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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사회주의인가

평등을 강요하면 자유는 죽고, 독재자가 없이는 그 평등마저 유지하기 어려워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09-09-16 오후 12: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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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의 김영남이, 후계자 문제는 전혀 논의 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우리 인민은 우리 공화국과 사회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강하게 단결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병들어 기운 없는 독재자 김정일의 후계자는 어느 아들인가 설왕설래하더니만 갑작스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동무가 이렇게 한 마디 하니 우리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추고 숨기고 속이고 하는 일을 식은 죽 먹 듯 하는 인간인지라 그자들이 하는 말은 곧이들을 수가 없습니다. 김정일의 건강이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죽음이 임박했기 때문에 혹시 연막을 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영남의 발언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김정일의 건강이 아니라 “지금 우리 인민은 우리 공화국과 사회주의를 위해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강하게 단결하고 있다”는 그 한 마디입니다. 공화국을 지키겠다는 말은 그 뜻을 알겠지만 사회주의를 수호한다는 말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누가 제창한 어떤 사회주의를 말합니까. 오웬이나 프리에나 쌍 시몽의 사회주의가 아닌 것은 분명하고 또 엥겔스나 마르크스가 <공산당선언>이나 <자본론>에서 주장한 사회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은 확실한데, 그렇다면 김일성 장군이 제창한 주체사상에 입각한 변질된 사회주의, 대를 이어 충성해도 될까 말까한 그런 사회주의를 의미합니까.

레닌과 스탈린은 비교적 충실하게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를 실천에 옮기고 싶었겠지만 모두 잔인한 독재자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레닌이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평판이 좋은 것은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1917년 볼세비키 혁명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던 혁명초기에는 혁명의 열풍 속에서 독재를 운운할 여지도 없었고, 혁명이 일단락 지어지는 국면에서 레닌은 병으로 쓰러져 병상에 누워 있다가 1924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독재를 길게 해볼 수 있는 세월이 그에겐 없었습니다.

결국 스탈린이 모든 라이벌을 다 해치우고, 트로츠키는 그의 망명지 멕시코 씨티까지 자객을 보내 도끼로 찍어 죽이고, 그리고 “독재의 왕국”을 건설, 한국 전쟁이 끝날 때가지 74년의 천수를 누렸으나 인류의 역사는 그를 고약한 독재자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평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위해 사회주의는 있습니다. 그러나 평등을 강요하면 자유는 죽고, 독재자가 없이는 그 평등마저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독재자와 그 주변의 소수만 잘 먹고 잘 살고, “인민”은 비슷하게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불평하는 자는 정치범수용소에서 매를 맞다가 굶어 죽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과연 목숨을 걸고 수호할 만한 가치 있는 사회주의입니까. 결국은 독재자 한 사람만을 위하는 사회주의가 되고 맙니다.(konas)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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