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특집⑪]"국가유공자가 예우받는 날 하루빨리 와야"
유영옥 한국보훈학회 수석고문·경기대 국제대학장 인터뷰.."참전명예수당이 고작 8만원"
“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라는 이 글귀는 미국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 구호와 부대 휘장에 새겨진 내용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나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해 현충일 추념사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국보훈의 달만이라도 국가의 소중함과 유공자들을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
유영옥(62·경기대 국제대학장·사진) 한국보훈학회 수석고문은 국방일보와의 호국보훈의 달 특별 인터뷰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가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고문은 지구촌 보훈학 창사자인 동시에 보훈 분야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학자이며 '국가보훈학'이란 용어를 세계 최초로 사용했다.
보훈제도 발전, 학과 개설 등 전문가 양성 중요
북한학을 전공하던 유 고문이 보훈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8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국의 보훈제도에 감동받았기 때문.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 동력이 보훈제도(전사자 예우나 군인우대 정책)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유 고문은 보훈학의 근간을 세우는 데 매달렸다.
2005년 국가보훈 업무의 방향을 제시하고, 학문으로서의 이론과 실제를 정립한 저서 ‘국가보훈학’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해 문화관광부 최우수 도서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또 올해 ‘각국의 보훈정책 비교론’을 펴내는 등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보훈학의 선구자로 입지를 굳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지난해 국가보훈처의 보훈문화상 교육홍보 부문과 민주평통자문회의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대통령표창·장관표창을 받고, 보훈단체로부터 20여 회의 감사패를 받았다. 유 고문은 보훈제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훈행정고시를 도입하고 보훈학과를 개설하는 등 전문가 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훈학과에는 4개의 전공(보훈간호사 전공·보훈복지사 전공·보훈행정 전공·보훈정책 전공)을 두고 체계적으로 전문 인력을 키워내야 합니다. 보훈학은 전쟁사, 간호학(의학 포함), 정책학, 복지학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종합학문이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죠.”
국가보훈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려 나라에서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훈공에 대한 보답을 하는 일이라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의 보훈대상자는 독립유공자·국가유공자를 포함해 참전유공자, 고엽제후유증환자, 특수임무수행자, 제대군인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많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보상과 예우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유 고문은 요즈음 많이 좋아졌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란다.“유공자의 훈격이나 등급에 따라 월 보훈급여액이 천차만별이에요. 건국훈장 1~3등급을 적용받는 배우자는 170여만 원, 유족은 150여만 원을 받지만 참전명예수당은 8만 원이에요. 차별이 너무 심하죠.”
국가유공자는 국가 위해 희생한 사람만 지칭해야
보훈전문가답게 유 고문은 국가유공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만 지칭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국가유공자로, 공무 중 순직자는 공무유공자로, 4·19 등은 민주화 유공자로 세분화하자고 방안을 제시했다. 보훈정책은 실질적 정책과 상징적 정책을 조화롭게 추진해야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보훈급여나 의료혜택이 실질적 정책이라면 상징적 정책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말하죠. 미국의 경우 전사자가 국내로 운구되면 대통령이 직접 경례하는 등 극진히 예우합니다. 특히 오클라오마 대학은 제1, 2차 세계대전 참전 동문 명단을 정문 기둥에 새겨 놓고 숭고한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있어요.”
서방 선진국들은 다양한 상징적 정책으로 국민을 감동시킨다. 프랑스는 파리 개선문에 꺼지지 않는 불을 24시간 밝히고 ‘국가보훈은 기억의 정치’라는 문구를 새겨 놓고 전쟁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헤리 왕자도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 사회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 지구촌에 귀감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보훈제도는 선진국 못지않다. 좋은 제도가 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탈이다. 예를 들면 기업체에 국가유공자를 몇 %씩 채용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키는 기업이 없다고 말했다.
보훈병원 위문 등 현장학습 필수과목 지정 필요
유 고문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일이라면 언제나 팔을 걷어붙여왔다. 6·25 참전자와 특수임무수행자를 국가유공자로 승격시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특수임무수행자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일 때 약자 편에 서서 그들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 주는 ‘용기 있는 학자’ ‘이 시대 살아 있는 양심’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하철을 타고 동작역을 지날 때 유 고문은 항상 국립묘지를 향해 호국영령에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리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대학생들에게 국가유공자가 어떤 분들인가 질문하면 95%가 대답을 하지 못해요.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모르는 학생이 절반이 넘어요. 하물며 연평해전을 이야기하면 학생들의 90%가 눈만 깜빡여요. 이게 우리 교육의 현주소입니다.”
최근 북한은 2차 핵실험을 비롯해 미사일 발사, 대륙간탄도탄 발사 준비,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등으로 우리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안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유 고문은 역설했다. 보훈전문가답게 안보교육의 방향도 제시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생들에게 학기당 3회 이상 보훈병원이나 전쟁기념관·현충원·독립기념관 등 현장학습을 하게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6·25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국가유공자가 최고 예우와 존경을 받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konas)
코나스 정미란 기자
자료협조: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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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8 오후 8:40: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