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NPT 탈퇴 1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정부성명을 발표한 지 10일로 꼭 1년이 됐다.
NPT 탈퇴로 정점으로 치달은 북한 핵문제는 우역곡절 끝에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가동하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북-미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10일 정부성명을 통해 미국이 지난 93년 6월 11일 북.미 공동성명에 따라 핵위협 중지와 적대의사 포기를 공약한 의무를 일방적으로 포기했다면서 "핵무기전파방지조약(핵확산금지조약.NPT)으로 부터의 탈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담보협정의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선언했다.
앞서 2002년 10월 미국은 북측이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것은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 위반이라면서 그해 12월부터 대북 중유공급을 중단했고, 북한은 이에 맞서 핵 동결 해제와 핵시설 재가동 선언(12.12),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실) 봉인 제거(12.23), IAEA 사찰관 추방(12.31) 등 강경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사실상 NPT 탈퇴 수순을 밟았다.
북-미 양측의 이런 태도로 북한의 핵시설 동결을 명문화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은 사실상 사문화됐으며 이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다.
IAEA와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NPT 복귀를 강력히 촉구했고, 한국은 임동원 대통령 특사(2003.1.27~29)를 북한으로 보내 핵시설 가동에 따른 우려를 전하고 NPT 복귀와 핵시설 동결을 요구했다.
이후 북-미 양자대화를 통한 불가침조약 체결과 다자간 해결 주장으로 엇갈리면서 팽팽한 공방이 거듭되던 북한 핵문제는 북-미-중 3자회담(4.23~25)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듯 했다.
회담 마지막 날인 25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측은 회담에서 '새롭고 대담한 해결방도'를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아무런 새로운 방도도 내놓지 않고 구태의연하게 종전의 '선 핵포기'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조-미 쌍방 사이에 논의되어야 할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토의도 한사코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에 보관된 8천여 개의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이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미측에 통보(7.8)하는 등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갔고, 중국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을 북한으로 급파해 중재에 나섰다.
중국의 중재에 의해 베이징에서 열린 첫 6자회담(8.27~29)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북-미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으며 후속 회담은 아직 열리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당시 회담에서 4단계로 이뤄진 동시행동 원칙에 의한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했으며, 지난해 12월 9일에는 그 가운데 첫 단계인 북한의 핵 활동 동결 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정치ㆍ경제ㆍ군사적 제재와 봉쇄철회, 미국과 주변국들에 의한 중유ㆍ전력 등 에너지 지원에 대한 합의가 다음 번 6자회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와 관련 논평(12.15)에서 "우리가 동시일괄타결 안 실현의 제1단계 조치로서 핵무기를 더 만들지 않으며 시험도 하지 않고 이전도 하지 않으며 평화적 핵 동력공업까지 멈춰 세우는 동결조치를 제안한 것은 또 하나의 대담한 양보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중앙방송은 10일 NPT 탈퇴 1년을 되돌아보면서 "공화국 정부는 미국이 우리(북)를 겨냥한 소형핵무기 연구를 법제화하고 막대한 예산까지 배당한 상태에서도 핵 활동을 동결할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이런 유화적인 제스처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북한은 핵 폐기 다짐을 영구적이고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면서 "그렇게 할 경우 우리는 대북 안전보장에 대한 대단히 확고한 구상을 제시, 이로부터 문제가 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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