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투트랙 전략과 한국
대결 일변도로 치닫던 미국과 북한의 긴장 관계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한중인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이 중대하고 불가역적 조처를 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만한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캠벨 차관보는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미 정부의 '투트랙 전략'을 공언해 주목된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가 있으나 동시에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길 원하면 문은 열려 있다는 메시지다. 이전보다 우호적인 대북 제스처로 본다. 우리 정부는 대치에서 협상 국면으로 미북관계의 중점이 미묘하게 이동해가는 기류와 속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별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 빈틈없이 대처해나가야 한다.
지난 4월 초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시험 발사하고 5월 말 2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미국 등이 주도한 유엔의 대북 압박 수위는 지난주 최고조에 달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인물 5명의 국외여행 금지와 5개 기관.기업, 2개 물자에 대한 금수 등 제재를 확정한 것이다. 북한은 물론 이같이 포괄적인 유엔의 제재 자체를 무시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설사 앞으로 추가 제재를 한다 해도 북한이 이를 개의치 않을 것 같다. 이미 국제사회와 거의 격리된 상태의 북한에 대해 실질적으로 더 압박할만한 제재 수단이 또 남아 있는가도 두고 볼 일이다.
북한도 미국 등을 상대로 도발과 자극을 충분히 한 상황이 아닌가. '자위력 강화'를 명분으로 한 미사일 발사 시험 등의 무력시위 효과는 일부 거뒀다고 본다. 다만, 대내적으로는 인민을 단합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위할지 모르나 대외적으로 더욱 고립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자초한 점을 계산해봐야 할 것이다. 동남아 해역까지 항해하다 무기를 선적한 것으로 의심돼 미국 구축함의 밀착 추적으로 끝내 미얀마에 입항하지 못하고 남포로 회항한 화물선 강남호의 사례를 북한이 어떻게 자체 분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미측이 강제 정선과 직접 검색 등 정면 충돌 코스로 치닫지 않은 것도 다행이다. 북측은 앞으로 3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더는 하지 말기를 바란다. 효과도 별로 없을 것이다. 북한은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이 중요하다. 캠벨 차관보는 서울에서 "양국이 직면한 양자 이슈에 대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어떻게 함께 일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상황계획(game plan)을 점검했다"고 한다. 그는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만나 북한의 내부 동향에 대해 평가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국제공조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2∼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핵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다자간 협의와 양자 대화가 모색되고 진행될 것이다. 정부는 주도면밀하게 다각적인 국제공조를 유지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문제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갈 전향적인 방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미국의 대북 투트랙 전략과도 들어맞을 것이다.<연합>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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