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의 키 워드는 '불용'과 '응징'
이제 북핵문제는 북한과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
북핵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키 워드는 `불용'과 `응징'으로 요약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불안정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핵무기 보유국 지위' 주장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양국 정상이 "북한의 핵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을 응징하는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국제공조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석 5개국이 북핵 폐기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G-8 회담에서 실질적인 대북 제재 이행방안과 해결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두 정상의 이 같은 언급은 워싱턴 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두 정상의 합의내용 중 주목할 대목은 향후 대북 협상에 있어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악습을 더 이상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러한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의 북한에 행동패턴이 있었다. 호전적으로 행동을 하고 오래 기다리면 그 행동에 대한, 도발행위에 대한 보상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우리가, 미국과 한국이 단독으로 가 아니라, 국제사회로서 보내는 메시지는 그런 패턴을 깨자는 것이다"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도 "북한은 이제 과거 방식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깨닫게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는 북한이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빨리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촉구했다. `잘못된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른다'는 확고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는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미 제네바 합의를 시작으로 6자회담 성사 및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 합의 도출 과정에서 북한이 단계적 보상과 실리를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2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종전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새로운 요구를 추가하는 `벼랑끝 전술'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마디로 실패로 귀결된 북핵협상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히 대비하고 대응하겠다는 뜻을 북한과 국제사회에 동시에 표명한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 위협에 직면한 한미 양국이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더 이상 고조되는 것을 우선 차단하고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노력을 병행하겠다는 점도 명시함으로써 북측에 `퇴로'를 열어 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은 앞으로 핵을 포기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서 나가야 한다"며 "이것은 평화로운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기회는 북한 앞에 지금 열려 있다"고 역설했다. 북한 당국자들이 공멸과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되새기고 음미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북핵문제는 북한과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중대한 기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세계의 이목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워싱턴 회담과 때를 맞춰 북한 고위 핵심인사들의 방중소식과 확인되지 않은 여러 설(說)들이 베이징발(發)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 보다 중국의 중재가 절실하고 그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바람이기도 하다.
물론 현시점에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북한이 6자회담에 스스로 복귀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선택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북한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폐기 대상에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에 이어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까지 추가됐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과 위협을 추가하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과 비례해서 한미 양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 강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궁극적으로 관철시키는 길도 그만큼 요원해지고 고립도 심화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연합)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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