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관계 여전히 짙은 안개
美 방북단 핵시찰 별 소득 없이 끝난 듯
북한 외무성이 지난 6-10일 방북한 미 상원 리처드 루거 외교위원장의 키스 루스 보좌관을 포함한 미국 민간 대표단에게 '핵 억제력'을 공개했다고 밝힘에 따라 그 공개 과정과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11일 부시 행정부의 관리들을 인용, 비공식 방문단이 북한에서 실제 핵무기보다는 핵연료(플루토늄) 제조시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은 핵억제력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실제 핵무기 개발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북한이 최근 재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플루토늄을 방문 단에게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에 필요한 핵심물질을 생산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처음으로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보도가 사실일 경우 상황은 의외로 복잡해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미국의 보수적인 언론인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는 12일 인터넷판에서 미국 대표단의 이번 방북은 미 언론에 의해 과장(overplay)됐으며 북핵회담이 처한 교착상태를 바꾸거나 (이르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2차 6자회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도 보이진 않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북한의 초청으로 핵시설을 둘러본 비공식 미국 방북단은 핵시설로 측정장비를 갖고 들어가거나 현장의 표본을 갖고 나올 수 없는 등 실질적인 사찰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간사 조지프 바이든 의원의 보좌관으로 방북한 프랭크 자누지는 방북단이 북한 정부 및 군대 관계자들과 핵문제 뿐만 아니라 인권, 경제 개혁, 납치문제, 죄수 수용소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부시 행정부에게 파키스탄과 이스라엘 처럼 북한 역시 비선언 핵국가임을 내세워 미국이 이를 수용하라는 또 다른 형태의 벼랑끝 전술의 일환으로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북한 관련 한 전문가는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영구히 폐기할 의사가 있다면 비공식 방문단을 허락하는 것 대신 2002년 말 북한에서 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을 다시 불러들여야 했다'고 주장해 미국 대표단의 방북이 성과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교는 대화와 순리로 풀어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의 보좌관이 이번 방북단에 포한 된 것을 두고 향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외교위원장은 위원회 내에서 외교.안보 관련 정책과 관련한 절대적인 권한을 지니고 있으며, 외교위원장의 비서실장은 필요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직접 상대하면서 정책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북한 미국대표단은 11일 서울에 도착하여 청와대와 외교부 관계자들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했는데"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봤으나 그것에 대한 의미나 성격 규정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고 위성락(魏聖洛)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12일 전했다.
미 대표단은 오는 20일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에 출석, 방북 결과를 정식 보고할 예정인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대해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webmaster@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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