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과 우리의 자세
Written by. 홍규덕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입력 : 2004-01-10 오전 8:40:34
새해 2004년도 한·미관계 및 남북관계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라크 추가파병이 확정된 상황에서 한국군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제사회의 첨예한 관심 하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회적 논란 속에서도 정부가 3000명을 추가파병키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왕 파병이 결정된 이상 한국사회는 총력을 다해 파병 카드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이미지 제고와 한·미관계의 복원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이번 파병결정은 어떻게 하면 미국에 생색을 내면서 최소의 인원과 최소의 비용으로 가급적 최대한 늦게 보낼 수 있는가에 정책의 목표가 맞춰져 있는 듯 보인다. 우리의 속내가 그렇다면 이는 분명 상대방에게 충분히 간파당할 수밖에 없다.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국가 간의 관계 역시 누가 상대방에게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사는 21세기의 특징이다. 결국 국가이익이란 내 것을 얼마나 지키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게임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목표가 거대국가인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희생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모아져서는 결국 꼼수가 되는 것이며 상대방은 어떻게든 우리의 의도에 크게 감동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2004년은 그런 점에서 좀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파병결정이 한·미관계의 복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수동적 자세는 더 이상 외교를 예술의 수준에 머물지 못하게 하는 서글픈 전략에 불과하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큰 대의명분이다. 우리의 결정과 행보가 지구촌 분쟁지역의 안정과 재건에 장애가 되는 국제사회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타파하기 위한 고뇌에 찬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유엔 역할의 활성화를 주장하고 전후복구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재정지원뿐만이 아닌 실천적 참여를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은 유엔과 미국의 개입 하에 민주주의를 건설하고 안정과 번영을 뿌리내린 교과서적 성공사례이며 이런 점에서 이제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 국가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세계적 역할을 마다하고 단순히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파병한다는 논리의 전개는 상상력의 부재이며 결국 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마치 외교적 승리라는 소아적 국익관에 기인한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 파병은 우리 국방 당국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변화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반도 이외의 생소한 지역에서 국군이 효율적으로 우방국들과 작전을 운영한다는 ‘탈(脫) 한반도화’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오랫동안 북한을 상대로 한 단순한 전략개념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안보상황은 우리에게 대북억지력의 확보와 더불어 새로운 지역적 역할에 대한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독특한 우리만의 역할을 통해 지구촌 내 다양한 분쟁지역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는 결국 우리의 비교우위로 인정될 것이며,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전략을 재편하는 미 부시 행정부에게 보낼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신호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결국 우리 군의 자신감으로 돌아올 것이다. 또한 우리 군이 21세기 변혁(transformation)을 어느 방향으로 취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유용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군사변혁은 결코 군사기술의 혁신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며, 사고의 전환이 우선돼야 하며, 이에 따른 조직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군사변혁이란 결코 미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알을 깨고 나오는 과감한 자체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라크 파병은 상록수부대의 확대 재편 수준이 아니라 21세기 한국군의 새로운 변혁을 위한 의미심장한 첫걸음으로 간주돼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이라크 파병을 세계평화에 반하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편승하는 잘못된 일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평화를 외치기 전에 우리가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1960년대 전세계적 반전 무드 속에서 우리는 베트남전 참전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를 역동적으로 변모시켰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베트남전 참전의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기를 만드는 일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비용으로 국제사회의 안정화를 위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이라크의 아픔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우리의 고객인 60억 세계 인구는 한국의 독자적 행보에 눈과 귀가 되어 지켜볼 것이다. 미국 때문에 간다는 생각은 오랜 습관이자 우리 스스로 깨야 하는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한국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좀 더 긍정적인 자세로 사용할 수 있을 때 오랜 대미(對美)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오히려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2004년을 기대해 보자. 이라크 파병에서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와 희생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기여가 그만큼 우리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자. 