는 장면은 아주 상징적이고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이념형으로까지 도약시킨 '실용'의 실체가 이런 것이고, 그것이 경제결정론적 실용을 뜻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교정되어야 한다. 실용은 결코 비(非)정치적, 비이념적, 비역사적일 수 없다. 더구나 실용이 반(反)역사성, 반도덕성, 독선을 옹호하는 용어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기업은 시장적 존재이기 위해서도 민주-자본주의의 문화적, 도덕적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은 예술과 기술이, 그리고 인문학과 경영도 만나는 통섭·융합·통합·월경(越境)의 시대이다. 그 어떤 '제일주의'도 거부되는 시대이다. 경제제일주의, 기술제일주의, 민주화제일주의, 문화예술제일주의, 민족과 통일제일주의, 세계화제일주의, 환경제일주의…. 특히 정치 리더십이 그러하다. 조지프 나이 교수가 이르는 바 '관계를 제대로 맞추는 지혜'(contextual intelligence)를 갖춘 리더십을 지향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통섭·융합의 리더십은 결코 의욕만으로 되지 않는다.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 이 나라 대통령이 되기까지 역대 대통령 모두 승리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는 희생하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주고 나누어야 남는 이치와 같다. 승리자가 되려 하고, 심지어 임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승리자로 남으려는 탐욕으로 해서 실패한 대통령이 양산돼 왔다.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승리자의 경험을 독선으로 체화한 데서 파멸을 자초했다.

 희생하는 대통령이라야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 15년 전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몽땅 바꾸자고 폭탄선언한 기업인이 있었다. 그런 버림과 희생의 노력으로 97년 경제위기도 가장 잘 넘기고 세계적 성공기업을 이루었다. 그러나 해학적 표현이긴 하나 그런 그도 마누라와 자식까지 희생했더라면 오늘의 '특검' 시련은 없었을 것이고 더 큰 성공과 존경 그리고 한국 보수의 정통성 중심에 설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생존조건은 그리도 가혹한 것이다. 하물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기업인보다 더한 버림과 희생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MB가 꼭 성공한 첫 번째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백범이 '나의 소원'에서 오로지 대한의 독립을 외쳤듯 첫 번째도 희생이요 두 번째도 희생이고 세 번째도 희생임을 다짐하고 실천해 주기를 빈다. (Konas)

 김진현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중앙위원)

 * 이 글은 25일자 조선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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