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협상 카드 北 '核시위'일 수도
북한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지원 석탄 보일러에서 이달 들어 4일 동안 연기.수증기가 포착되고, 5㎿e 원자로 주변에 트럭이 드나든 것으로 확인돼 한.미 정보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e 원자로에서 핵 연료봉을 빼내 재처리하려는 징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7월 8천여개의 사용후 핵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밝힌 데 이어 10월에는 추가로 재처리하겠다는 담화를 냈다.
특히 지난 1~2월 이후 이처럼 활발하게 핵 활동이 이뤄진 적이 없다는 점은 주목된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9일 "우리는 그동안 북한의 핵개발에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추정한다"고 밝힌 것은 최근 북한 핵시설 주변 움직임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당국자가 "추가 진전은 핵 연료 생산 분야에도 해당한다"고 한 것이 그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영변 핵시설 주변의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시설 유지를 위한 시험가동이다. 한국 정부는 여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화학실험실 건물 안 냉각탑이나 굴뚝이 아닌 실험실과 연결된 건물 밖 보일러에서 연기와 수증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이 지난해 말 방사화학실험실 가동 입장을 밝힌 이후 지난 1월 이 보일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연기와 수증기가 포착됐고 이는 시험 가동으로 분석됐다. 재처리는 그 훨씬 뒤인 4월 말에 시도됐다. 다시 말해 이번 움직임을 곧바로 재처리 작업과 연결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핵 시위다. 미국이 영변 주변의 핵시설을 24시간 체제로 감시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핵 관련 활동을 한 것은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차기 6자회담에서 발표할 공동문서안을 놓고 물밑에서 북.미 간에 힘 겨루기가 펼쳐진 점을 감안하면 북한 내 움직임은 협상력 제고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이 9일 핵동결 대가로 대북 제재 철회와 에너지 지원 등 포괄적인 정치.경제적 보상을 요구한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이 다시 핵 재처리로 나아갈 가능성이다. 방사화학실험실 지원 보일러에서 연기가 포착된 시점과 5㎿e 원자로 주변에서 트럭이 잡힌 시점이 같은 것은 이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실험실로 옮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의 핵활동에 대해 여러 갈래 해석이 나오는 것은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이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도록 철저히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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