따라서 정부 지도자들은 이번 파병결정을 통해 국민들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선도한다는 것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로 전환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이라크 추가파병이 확정된 상황에서 한국군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제사회의 첨예한 관심 하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회적 논란 속에서도 정부가 3000명을 추가파병키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왕 파병이 결정된 이상 한국사회는 총력을 다해 파병 카드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이미지 제고와 한·미관계의 복원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이번 파병결정은 어떻게 하면 미국에 생색을 내면서 최소의 인원과 최소의 비용으로 가급적 최대한 늦게 보낼 수 있는가에 정책의 목표가 맞춰져 있는 듯 보인다. 우리의 속내가 그렇다면 이는 분명 상대방에게 충분히 간파당할 수밖에 없다.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국가 간의 관계 역시 누가 상대방에게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는 시대가 바로 우리가 사는 21세기의 특징이다. 결국 국가이익이란 내 것을 얼마나 지키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게임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목표가 거대국가인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희생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모아져서는 결국 꼼수가 되는 것이며 상대방은 어떻게든 우리의 의도에 크게 감동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2004년은 그런 점에서 좀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파병결정이 한·미관계의 복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수동적 자세는 더 이상 외교를 예술의 수준에 머물지 못하게 하는 서글픈 전략에 불과하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큰 대의명분이다. 우리의 결정과 행보가 지구촌 분쟁지역의 안정과 재건에 장애가 되는 국제사회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타파하기 위한 고뇌에 찬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유엔 역할의 활성화를 주장하고 전후복구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재정지원뿐만이 아닌 실천적 참여를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은 유엔과 미국의 개입 하에 민주주의를 건설하고 안정과 번영을 뿌리내린 교과서적 성공사례이며 이런 점에서 이제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 국가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세계적 역할을 마다하고 단순히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파병한다는 논리의 전개는 상상력의 부재이며 결국 미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마치 외교적 승리라는 소아적 국익관에 기인한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 파병은 우리 국방 당국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변화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한반도 이외의 생소한 지역에서 국군이 효율적으로 우방국들과 작전을 운영한다는 ‘탈(脫) 한반도화’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오랫동안 북한을 상대로 한 단순한 전략개념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급변하는 안보상황은 우리에게 대북억지력의 확보와 더불어 새로운 지역적 역할에 대한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독특한 우리만의 역할을 통해 지구촌 내 다양한 분쟁지역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는 결국 우리의 비교우위로 인정될 것이며,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전략을 재편하는 미 부시 행정부에게 보낼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신호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결국 우리 군의 자신감으로 돌아올 것이다. 또한 우리 군이 21세기 변혁(transformation)을 어느 방향으로 취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유용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군사변혁은 결코 군사기술의 혁신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며, 사고의 전환이 우선돼야 하며, 이에 따른 조직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군사변혁이란 결코 미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알을 깨고 나오는 과감한 자체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라크 파병은 상록수부대의 확대 재편 수준이 아니라 21세기 한국군의 새로운 변혁을 위한 의미심장한 첫걸음으로 간주돼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이라크 파병을 세계평화에 반하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편승하는 잘못된 일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평화를 외치기 전에 우리가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1960년대 전세계적 반전 무드 속에서 우리는 베트남전 참전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를 역동적으로 변모시켰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베트남전 참전의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기를 만드는 일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비용으로 국제사회의 안정화를 위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이라크의 아픔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우리의 고객인 60억 세계 인구는 한국의 독자적 행보에 눈과 귀가 되어 지켜볼 것이다. 미국 때문에 간다는 생각은 오랜 습관이자 우리 스스로 깨야 하는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한국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좀 더 긍정적인 자세로 사용할 수 있을 때 오랜 대미(對美)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오히려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2004년을 기대해 보자. 이라크 파병에서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와 희생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기여가 그만큼 우리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자. 따라서 정부 지도자들은 이번 파병결정을 통해 국민들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선도한다는 것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로 전환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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