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후세인 사형요구에 냉담
EU·佛·伊·이란등 '부시 발언' 반대
법정서 후세인 범죄 입증도 어려워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난 16일 언급에 대해 국제 사회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윈회는 17일 사형이 유럽 인권협약에 위배된다면서 “정황과 죄질을 막론하고 EU의 사형 반대 원칙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집행위원회는 “중요한 것은 후세인이 지난 30년간의 독재를 통해 저지른 범죄를 모두 밝히는 것”이라며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법정에서 심판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이탈리아 등 EU 회원국들도 사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미카빌라 법무장관은 후세인이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사형은 아니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재판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란 정부는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준 후세인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 반대 입장을 밝혔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후세인의 사형 판결을 원치 않는다”며, 대신 공정한 재판으로 미국이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를 지원한 것 등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15일 “유엔은 사형 제도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후세인의 사형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라크의 법조인들은 18일 후세인의 범죄를 법정에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후세인이 매번 하수인을 내세워 학살을 자행했다면서, 그가 배후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확실한 증인이나 물증이 필요하지만, 미국이 이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미국 하버드대 이라크 연구·조사센터의 하산 므네임네흐는 후세인의 통치가 하수인에게 실질적 압제를 맡기고 후세인 자신은 지루한 내용의 성명을 읽는 방식이었다면서 “후세인은 방패로 가리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후세인보다는 지난 8월 미군에 체포된 알리 하산 알 마지드(일명 ‘케미컬 알리’)와 같은 하수인을 먼저 기소하는 것이 후세인의 혐의 입증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미컬 알리’는 1988년 이라크 북부 하라브자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쿠르드인 5000명을 살해하고 10만명의 쿠르드인을 체포·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1991년 이라크 전쟁 직후 남부 시아파에 대한 잔혹한 탄압을 주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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