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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6·25를 잊으면 6·25가 다시 온다!'

Written by. 윤창로   입력 : 2009-06-06 오전 5: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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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진 전쟁, 잊혀진 영령들을 기억하게 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평소에 찾지 못했던 국립현충원이나 보훈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 매년 6월에야 반복하는 의례적인 행사 같아서 영령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감출 수 없는 달이다. 더구나 작금의 우리나라 안보상황이 59년 전 6·25전쟁 발발 전야와 같이 심상치 않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6월을 맞게 되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언짢게 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전쟁불사, 협박 등 벼랑 끝 불장난이 현실적으로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도층이나 국민 다수는 안보 불감증 환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지도층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된다.이제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해 애국정신으로 승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 더욱 필요한 때다.

프랑스 모피 장군의 애국정신으로 대변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높은 직책과 지도자급 사람들의 그 지위에 걸맞은 국가적 의무를 말한다. 이는 로마시대 초기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높은 도덕의식과 솔선수범에서 비롯됐으며, 현대에서는 전쟁과 같은 총체적 국난에서 기득권 층의 헌신적인 솔선수범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6·25전쟁 당시 미군의 고위급 인사들에 의해 많이 실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군은 장성의 아들만 142명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국전에 참전해 35명의 귀한 목숨을 잃거나 전사했다. 이들 중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 존 아이젠하워 육군 중령, 미8군 사령관 워커 중장의 아들 샘 육군 중위, 밴플리트 육군 중장의 아들 밴플리트 공군 중위, 미 해병 1사단장 해리스 소장의 아들 해리스 해병 소령, 유엔군 총사령관 클라크 육군 대장의 아들 빌 육군 대위 등이 있다.

적군이었던 중공군에서는 모택동 주석의 아들 모안영이 참전해 미군 항공기의 폭격을 받고 전사했다. 당시 중공군 수뇌부는 모안영의 시신을 중국으로 후송하려 했지만 모택동은 내 아들만 데려오면 다른 아들들은 어찌하느냐, 내 아들도 조선에 묻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한국군에도 고위층의 희생이 적지 않았다.

육군 총참모장을 지낸 채병덕 장군을 포함해 제1군단장 김백일 육군 소장, 이용문 육군 준장, 박범집 공군 준장 등이 전사 및 순직했다. 또 육군 대령으로 전사해 준장으로 추서된 사람으로 제7사단 제1여단장 함준호, 김현수, 이형근 장군의 동생 이상근, 권태순, 박노규, 안병범, 김용배, 전성호 등이 있고, 공군 대령으로 전사해 준장으로 추서된 권동찬, 이근석 등이 있다.

이러한 선배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6·25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고, 오늘의 자유민주주의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다.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도 늘 사람들에게서 회자된다. 찰스 왕세자의 아들 해리 왕자는 아프가니스탄 교전지역에서 복무했고 삼촌인 앤드류 왕자도 포클랜드 전쟁에서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평시에는 아들이 아버지를 땅에 묻는다지만 전시에는 아버지가 아들을 땅에 묻는 경우도 있다. 진정 아들을 땅에 묻는 비극을 피하고자 한다면, 평소 지도층 인사들부터 솔선해 적의 어떠한 도발도 확고하게 물리치겠다는 각오로 국민 총력 안보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벌써 6·25전쟁도 59주년을 맞는다. 이제 전후세대들에게 기억에서조차 잊혀져 가고 있는 전쟁. 그러나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될 전쟁이기에 ‘6·25를 잊으면 6·25가 다시 온다!’는 사실을 온국민과 장병들은 명심해야 한다.‘안보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명제 아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요즈음이다.(konas)

윤창로(재향군인회 이사·전 국방부 대변인)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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