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응원단
예천~대구서 플래카드 회수소동
사진 위로 접어 마치 영정모시듯
북한 응원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플래카드가 비에 젖은 채 도로변 가로수에 걸려 있다고 항의하며 울면서 플래카드를 걷어 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28일 오후 1시40분쯤 북한 응원단 150여명은 경북 예천군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응원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양궁장 입구 등 도로변 가로수에 김 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플래카드의 오른쪽에는 김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왼쪽에는 한반도기가 각각 들어가 있었다. 사진과 한반도기 사이에는 ‘북녘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예천 농민회)’ ‘북녘 선수단을 이렇게 만나니 통일 잔치날도 멀지 않았군요(예천 두레모임)’ ‘북한 장벽 허물면서 오신 동포 선수단 여러분 환영합니다(한국전쟁 전우피학살자 예천유족회)’ 등 환영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곳에는 지난 22일부터 가로 90㎝, 세로 6m 크기의 플래카드 14장이 도로변 가로수 2m 높이에 걸려 있었다.
버스 6대에 나눠탄 북한 응원단은 플래카드를 보고 일단 지나갔다가 갑자기 버스를 세웠으며, 여러대의 버스에서 30~40명이 내려 300~500m 거리를 되돌아 달려 왔다. 이들은 “김정일 동지 사진 위에 검인이 찍혀 있다” “김정일 동지 사진이 너무 낮은 위치에 걸려 있다” “김정일 동지 사진이 비바람을 맞도록 방치돼 있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들은 이어 서로 몸을 밀어올려 플래카드가 걸려 있던 가로수에 기어 올라가 2m 높이에 노끈으로 묶여 있던 플래카드 4개를 걷어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사진 부분이 위로 오게 접어 마치 영정 사진을 모시듯 받쳐들고 큰소리로 울며 다시 버스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경북매일신문 정후섭 기자가 북한 응원단 10여명에게 카메라를 빼앗겼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응원단이 마치 남편 잃은 여자가 상가집에서 오열하는 것처럼 큰소리로 울며 버스에 올랐다”며 “주변에서 지켜보는 주민들이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된다’ ‘소름이 끼칠 정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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