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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비아式 타협할까

Written by. 레너드 스펙터   입력 : 2003-12-29 오전 10: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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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와 사정 300㎞ 이상의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시키려는 노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리비아는 국가이익이―그리고 아마도 카다피 대통령 정부의 생존 자체도―국제 공동체와의 관계 정상화와 세계경제로의 통합에 달려 있다고 결론 내렸다.

리비아의 WMD포기 결단에 결정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미국과 영국도 믿을 만한 협상 상대이며, 합의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지킬 태세가 돼 있는 나라임을 카다피가 인식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핵 포기 대가로 미국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정치적 관계를 정상화하며 서방의 경제 원조에 접근할 수 있기 위한 대타협을 제안했다.

원칙적으로 미국은 이 같은 형태의 일괄 타결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 하지만 리비아·영국·미국 사이의 협상에서 나타난 것과는 달리, 북한과의 협상에는 상호 불신이 두드러져 있다.

카다피는 스코틀랜드 로커비에 추락한 팬암 103편 여객기의 폭파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짐으로써 그 같은 선의(善意)를 구축했다. 또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영·미의 막후 조사를 허용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북한은 1990년대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시작했고, 작년에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으며, 미국과의 합의를 저버리고 핵무기 제조 노력을 강화했다.

미국도 북한에 대한 매몰찬 표현의 말과 완강한 협상 자세로 인해 북한의 의구심을 조장했다. 게다가 이라크의 후세인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은 북한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미국의 다음 목표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리비아와의 문제 타결로, 미국은 다른 나라가 확실하고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무기 개발을 포기하려 한다면 미국도 협상에 선의를 갖고 성실하게 임할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김정일에게도 자기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정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보태줄 것이다.

게다가 이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태세가 아니란 점이 분명해졌다. 북한 또한 설령 핵무기를 포기하더라도 강력한 재래식 무기와 화학무기, 미사일 억지력 등을 갖고 있으므로 미국 앞에 마냥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안심하고 미국의 뜻을 시험해 볼 수도 있고, 자신의 경제적·군사적 생존을 보호할 수 있는 협상 결과를 상정해볼 수도 있다.

북한은 어떤 식으로 앞길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인가. 한 가지 현실적 방안은 북한이 우선 핵무기를 위한 플루토늄을 추가로 추출하고 있는 영변 핵시설의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요 핵시설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미국의 사찰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 대신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할 의사가 없고, 북한과 ‘대타협’을 이뤄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용의가 있으며, 거기에 어떤 내용들이 포함될 것인지에 관해 분명한 공개 선언을 받아내는 길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카다피 식의 타협은 동북아에서도 잘 적용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다른 모든 관련국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조선닷컴 , 레너드 스펙터/몬테레이 비확산연구소 워싱턴 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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