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⑫] 대학생과 1100리 길을 함께 하며!
"뜨거운!! 열정으로!! 불타는!! 청춘으로!! , 넘치는!! 패기로!!"..구호를 외치며 완주 했듯 국가사회를 떠받드는 동량지재가 되기를...
발바닥은 덕지덕지 붙은 반창고로 도배되어 있었다. 어제 터진 물집은 오늘 또 터지고 다시 터지기를 반복해 아예 굳은살이 배긴 상태였다. '10분간 휴식'이 주어지면 각종 연고제가 발바닥부터 얼굴까지 가리지 않고 떡칠 되곤 했다. 반바지 차림의 다리는 중노동에 시달린 어느 노동자의 그것 마냥 7월의 따가운 햇살에 그을려 피부는 벗겨지고, 풀독 오른 군데군데는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돌아 안쓰러움을 더해 주었다.
20kg이 훨씬 넘는 무거운 배낭은 금방이라도 여자 대원들의 가녀린 몸을 짓누르며 허물어질 것 같이 보이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오직 '앞으로'를 향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멈춤이 없었다.
대지(大地)를 달구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어도, 앞을 가늠키 어려운 비·바람이 몸을 휘청거리게 해도 그들의 발걸음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가 없었다. 왜,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오기와 근성, 강인한 깡다구를 지니게 만들었을까?
서울을 출발해 경북 포항 바닷가 군부대 어느 한적한 모래사장에 고단한 몸을 뉘기까지 11박12일 460km의 국토대장정에 나선 전국에서 선발된 125명 대학생들의 모습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믿음과 기개가 서려 있었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직도 강보에 쌓인 아이로 비쳐지고 자신만을 아는 개인주의에 이기주의로 뭉쳐진 나약하게만 보여지던 이들이 어떻게 하루 평균 40여 km를 주파할 수 있었을까?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 젊은 대학생들은 그런 기우(杞憂)를 말끔히 씻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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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6월25일 제59주년 6·25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박세직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을 비롯한 5천4백 여명의 사회 각계각층 인사와 6·25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 등 유엔 참전용사를 비롯한 국내외 참전용사, 장병과 시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신고를 마친 뒤 국립 서울 현충원 참배에 이어 포항까지 59년 전 김일성 북한 공산집단의 불법침략으로 개전 3일만에 수도 서울을 내주고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야만 했던 우리 국토의 치열했던 격전지를 돌아보기 위해 출발한 '제2회 대학생 6·25 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 참가 젊은이들은 이 시대 우리 젊은이들을 대표한 주역들이었다.
여름 방학을 맞아 학업이나 취업준비, 여행 등 각자가 나름대로의 뜻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을 그 즈음에 이들 젊은이들은 자진해서 고행(苦行)의 기회를 선택한 것이다.
젊은이에게 있어 젊음의 특권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많은 것이 있겠지만 그래도 자신감(自信感)과 용기(勇氣), 그리고 내일에 대한 희망(希望)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다. 더불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위험하고 어려운 점이 예견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경우에 따라 선 숱한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을 알면서도 도전(挑戰)하는 것이야말로 '도전하는 자는 아름답다'는 그 자체를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가름하는 이는 당대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와 전체 국민의 의식(意識)이 좌우한다면 내일의 주인공은 그 시대를 이끌어갈 시대별 젊은이들의 사고(思考)에서 엿볼 수 있다면 적절한 표현일까.
숱한 고개를 오르내리며, 도심지를 통과하고 산과 들을 지나며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한 내 조국 대한민국을 피비린내 속에서도 자신을 희생(犧牲)하며 지켜내고자 장렬하게 산화(散華)한 호국(護國)의 수호신(守護神)이 된 호국 영령(英靈)앞에서 머리 숙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공주시 동학사 인근 높다란 밀목재와 10여km에 이르는 다부동 전적지 고개를 오를 때면 비에 젖은 배낭은 천근 만근 무게를 더하고 높은 습도는 호흡을 턱밑까지 차 올라가게 해 금방이라도 주저앉고 싶어지는 심정이지만 "걷는다! 어이! 달린다! 어이! 완주하고 만다" "아 불! 아 불! 불타는 가슴으로! 파이~~어! 파이~~어! 파이팅!!!!"에 "우리가 누구?? 넘버원 !! 아주 그냥 죽여줘요 ~ "의 그들만의 구호가 힘을 돋구고, 검게 그을린 마주 잡은 손과 손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체 대원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을 배워갑니다. 선배님들께서 어렵고 힘들게 지켜주신 우리나라 대한민국,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회에 나가 힘차게 일해 나가겠습니다"고 한 여학생의 말이나 "분단된 나라의 전적지를 순례하면서 충혼탑에 참배하고 참전용사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우리나라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며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고 힘주어 말하는 갓 전역하고 복학했다는 대원의 모습에서 다시 한번 우리의 미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우리 말(言)에서도 느껴지듯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개인이 겪는 크고 작은 다양한 경험은 가장 크고 직접적인 삶의 체험 방식이고 더 낳은 내일을 위한 생생한 교훈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7월의 찌는 듯한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두발로 국토를 밟으며 선열들을 추모하고 나라사랑의식을 일깨운 125명 대학생 국토대장정 대원들의 삶의 가치야말로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다.
이제 125명 학생들에게 있어 전적지를 순례하는 '대학생 6·25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 대학생들의 마음속 국토대장정은 포항 바닷가 백사장 밤하늘을 밝혀주던 초롱초롱 빛나던 별빛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값진 삶의 체험이자, 아름다운 추억으로 장식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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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다!), 어디로 (포항으로!)" "뜨거운!! 열정으로!! 불타는!! 청춘으로!! , 넘치는!! 패기로!!"의 구호를 외치며 젊음의 기개를 펼쳐 보이던, 그리고 완주의 기쁨과 더불어 11박12일을 함께 한 모자를 하늘높이 던지며 완주증을 들고 기뻐하던 그 모습처럼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떠받드는 동량지재(棟梁之材)로서 그 소임을 다 하게되기를 소망해 본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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