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시찰 허용 배경
북한이 영변지역 핵시설을 공개키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 북한의 의도와 미 행정부의 대표단 방북 허용 배경을 둘러싸고 추측이 분분하다.
미 의회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미 대표단의 성격이나 규모 및 목적 등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핵문제를 논의할 6자회담이 이달 중순 열릴 것이란 관측이 많은 가운데, 핵 전문가가 포함된 미 대표단의 방북이 향후 핵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북한의 의도=북한은 6자회담을 앞두고 핵시설을 공개키로 했다. 우선 이는 미국의 의도를 간파하고 회담 전략을 세우려는 의도가 깔린 것 같다. 미 대표단의 방북시점이 2차 6자회담의 유력한 개최 일정인 오는 14∼17일을 앞둔 6∼10일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미국의 그간 무대응 무관심 방침을 뒤흔들어 보려는 속셈도 깔려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북한이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 등 핵위기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도 미국은 이를 위기로 인정하지 않자 핵시설 공개라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즉 미국 매파들의 무대응을 뒤흔들어 미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의회 전문가그룹이 방북하더라도 방문할 핵시설 선정문제와 공개 수위 등을 둘러싸고 실랑이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미 행정부의 허용 배경=당초 이번 미 대표단의 방북은 북한의 허용보다는 미국 행정부의 승인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13일 커트 웰든 의원이 북한의 초대장을 받고 미 백악관측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백악관의 거부로 무산된 것을 이번에 승인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이 이번에 시그 헤커 박사를 비롯한 핵 전문가들의 방북을 허락했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헤커 박사는 미국 최초의 핵무기를 제조한 로스앨러모스연구소에서 1985∼97년 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은 과연 북한이 회담에 임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북한 핵이 기술적 차원에서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안보연구원의 김성한(미주연구부장) 교수는 “북한이 미 대표단에 핵시설내 방사화학실험실에 들어가게 해줄지, 핵 연료봉이 현재 어떤 상태로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게 해줄지 등에 따라 북한의 핵 개발 및 6자회담에 대한 의지, 향후 의도 등을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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