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이라크재건사업 한국 등 미 협력국만 참여
186억달러 사업 한국·일본 등 63국에 입찰권
전쟁반대한 프랑스·독일 배제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재건 사업 가운데 미국이 부담하는 186억 달러 규모에 대해, 전쟁과 전후 치안 유지에 병력을 지원한 나라들을 위주로 영국과 헝가리, 폴란드 및 한국, 일본 등 63개국을 경쟁입찰 참여국가들로 명시한 반면, 프랑스·독일·러시아·캐나다 등 전쟁을 반대했던 나라들의 기업 참여는 배제시켰다.
폴 울포위츠(Wolfowitz) 국방부 부장관은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재건사업이 될 이라크 재건 사업에 관한 이 결정(determination)에 지난 5일 서명하면서, “미국의 본질적인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1차 계약 입찰을 미국과 이라크, 연합국 파트너국들과 병력 지원국들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1차 계약 입찰을 제한함으로써 앞으로 이라크에서 국제적인 협조를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해, 미국 주도의 이라크 재건 사업이 대미(對美) 협력국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진행될 것임을 밝혔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재건 사업 분야는 이라크군 복구 및 장비 공급 전기 분야 공공·상하수도 시설 치안·사법 시설물 건설 보건 시설(의료시설·학교 건설) 교통·통신 시설(항구·도로·공항 복구 등 6개 분야 26개 사업이며, 내년 2월3일까지 최종 1차 계약업자들을 공표한다.
울포위츠 부장관이 밝힌 186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 사업은 모두 미국 납세자들의 돈으로 부담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10일 “미국 납세자의 돈이니, 사용에 대해 미국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186억달러의 재건 사업은 지난 10월 38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약속한 기부·원조액(318억 달러 규모)과는 별도로, 미국 국방부의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의 기부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프랑스·독일·러시아·캐나다 기업들이 하청업체로서 1차 계약업자와 계약을 맺는 것은 금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내년도 기부액은 25억달러에 불과하고 실제 이행도는 매우 더딘 실정이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캐나다의 존 맨리(Manley) 부총리는 AP 통신에 “캐나다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외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가 이라크 재건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란 힘들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존 케리(Kerry)는 워싱턴 포스트에 “이보다 멍청하고 다른 나라의 경멸을 초래할 정책을 생각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뉴욕 타임스는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도 “자의적으로 특정국가들을 제외시키는 것은 실수”라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佛.獨.러,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금지 반발
프랑스 외무부는 미국의 이라크 재건 사업 수주 금지에 대해 적법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미국의 발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피셔 장관은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후 기자들에게 독일정부는 미국의 조처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 문제를 미국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 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이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하겠다는 정신에 위배된다”며 미국의 결정을 비난했다.
안다 대변인은 그러나 프랑스와는 달리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 금지 조처에 대한 적법성을 검토할 계획은 당장 없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의 러시아 등 4개국 기업의 이라크재건 사업 수주금지 발표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종전 발언과 배치된다며 이를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미군의 이라크 주둔은 잠정적 성격을 가진 것이며 “이라크인들은 자국 재건과 관련,자국민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발언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라크재건에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가능성이 부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폴 울포위츠 미국방부 부장관은 국방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거나 파병을 반대한 독일,프랑스,러시아,캐나다 등 4개국 기업에 이라크재건 사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러, 이라크 재건 사업 배제 반발
“이라크 부채 감경 계획 없어”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면서 “러시아는 80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의 대(對)러 부채를 감경해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러시아 정부는 현재 이라크 부채를 줄여줄 어떤 계획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이라크 부채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의 발표와 정면 반대되는 것으로, 전후 이라크 재건 과정에 러시아와독일, 프랑스 등 이른바 반전 국가들을 참여시키지 않으려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를린을 방문 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도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과회담한 뒤 “이것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고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전후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국가들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앞서 나온 미 백악관 발표는 미군의 이라크 주둔은 한시적인 것이며, 이라크인들 스스로가 자원 활용 방안을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간접 비난했다.
피셔 장관도 “미국이 반전 국가들의 이라크 재건 사업 참여를 저지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놀랐다”면서 “앞으로 미국측과 이 문제를 중점 논의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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