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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장 평양 통일시장 외국인도 발길

Written by. 중앙일보 정창현 기자   입력 : 2003-12-18 오전 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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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너무많아 못 돌아다닐 정도" 

 

지난 9월 문을 연 평양 낙랑구역의 통일거리 시장이 평양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이 시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무역업자는 "오후 6시쯤 시장을 방문했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로 붐볐다"며 "시장 건물 밖에는 평양의 여러 구역에서 온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었고,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는 "야채.돼지고기 등 식품류와 가방.신발 등이 많이 팔리고 있었고, 중국 제품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규모.품질 면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통일시장의 분위기 자체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하다는 게 지난해 남대문시장을 둘러보았다는 이 무역업자의 설명이다. 다만 개인소유인 남한과 달리 북한 시장의 가게들은 국가 소유로 기관이나 개인들이 임대를 해 장사를 하고, 매일 시장관리위원회에 이용료를 내야 한다.



외국인 전용 상점만을 이용하던 외교관이나 무역업자 등 평양 거주 외국인도 시장 이용을 허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평양 거주 외교관들은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살 수 있어 이 시장을 이용한다"며 "특히 주민 접촉이 쉽지 않은 조건에서 외교관들이 평양 시민들의 살아가는 생생한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기회여서 그런지 시장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거리 시장 운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합의제 가격(자율가격)'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영 상점망에서 공급받는 기본 메뉴 외에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해 손님들에게 '특별 요리'를 높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 식당으로는 창광거리에 있는 만풍떡국집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식당의 기본 메뉴는 떡국(50원)이지만 지난달부터 소불고기(200g에 5백원),국수(3백원) 등을 '특별음식'으로 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 근로자 한달 임금이 2천~3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음식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만풍떡국집 이복실 주방장(50)은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12.6)와 인터뷰에서 "원자재를 시장가격으로 사들였으니 음식가격도 좀 비싸지요. 그런데 그 맛에 대한 소문이 번져 특별 음식을 찾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시장을 이용하게 되면서 재료를 국정가격으로 사느냐,시장가격으로 사느냐에 따라 음식 가격이 다르게 매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평양의 식당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살아남기 위한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기관과 상점 중 상당수가 식당을 내 '부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올해 평양에만 영광식당 등 6백여개의 크고작은 식당이 새로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합의제 식당(동업식당)'도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합의제 식당이란 몇 사람이 돈을 모아 해당기관의 허가를 받고 차린 식당으로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형태다.



지난주 북.중 국경지역인 단둥(丹東)에 다녀온 베이징의 한 교수는 "북한 경제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 돌아야 한다"며 "북한 당국이 시장을 개설하고 식당과 상점 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일단 돈이 돌게 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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